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박힌 명찰 내 품에"...노숙인 자활돕는 코레일

"이름 박힌 명찰 내 품에"...노숙인 자활돕는 코레일

2023.05.27. 오전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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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레일이 지자체와 노숙인지원센터와 함께 노숙인 자활을 위한 일자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1년째 900명이 넘는 노숙인들이 일자리를 얻었고, 3명 가운데 1명은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새벽 6시 반, 박 씨의 하루는 영등포 역에서 청소 도구를 챙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승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고, 바닥에 눌러 붙은 껌을 떼고 역사 안을 깨끗하게 하는 일.

마흔 중반에 느지막이 일을 시작한 박 씨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박 모 씨 / 영등포역 환경미화원 : 청소해놓고 깔끔하면 기분이 좋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좋고…]

중학생 때부터 공장에서 일을 배웠지만, 사고를 당해 공사장 일을 전전하다 보니, 변변한 일자리 하나 얻질 못했습니다.

노숙인 보호시설과 고시원을 전전하던 지난해 5월, 복지시설을 통해 우연히 코레일 일자리 지원 사업을 알게 됐습니다.

무채색으로 가득했던 박 씨의 삶이 바뀐 건 이때부터입니다.

[박 모 씨 / 영등포역 환경미화원 : 일단 안 굶어도 된다는 게,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적게 벌 땐 너무 적게 벌었는데 정규직이 되고 나서부터는 자리가 잡혀가니까, 생활이 되더라고요.]

6개월간 성실함을 인정받아 코레일 자회사에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2백만 원 남짓한 첫 월급과 이름 석 자가 박힌 명찰을 받았을 때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박 모 씨 / 영등포역 환경미화원 : 처음에 명찰을 받아서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주변에서 너는 좋겠다, 앞으로 정년퇴직할 때까진 넌 걱정 없겠다, 잘 들어갔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눈과 비를 피할 쉼터로 역을 택한 노숙인들과 상생하기 위해 코레일이 환경미화 일자리 지원 사업을 시작한 지 11년째.

이 기간 900명이 넘는 노숙인들이 단기 일자리를 얻었고, 3명 중 1명꼴로 이 경험을 발판 삼아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정규직 취업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소수고, 지자체와 연계된 단기 일자리를 얻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형중 / 코레일 여객사업본부 과장 : 코레일 지원 사업 참가 이후에도 근로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공공일자리 사업에 연계하고 있습니다.]

코레일은 앞으로 일자리 지원 대상을 늘리고 자회사 취업 연계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촬영기자: 고민철
그래픽: 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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