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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태현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방금 보신 것처럼 한미 2+2 관세 협의가 전격적으로 취소됐습니다. 먹구름이 끼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이미국에서 러트닉 장관과 후속협상을 이어갔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과 관세 협상을 중심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 방송을 하다가 속보를 전하고 나서 깜짝 놀랐는데요. 과거 사례 같은 것도 보신 적 있으십니까?
[주원]
저는 기억이 없고요. 공항에 있을 때 통보를 받은 거고 그나마 다행인 건 비행기 탔을 때 통보받으면 갔다가 다시 와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건 다행이기는 한데 외교 관행을 잘 모르겠지만 이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상당히 결례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앵커]
의도적인 코리아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주원]
미국 사람들 머릿속에 제가 들어가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정말 의도했다면 말씀하신 대로 한국과는 별로 얻을 게 없다, 그렇게 하는 것 같고. 설마 그러겠습니까? 일개 공무원이 아니고 상당히 중요한 경제부처의 장관인데 장관한테 그런 식으로 의도했다고 보는 건 가능성이 아주 높지 않고 뭔가 급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기는 합니다.
[앵커]
뭔가 더 많은 것들을 얻어내기 위한 의도, 전략일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주원]
트럼프의 성격상 분명히 그럴 수 있는데 그게 예를 들어 산업부 장관이나 통상교섭본부장이 똑같은 일을 당했으면 그건 분명히 그랬을 텐데. 기재부 장관이라면, 또 하나의 가능성은 우리는 안보, 국방비 여러 가지 이슈를 한꺼번에 해서 패키지딜을 추구했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따로 따로 가자는 생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산업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과는 회담을 하되 기재부나 이런 쪽은 나중에 하자. 이런 생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떤 면에서 봤을 때 우리가 협상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이런 부분은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협상 상황을 보면 잘 안 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것 같아요. 실장님 보시기에는 협상의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주원]
안 되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고요. 특히 일본과의 협상을 먼저 던졌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입장에서는 몇 십개국과 협상을 하지만 그룹핑을 했을 거예요. 동남아시아 국가 몇 개국, 그다음에 중국, 유럽 그리고 한국과 일본을 한꺼번에 묶었을 텐데 일본에 대한 협상 결과를 먼저 터뜨렸고 한국과는 일주일밖에 안 남은 상황이고 또 말씀하셨다시피 우리의 전략이 차단됐거든요. 패키지딜이라는 전략이 차단됐고. 그리고 2+2 회담도 취소됐고 지금 우리 산업부 장관이나 통상교섭본부장이 따로 따로 만나고 있고 이런 과정을 볼 때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8월 1일 내에 협상이 타결되기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다른 국가들은 적게든 많게든 어쨌든 상호관세율 자체를 무역합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우리만 계속 연기되다가 만약에 8월 1일 전까지 합의하지 못한다면 25% 예고되어 있잖아요. 그대로 강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주원]
그렇죠.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공식적으로 얘기했으니까 강행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그런 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8월 1일부터 관세는 기존에 예고된 대로 25%가 되겠지만 그게 트럼프 임기 내 계속 갈 건가. 즉 8월 1일 이후에라도 우리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서 낮출 수 있는 거거든요. 한두 달 손해 보더라도. 그래서 일본이 그렇게 크게 미국한테 퍼준 것도 사실 일본 내 정치 상황이 되게 안 좋잖아요. 선거도 참패했고. 시간도 없고 궁지에 몰리다 보니까 일본이 그렇게 퍼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가 협상을 할 때 가장 해서는 안 되는 게 시간에 쫓기는 편이 항상 불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8월 1일이라는 시간을 데드라인이라고 두고 통상 협상하는 당국자들이 쫓긴다는 느낌을 가지면 그러면 협상 결과가 좋게 나올 수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손해 보더라도 8월 1일에 너무 목매이지 말자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본과 미국의 관세 협상 내용에 대한 그래픽을 보여드리고 있었는데요. 보면 일본이 미국에 굉장히 대규모 투자를 하고 시장을 개방한다, 이런 소식도 담겨 있거든요. 물론 해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미국에 줄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특히 저 정도 대규모 투자는 어렵다, 이런 분석도 나오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주원]
우리나라는 일본 전체 경제 규모의 절반도 안 되거든요. 저거를 어떻게 계산했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예산 대비 GDP 대비로 계산했을 수도 있는데. 5500억 달러는 절대 불가능하고요. 원래 일본이 제시했던 건 4000억 달러였는데 트럼프가 올렸다고 해요. 그러면 우리는 아무리 많아도 2000억 달러 미만이어야 되고요. 일본이 제시한 4000억 달러 기준으로 봐서.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일본 같은 경우는 엔화라는 국제통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가지고 미국으로 갈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화로 미국에 투자할 수 없잖아요. 만약에 일본처럼 4000억 달러라면 우리 외환보유고 다 동원해야 되거든요. 그게 가능할까? 물론 우리 대기업이나 정부가 보증하고 이러면 되겠지만. 그래서 일본 GDP 규모의 절반 2000억 달러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한테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그런 투자 규모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까 우리 정부에서는 쌀이나 소고기, 이런 것들은 어렵다는 입장을 가진 것 같은데. 이걸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와요. 가능하겠습니까?
[주원]
정부가 결심하면 가능한 거죠. 가능하겠냐고 저한테 물어보신 건 국내 반발이죠. 국내 농민단체들이 상당히 반발할 거고. 그런데 일본이 쌀시장 개방한 거에 대해서 자동차 개방에 대해서 트럼프가 계속 일본의 양보를 얻어냈다고 얘기하는데 실제로는 일본은 77만 톤 정도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됩니다. 일본 전체 쌀소비량의 10분의 1 정도를 해야 되는데 소비하는 쌀의 내용을 보면 식용이 아니에요. 바이오나 사료나 외국의 원조. 일본용이 아니고. 중요한 거는 트럼프의 쌀시장이 70만 톤 안에서 미국 수입 비중이 30~40% 정도 되거든요. 그걸 늘려라. 추가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그건 가능하거든요. 생색을 낸 거고. 자동차 같은 경우 미국 자동차가 일본에서 안 팔리는 이유가 검사기준이 까다로워서가 아니고 일본 가보시면 알지만 도로가 되게 좁아요. 경차 비중이 절반입니다. 미국 차가 팔리겠습니까? 일본은 일본대로 생색을 낸 거죠. 이걸 일본 언론들에 들어가서 한국어 클릭하면 쭉 나오는데 아사히, NHK, 산케이 등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일본이 실속을 챙겼다고 자랑하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쌀시장 개방을 일본처럼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는 5개 국가하고 의무 수입물량인데 그게 협정을 해야 돼요. 동시에 5개 국가가 해야 되는데 우리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다만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은 우리 정부가 결단만 내리면 할 수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번 일본과 미국과 협상을 보면 쌀 시장, 자동차는 아닌 것 같아요. 트럼프 행정부가 그걸 몰랐을 리도 없고요,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일본이 미국에 5500억 달러 투자하는 거 그 부분이 상당히 컸던 것 같고. 관건은 우리도 역시 미국에 얼마 투자할 수 있느냐, 그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재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했을까요?
[주원]
주요 논의는 제가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미국과의 얘기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에 관세가 비관적인 시나리오로 25% 맞는다면 수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기업들의 실적이 얼마나 어려울까 그런 거고. 또 하나는 만약에 일본처럼 우리가 미국에 투자를 하려면 일본도 정부가 투자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보증하는 민간자본이 투자하는 거니까. 우리 큰 기업들은 과연 미국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고 추가적인 투자 여력이 얼마나 될까, 그런 걸 논의하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앵커]
이것 역시도 대미투자에직접 연관돼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은데 당장 우리 기업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어요. 2분기 실적을 봐도 삼성전자가 어닝쇼크였고 이번에는 현대차 실적이 나왔는데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많이 감소했습니다. 그러니까 외형은 커졌는데 실속은 안 좋았다. 역시 관세 충격이라고 봐야겠죠?
[주원]
그건 분명한 것 같고요. 그런데 매출이 늘었다는 건 자동차는 잘 팔렸다는 거죠. 자동차 부품에 관세가 매기면서 그게 이익하고 관련돼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2024년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8000억 정도 준 거잖아요. 작년 2분기가 사상 최대 실적이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얼핏 보기에는 영업적자가 마이너스 8000 이게 아니고 저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예요. 언론사들이 최근에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안 좋고 그러다 보니까 자동차가 타격이 많다는 걸 같은 흐름에서 기사를 쓰다 보니까 그런데. 저 정도면 괜찮은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크게 우려할 바는 없고. 그리고 분기에 2조 몇 조씩 되는데요. 3조 6000이죠. 분기 얘기입니다. 3600억도 아니고 3조 6000이면 상당히 좋지 않겠습니까?
[앵커]
그러면 관세협의가 장기화되는 경우에 우리 경제에 어떤 타격이 미칠 것인지도 궁금한데요. 관세협의가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우리나라 경제는 하루마다 막대한 손해가 입히고 있다, 이런 일각에서는 주장하더라고요. 맞는 이야기입니까?
[주원]
미국으로 가는 자동차만 보더라도 대당 가격당 1000만 원씩 올라간다고 하니까요. 우리가 미국 기업과 경쟁하는 건 아니고 독일산 자동차나 일본산 자동차하고 경쟁을 하잖아요. 가격 경쟁력에서 그 정도면 상당히 큰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면 미국으로 가는 수출이 많이 줄 수 있고. 수출은 분명히 관세가 25%로 계속 간다면 어려울 수 있는데.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미국에 공장이 있어서 그 생산 비중은 당장은 아니지만 점점 높일 거라고 하거든요. 기업은 적응할 것 같아요. 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쪽의 상호관세가 붙는데 그런 기업들을 보면 현대기아차처럼 큰 기업들이 아니고 중소, 중견 수출기업들이 많거든요. 이쪽에 있으신 분들은 힘들어요. 현대기아는 아시다시피 영업이익이 엄청나잖아요. 그걸로 어떻게 버틸 수도 있는데 이쪽에 있는 분들은 그게 어렵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들은 상당히 타격이 될 걸로 생각됩니다.
[앵커]
중소중견기업들 생각을 하면 서둘러서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정부 쪽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선과 반도체들은 협상 카드로도 안 봐서 우리가 정말 줄 게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요. 실장님께서는 막판 협상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주원]
핵심은 방산협력 그리고 말씀하신 미국 중심의 반도체망에 들어가는 거, 그리고 쌀시장, 소고기 시장 개방 이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딱 나온 걸 봐서는 돈을 얼마나 줄 수 있느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금액을 제시하고요. 안 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게 일종의 갈취인데 할 수 없어요. 지금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니까. 그걸 미국이 못 받아들이면 그냥 25% 맞고 가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최종 관세율은 아니거든요. 트럼프 임기 내에 천천히 해결할 수 있으면 오히려... 왜냐하면 시간이 자기 편이 아닌, 시간이 촉박하고 뭔가 다급한 모습을 보이잖아요. 그러면 그쪽은 항상 협상에서 지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8월 1일로 너무 못박지 말자. 물론 제가 정치를 모르지만 국내 여론이 나빠지지만 그것도 정부가 감당해야 될 몫입니다. 우리 한국 경제의 이익이 단기적인 국내 여론에 맞춰서 빨리 해야 된다, 이게 중요하냐. 멀리 보는 게 중요하냐. 그걸 가지고 제가 만약에 그 자리에서 어려울 겁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거를 생각해서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앵커]
우리도 내년에 재방선거가 있지만 미국도 중간선거가 있으니까 어느 쪽이 마음이 급할지, 여유를 가지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과 함께 관세 협상을 중심으로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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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방금 보신 것처럼 한미 2+2 관세 협의가 전격적으로 취소됐습니다. 먹구름이 끼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이미국에서 러트닉 장관과 후속협상을 이어갔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과 관세 협상을 중심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 방송을 하다가 속보를 전하고 나서 깜짝 놀랐는데요. 과거 사례 같은 것도 보신 적 있으십니까?
[주원]
저는 기억이 없고요. 공항에 있을 때 통보를 받은 거고 그나마 다행인 건 비행기 탔을 때 통보받으면 갔다가 다시 와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건 다행이기는 한데 외교 관행을 잘 모르겠지만 이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상당히 결례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앵커]
의도적인 코리아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주원]
미국 사람들 머릿속에 제가 들어가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정말 의도했다면 말씀하신 대로 한국과는 별로 얻을 게 없다, 그렇게 하는 것 같고. 설마 그러겠습니까? 일개 공무원이 아니고 상당히 중요한 경제부처의 장관인데 장관한테 그런 식으로 의도했다고 보는 건 가능성이 아주 높지 않고 뭔가 급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기는 합니다.
[앵커]
뭔가 더 많은 것들을 얻어내기 위한 의도, 전략일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주원]
트럼프의 성격상 분명히 그럴 수 있는데 그게 예를 들어 산업부 장관이나 통상교섭본부장이 똑같은 일을 당했으면 그건 분명히 그랬을 텐데. 기재부 장관이라면, 또 하나의 가능성은 우리는 안보, 국방비 여러 가지 이슈를 한꺼번에 해서 패키지딜을 추구했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따로 따로 가자는 생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산업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과는 회담을 하되 기재부나 이런 쪽은 나중에 하자. 이런 생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떤 면에서 봤을 때 우리가 협상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이런 부분은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협상 상황을 보면 잘 안 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것 같아요. 실장님 보시기에는 협상의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주원]
안 되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고요. 특히 일본과의 협상을 먼저 던졌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입장에서는 몇 십개국과 협상을 하지만 그룹핑을 했을 거예요. 동남아시아 국가 몇 개국, 그다음에 중국, 유럽 그리고 한국과 일본을 한꺼번에 묶었을 텐데 일본에 대한 협상 결과를 먼저 터뜨렸고 한국과는 일주일밖에 안 남은 상황이고 또 말씀하셨다시피 우리의 전략이 차단됐거든요. 패키지딜이라는 전략이 차단됐고. 그리고 2+2 회담도 취소됐고 지금 우리 산업부 장관이나 통상교섭본부장이 따로 따로 만나고 있고 이런 과정을 볼 때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8월 1일 내에 협상이 타결되기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다른 국가들은 적게든 많게든 어쨌든 상호관세율 자체를 무역합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우리만 계속 연기되다가 만약에 8월 1일 전까지 합의하지 못한다면 25% 예고되어 있잖아요. 그대로 강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주원]
그렇죠.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공식적으로 얘기했으니까 강행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그런 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8월 1일부터 관세는 기존에 예고된 대로 25%가 되겠지만 그게 트럼프 임기 내 계속 갈 건가. 즉 8월 1일 이후에라도 우리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서 낮출 수 있는 거거든요. 한두 달 손해 보더라도. 그래서 일본이 그렇게 크게 미국한테 퍼준 것도 사실 일본 내 정치 상황이 되게 안 좋잖아요. 선거도 참패했고. 시간도 없고 궁지에 몰리다 보니까 일본이 그렇게 퍼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가 협상을 할 때 가장 해서는 안 되는 게 시간에 쫓기는 편이 항상 불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8월 1일이라는 시간을 데드라인이라고 두고 통상 협상하는 당국자들이 쫓긴다는 느낌을 가지면 그러면 협상 결과가 좋게 나올 수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손해 보더라도 8월 1일에 너무 목매이지 말자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본과 미국의 관세 협상 내용에 대한 그래픽을 보여드리고 있었는데요. 보면 일본이 미국에 굉장히 대규모 투자를 하고 시장을 개방한다, 이런 소식도 담겨 있거든요. 물론 해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미국에 줄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특히 저 정도 대규모 투자는 어렵다, 이런 분석도 나오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주원]
우리나라는 일본 전체 경제 규모의 절반도 안 되거든요. 저거를 어떻게 계산했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예산 대비 GDP 대비로 계산했을 수도 있는데. 5500억 달러는 절대 불가능하고요. 원래 일본이 제시했던 건 4000억 달러였는데 트럼프가 올렸다고 해요. 그러면 우리는 아무리 많아도 2000억 달러 미만이어야 되고요. 일본이 제시한 4000억 달러 기준으로 봐서.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일본 같은 경우는 엔화라는 국제통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가지고 미국으로 갈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화로 미국에 투자할 수 없잖아요. 만약에 일본처럼 4000억 달러라면 우리 외환보유고 다 동원해야 되거든요. 그게 가능할까? 물론 우리 대기업이나 정부가 보증하고 이러면 되겠지만. 그래서 일본 GDP 규모의 절반 2000억 달러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한테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그런 투자 규모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까 우리 정부에서는 쌀이나 소고기, 이런 것들은 어렵다는 입장을 가진 것 같은데. 이걸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와요. 가능하겠습니까?
[주원]
정부가 결심하면 가능한 거죠. 가능하겠냐고 저한테 물어보신 건 국내 반발이죠. 국내 농민단체들이 상당히 반발할 거고. 그런데 일본이 쌀시장 개방한 거에 대해서 자동차 개방에 대해서 트럼프가 계속 일본의 양보를 얻어냈다고 얘기하는데 실제로는 일본은 77만 톤 정도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됩니다. 일본 전체 쌀소비량의 10분의 1 정도를 해야 되는데 소비하는 쌀의 내용을 보면 식용이 아니에요. 바이오나 사료나 외국의 원조. 일본용이 아니고. 중요한 거는 트럼프의 쌀시장이 70만 톤 안에서 미국 수입 비중이 30~40% 정도 되거든요. 그걸 늘려라. 추가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그건 가능하거든요. 생색을 낸 거고. 자동차 같은 경우 미국 자동차가 일본에서 안 팔리는 이유가 검사기준이 까다로워서가 아니고 일본 가보시면 알지만 도로가 되게 좁아요. 경차 비중이 절반입니다. 미국 차가 팔리겠습니까? 일본은 일본대로 생색을 낸 거죠. 이걸 일본 언론들에 들어가서 한국어 클릭하면 쭉 나오는데 아사히, NHK, 산케이 등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일본이 실속을 챙겼다고 자랑하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쌀시장 개방을 일본처럼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는 5개 국가하고 의무 수입물량인데 그게 협정을 해야 돼요. 동시에 5개 국가가 해야 되는데 우리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다만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은 우리 정부가 결단만 내리면 할 수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번 일본과 미국과 협상을 보면 쌀 시장, 자동차는 아닌 것 같아요. 트럼프 행정부가 그걸 몰랐을 리도 없고요,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일본이 미국에 5500억 달러 투자하는 거 그 부분이 상당히 컸던 것 같고. 관건은 우리도 역시 미국에 얼마 투자할 수 있느냐, 그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재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했을까요?
[주원]
주요 논의는 제가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미국과의 얘기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에 관세가 비관적인 시나리오로 25% 맞는다면 수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기업들의 실적이 얼마나 어려울까 그런 거고. 또 하나는 만약에 일본처럼 우리가 미국에 투자를 하려면 일본도 정부가 투자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보증하는 민간자본이 투자하는 거니까. 우리 큰 기업들은 과연 미국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고 추가적인 투자 여력이 얼마나 될까, 그런 걸 논의하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앵커]
이것 역시도 대미투자에직접 연관돼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은데 당장 우리 기업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어요. 2분기 실적을 봐도 삼성전자가 어닝쇼크였고 이번에는 현대차 실적이 나왔는데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많이 감소했습니다. 그러니까 외형은 커졌는데 실속은 안 좋았다. 역시 관세 충격이라고 봐야겠죠?
[주원]
그건 분명한 것 같고요. 그런데 매출이 늘었다는 건 자동차는 잘 팔렸다는 거죠. 자동차 부품에 관세가 매기면서 그게 이익하고 관련돼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2024년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8000억 정도 준 거잖아요. 작년 2분기가 사상 최대 실적이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얼핏 보기에는 영업적자가 마이너스 8000 이게 아니고 저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예요. 언론사들이 최근에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안 좋고 그러다 보니까 자동차가 타격이 많다는 걸 같은 흐름에서 기사를 쓰다 보니까 그런데. 저 정도면 괜찮은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크게 우려할 바는 없고. 그리고 분기에 2조 몇 조씩 되는데요. 3조 6000이죠. 분기 얘기입니다. 3600억도 아니고 3조 6000이면 상당히 좋지 않겠습니까?
[앵커]
그러면 관세협의가 장기화되는 경우에 우리 경제에 어떤 타격이 미칠 것인지도 궁금한데요. 관세협의가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우리나라 경제는 하루마다 막대한 손해가 입히고 있다, 이런 일각에서는 주장하더라고요. 맞는 이야기입니까?
[주원]
미국으로 가는 자동차만 보더라도 대당 가격당 1000만 원씩 올라간다고 하니까요. 우리가 미국 기업과 경쟁하는 건 아니고 독일산 자동차나 일본산 자동차하고 경쟁을 하잖아요. 가격 경쟁력에서 그 정도면 상당히 큰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면 미국으로 가는 수출이 많이 줄 수 있고. 수출은 분명히 관세가 25%로 계속 간다면 어려울 수 있는데.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미국에 공장이 있어서 그 생산 비중은 당장은 아니지만 점점 높일 거라고 하거든요. 기업은 적응할 것 같아요. 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쪽의 상호관세가 붙는데 그런 기업들을 보면 현대기아차처럼 큰 기업들이 아니고 중소, 중견 수출기업들이 많거든요. 이쪽에 있으신 분들은 힘들어요. 현대기아는 아시다시피 영업이익이 엄청나잖아요. 그걸로 어떻게 버틸 수도 있는데 이쪽에 있는 분들은 그게 어렵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들은 상당히 타격이 될 걸로 생각됩니다.
[앵커]
중소중견기업들 생각을 하면 서둘러서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정부 쪽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선과 반도체들은 협상 카드로도 안 봐서 우리가 정말 줄 게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요. 실장님께서는 막판 협상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주원]
핵심은 방산협력 그리고 말씀하신 미국 중심의 반도체망에 들어가는 거, 그리고 쌀시장, 소고기 시장 개방 이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딱 나온 걸 봐서는 돈을 얼마나 줄 수 있느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금액을 제시하고요. 안 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게 일종의 갈취인데 할 수 없어요. 지금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니까. 그걸 미국이 못 받아들이면 그냥 25% 맞고 가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최종 관세율은 아니거든요. 트럼프 임기 내에 천천히 해결할 수 있으면 오히려... 왜냐하면 시간이 자기 편이 아닌, 시간이 촉박하고 뭔가 다급한 모습을 보이잖아요. 그러면 그쪽은 항상 협상에서 지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8월 1일로 너무 못박지 말자. 물론 제가 정치를 모르지만 국내 여론이 나빠지지만 그것도 정부가 감당해야 될 몫입니다. 우리 한국 경제의 이익이 단기적인 국내 여론에 맞춰서 빨리 해야 된다, 이게 중요하냐. 멀리 보는 게 중요하냐. 그걸 가지고 제가 만약에 그 자리에서 어려울 겁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거를 생각해서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앵커]
우리도 내년에 재방선거가 있지만 미국도 중간선거가 있으니까 어느 쪽이 마음이 급할지, 여유를 가지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과 함께 관세 협상을 중심으로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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