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공정위에 쿠팡 신고...경쟁사 간 신경전 계속

11번가, 쿠팡 ’부당한 비교 광고’ 공정위 신고
쿠팡 "수수료 45% 아냐"…업체별 최대수수료 공개
LG생활건강과 ’납품가 갈등’…쿠팡 과징금 32억
행정소송 판결 앞두고 4년 9개월 만에 거래 재개

[앵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가 자사 판매수수료를 왜곡해 대중에게 알렸다며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이미 공시된 자료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납품 단가를 두고 불거진 갈등이 수수료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1번가가 경쟁업체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쿠팡 측이 자사에 유리하게 다른 업체들의 수수료율을 공개해 비교하는 부당한 광고를 했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3일 쿠팡은 '수수료를 45% 떼어간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홈페이지에 반박 글을 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쿠팡이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최대 판매수수료율을 공개한 건데, 11번가가 20%로 가장 높았고, 지마켓과 옥션이 15%, 쿠팡이 10.9%로 가장 낮았습니다.

11번가 측은 그러나 자사 최대 수수료율이 20%인 것은 맞지만, 이는 185개 카테고리 가운데 3개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오히려 나머지 180개 카테고리의 수수료율은 7~13% 수준인데, 쿠팡 측이 마치 전체에서 수수료를 20%나 떼어가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게 했다는 겁니다.

지마켓 관계자도 15%라는 수수료는 120개 카테고리 가운데 1개에 불과하다며, 평균이 아닌 최대 수수료를 끄집어내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이미 발표된 자료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배연호 / 쿠팡 홍보팀 부장 : 해당 공지는 각 사의 공시된 자료를 기초로 작성됐고, 최대 판매 수수료라는 기준을 명확히 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쿠팡과 국내 업체 사이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9년 4월 쿠팡은 LG생활건강과의 납품 협상 과정에서 최저가 보장을 위해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했습니다.

당시 LG생활건강이 쿠팡이 이른바 '갑질'을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32억여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됐고, 쿠팡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행정소송에 대한 판결을 일주일 가까이 앞둔 지난 12일, LG생활건강과 4년 9개월 만에 거래를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CJ제일제당도 2022년 말부터 공급가격 협상 과정에서의 차질로 쿠팡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 업체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촬영기자: 이승주

그래픽: 지경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