[현장24] 모노레일에 '볼트 대신 용접'...부실 논란

[현장24] 모노레일에 '볼트 대신 용접'...부실 논란

2009.03.04. 오전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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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KTX 2단계 사업에서 시공사가 자재를 함부로 바꿔 쓴 사실이 최근 확인돼 부실 공사에 대한 비판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인천 월미도 모노레일 공사 현장에서도 볼트를 박아야 할 곳에 용접을 하는 등 기본 설계를 바꾼 사실이 드러나 관광객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월미도 해변가를 따라 6.3km를 순환하는 모노레일 공사가 한창입니다.

궤도를 떠받치는 기둥과의 연결 부분은 모노레일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핵심 장치입니다.

개통을 5개월 앞둔 현재, 연결 부분에는 대부분 기초 용접이 마무리됐습니다.

문제는 철판을 녹여 땜질을 하는 용접 방식이 애초 설계와 크게 다르다는 점입니다.

[인터뷰:기본 설계자]
"용접 구조로 바꾼다고 하면 아주 큰 하자가 발생될 수 있는데, 큰 하자는 궤도의 변형, 파괴 능력을 소화할 수 없다."

기본 설계에는 230여 개 기둥마다 볼트 수십 개를 일일이 박아 연결하도록 돼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용접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초속 35m 정도로 부는 강하고 습한 바람과 시속 50km로 달리는 차량의 무게를 견디려면 볼트로 단단히 죄어줘야 합니다.

[인터뷰:모노레일 '공기평가위원회' 심의 기술사]
"기차가 계속 달리지 않습니까 진동 하중을 많이 받기 때문에 볼트로 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궤도에 올려지는 Y자형 가이드레일도 설계와 달리 볼트가 없어졌습니다.

차량을 이동시키는 핵심 장치인 가이드레일을 지탱하는 장치가 없는 셈입니다.

설계대로라면 이 철판 위에 볼트 구멍 만 2,000여 개가 먼저 뚫려서 기둥 위에 올려져야 합니다.

시공사는 나중에 가이드레일 지지 장치를 달겠다는 계획이지만 제대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공사를 발주한 인천교통공사는 아직 설계 변경을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이드레일이 조금이라도 흔들려 신호를 받지 못하면 자칫 차량이 갑자기 서거나 이탈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기본 설계자]
"철거를 해서 다시 작업을 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특단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시공사인 한신공영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설계를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면 재검증을 받겠다면서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거절했습니다.

오는 8월 개통을 목표로 한 모노레일 사업에는 교통공사 예산 860억여 원이 투입됐습니다.

YTN 박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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