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수당 줘놓고 "반납하세요"...농어촌공사, 22억 환수 조치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한국농어촌공사가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에 따라 지난해부터 지급한 자녀수당을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환수 조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인당 최대 360만 원 가량을 반납하게 됐다.

8일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1월부터 지급한 자녀 수당 22억 1,068만 7,000원을 환수하기로 했다. 환수 대상 직원은 1,898명이며 한사람당 12만 원에서 360만 원을 반납해야 한다.

농어촌공사는 2023년 노사 합의로 자녀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고 경영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자녀수당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지난 4월 기재부의 2024년 경영평가에서 '기본금 또는 기본연봉으로 전환된 수당은 재차 신설할 수 없다'는 예산 운용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자녀수당이 문제로 부상했다.

공사는 예산 운용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자녀수당을 폐지하고 관련 금액 환수 조치에 나섰다. 건강보험료 산정과 관련해 직원 2,751명에게 4억 7,274만 원을 더 내라고 통보했으며 2,976명에게는 3억 9,585만 원을 돌려줬다.

자녀수당과 보험료 환수를 마무리한 후에는 자체 진상을 파악하고, 감사 청구 등을 통해 과실 여부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삼석 의원은 "자녀 수당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정책의 연장선임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를 의식해 직원들이 이미 받은 수당을 다시 환수하는 건 정책의 본래 취지를 왜곡하는 처사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를 통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관 공공기관들의 자녀수당 지급 실태를 살피고, 농어촌공사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