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입중단한 美대두, 한국이 수입? 한미 관세협상 새 변수로

중국이 수입중단한 美대두, 한국이 수입? 한미 관세협상 새 변수로

2025.10.20. 오전 10:3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5년 10월 20일 월요일
■ 대담 :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中, 美 대두수입중단에 韓 대두수입? 미국측 호재
- 韓, 작년 미국에서 657억 달러 수입..3500억달러 대무투자는 미 수입 액의 5배 달해
- 구윤철 '3500억불 투자 스킴에 따라..' 발언, 현금 대출보증 등 우선 확정해야 한단 의미
- APEC 미중 정상회담 결론 따라, 한미 관세협상에도 영향..APEC 주요 고비될 듯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어제 새벽이었는데요. 미국에 간 우리 기업 총수들, 트럼프와 골프 회동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어떤 이야기들 나오고 있습니까?

◇ 허란 : 미국 현지 시각 18일 오전 9시 15분 플로리다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을 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길게 7시간 35분 동안이나 골프 회동이 이어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5시간 정도 골프를 끝내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형식은 골프 회동이었지만 실제로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는 비즈니스의 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국 측 정부 관계자들을 뺀 채 우리 기업인들이 미국 정재계 인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고 이번 골프 회동도 처음 있는 일이었거든요. 이번 회동을 주선한 손정의 회장은 4년간 5천억 달러를 들여서 미국의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프로젝트에 AI 반도체를 대거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사입니다. 골프 회동 직후에는 손정의 회장이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7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투자 유치 행사도 주최하기도 했습니다.

◆ 조태현 : 이건 어떻게 보면 민간 차원에서 사이드 지원이라고 볼 수가 있겠는데, 이것과는 별도로 정부 차원에서도 관세 협상 치열하게 진행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들려오는 얘기가 미국산 대두 수입 같은 선물 꾸러미를 준비를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라고요. 대두가 여기서 갑자기 왜 튀어나오는 겁니까?

◇ 허란 :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15일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났고 이어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2시간가량 협상을 벌였습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의 선불 투자 문제가 핵심이었을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한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마스가 프로젝트를 조기에 실행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 등 추가적인 선물 꾸러미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대두 수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에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대두 수입을 늘려주면 미국 측에는 큰 호재가 되는 셈이죠. 미국의 특히 대두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기도 합니다. 반도체, 원자력 2차 전지 등 미국의 경제 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더 기여하는 방안도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는데요.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대미 투자액 가운데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프로젝트에, 2천억 달러는 반도체, 원자력, 에너지, 2차 전지, 바이오 등 경제 안보 분야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는데, 이들 산업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부활을 염원하는 분야입니다.

◆ 조태현 : 김용범 정책실장이 대부분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밝혀서 우리의 협상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문제라면 역시 트럼프가 아닐까 싶습니다. 트럼프는 여전히 “3500억 달러 이거 선불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이거는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 일치가 잘 안 되는 건지 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 허란 : 미국 측은 한국이 단기간에 완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선불이라고 표현한 건 자신의 남은 임기인 3년 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문제는 막대한 금액을 단기간에 달러로 투자할 경우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저하되는 등 외환시장의 안정성에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 3500억 달러가 얼마나 큰 규모인지를 보자면 2024년 작년 기준 미국은 한국에서 1315억 달러 어치를 수입을 했고, 한국은 미국에서 657억 달러어치를 수입을 했거든요. 3500억 달러는 한국이 1년에 미국에서 수입하는 금액의 5배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 원화를 팔아서 달러를 사야 하는데, 이렇게 거대한 금액을 단기간에 조달하면 외환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그래서 한국 측은 투자 기간을 선납 방식 대신에 최대한 장기화할 수 있도록 펀드 구조를 만드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거나 원화로 투자금 일부를 조달하는 방안도 거론은 되고 있지만 이런 방식에도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조태현 : 3년 반 만에 3500억 달러가 나가면 그게 어떤 방식이든지 우리 경제에는 굉장한 부작용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는 그거에 대해서 계속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미국 측 고위 관계자들 반응은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 쪽의 입장, 미국 측의 입장 어떤 반응들 나오고 있습니까?

◇ 허란 :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특파원단을 만난 자리에서 3500억 달러 투자를 어떻게 할지 스킴에 따라 외환 안정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불로 하게 되면 외환 안정성에 문제가 있고 한국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 외환 시장에서 영향이 작아진다면 보완해야 할 상황은 적어진다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다시 말하면 외환시장 안정성 대응 방안보다는 투자 기간과 구조를 우선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미 투자 패키지에서 현금과 지분 투자, 대출과 보증 비중, 투자 적합성 판단 등에 협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반면 미국 측 고위 관계자들은 한국 입장에 일부 공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 부총리는 외환 사정상 한국이 단기간에 선불로 완납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베선트 장관에게 말을 했고 베선트 장관은 한국이 한꺼번에 선불로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베선트 장관에게 러트닉 장관 등 미국 행정부 내부에 한국의 입장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고,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보도에서는 10년 분할 원화 조달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했지만 구 부총리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조태현 : 참 스콧 베선트는 말이 통하는 것 같은데 문제는 러트닉과 트럼프가 영 말이 안 통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긴 합니다. 우리 협상도 우리 협상이지만 미중 협상 이것도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되는 부분이잖아요. 이게 어떤 흥미로운 움직임이 있다고 전해주셨는데, 어떤 내용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허란 :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8일에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화상으로 통화했다고 SNS에서 밝혔는데요. 오는 26일에는 아세안 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만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계기로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이런 초고율 과세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베선트 장관은 상황이 완화됐다며 우리가 그들에게 존중을 보여줬듯 중국도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시진핑 주석과의 좋은 관계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좋은 궤도에 돌려놓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2주 안에 만날 것이라면서 경주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이 연쇄적으로 국빈 방한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협상 진전 여부가 한미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 구조를 보면 그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이거든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선물을 언급했던 만큼 대외적으로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선물 보따리가 최종 방향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한미 협상의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APEC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본인은 시위대에 맞서서 자기는 왕이 아니라고 이야기는 하는데 하는 행동을 보면 왕이 아니라 본인을 신처럼 생각하는 것 같긴 합니다. 지금까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허란 : 감사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