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시군에 구제역 '심각' 격상...위기단계 최고 수준

9개 시군에 구제역 '심각' 격상...위기단계 최고 수준

2023.05.19. 오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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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지역에 구제역 발생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습니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지 9일 만에 10건 넘게 발생하자 내린 조치입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 이후 잠잠해지나 싶었던 구제역이 밤사이 또 발생했네요?

[기자]
이번에는 충북 청주에 있는 한우 농가 한 곳입니다.

방역 당국이 농가에 전화를 걸어 가축들 상태를 확인하던 중 구제역 의심 증상을 발견한 겁니다.

그래서 정밀검사를 해 봤더니 구제역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보냈습니다.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정밀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농장에서 사육 중인 한우는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매몰 처분할 계획입니다.

밤사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국내 구제역 발생은 현재까지 청주에서 9건 증평군에서 2건으로 총 11건에 이릅니다.

[앵커]
정부가 추가 대응을 내놨죠?

[기자]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올렸습니다.

그동안 '주의'에 머물렀던 것을 두 단계 올려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겁니다.

구제역 발생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막자는 취지입니다.

여러 시도에서 발생하거나 전국 확산이 우려될 때 심각 단계가 발령됩니다.

또 백신 접종 유형이 아닌 구제역이 발생해 확산이 우려될 경우에도 최고 수위의 경보를 내릴 수 있습니다.

심각으로 조정되면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가동되고, 필요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도 건의할 수 있습니다.

구제역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로 격상된 것은 지난 2018년 3월 발령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적용되는 지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심각 단계가 적용되는 대상은 구제역이 발생한 곳과 인근 지역 등 모두 9개 시군입니다.

구체적인 지역을 살펴보면 충북 청주와 증평, 보은, 괴산, 진천, 음성, 충남 천안, 대전, 세종 등입니다.

[앵커]
이번 구제역이 4년 4개월 만에 발생했습니다.

어디서 유입이 된 겁니까?

[기자]
해외로 추정됩니다.

방역 당국이 지난번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 10곳의 바이러스를 살펴보고 내린 잠정 결론입니다.

검사해 봤더니 동남아시아 지역 바이러스와 98.9%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캄보디아와 라오스, 베트남 등입니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이번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지난 10일 이전에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농장과 농장 사이에 수평 전파 여부입니다.

일단 밤사이 추가로 발생한 구제역 전파 경로가 어떤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해외에서 왔다는 건 알겠는데 감염은 어떻게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항체 형성이 잘 안 된 개체들을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마디로 백신 접종을 잘 하지 않은 가축을 중심으로 번졌다고 방역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국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우선 보고 있습니다.

국내 구제역 백신 항체 양성률이 지난해 기준 소 같은 경우 98.2%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게 근거인데요.

다만 추가 접종을 하더라도 항체가 형성되려면 2주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산발적인 추가 발생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소나 돼지 농가에서만 발생하는 줄 알았는데 염소 농장에서도 발생이 됐다고요?

[기자]
구제역은 주로 우제류 동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제류는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을 의미하는데, 소와 돼지, 사슴 등이 해당합니다.

염소 역시 우제류에 해당합니다.

염소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 지난 16일입니다.

그런데 염소 농장을 포함해서 하루에만 구제역이 3건 추가됐습니다.

3번이 발생한 데 이어 염소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자 정부도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방역대책을 최근 전국으로 확대한 것과도 관련이 있겠죠?

[기자]
바로 다음날 정부가 방역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방역 대상을 전국에 있는 농장으로 확대한 겁니다.

조금 전, 정부가 백신 접종을 잘 하지 않은 가축을 중심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말씀드렸죠.

충분한 항체 형성을 위해 오는 20일, 내일입니다, 전국 농가에 구제역 긴급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지자체가 농가에 백신을 공급해 50마리 이상 기르는 대규모 농가는 자가 접종을 하고요.

자가접종이 어려운 농가에는 수의사 등을 통해 백신을 접종합니다.

[앵커]
그런데 백신을 받아놓고 이런저런 이유로 접종을 안 하면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기자]
정부도 대책을 세워놨습니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처벌도 하겠다는 겁니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지난 17일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김인중 /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지난 17일) : 접종 여부 확인을 위해 시군별로 공수의사, 축협 직원, 가축방역관 등으로 긴급 접종 확인반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백신 항체 양성률 모니터링 검사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긴급 백신접종 불이행 농가는 과태료 처분과 함께 살처분 보상금을 100% 감액 지급할 계획입니다.]

[앵커]
백신 말고 다른 방역 대책도 강화되죠?

[기자]
구제역이 발생한 두 지역과 주변 7개 시군은 오는 30일까지 2주 동안 이동을 제한하고 가축시장을 폐쇄합니다.

구제역 수평전파 차단을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소독자원을 총동원해서 소독 작업에 나섭니다.

특히 축산 차량 통행량이 많은 청주와 증평 사이에 나 있는 34번과 36번 국도에서 집중적으로 소독합니다.

축산 차량이 농장에 방문할 때 거점 소독시설을 거쳐야 했는데요.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청주시와 증평군뿐만 아니라 인근 7개 시군으로 확대합니다.

[앵커]
아까 구제역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요.

국경 검역도 강화하겠네요?

[기자]
강화합니다.

동남아 등 구제역 발생 국가 노선의 휴대 축산물 검역이 더욱 촘촘하게 이뤄집니다.

특급 탁송 화물에 대해 앞으로 3주 동안 세관과 합동으로 검사하게 됩니다.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식료품 판매업소에서 불법으로 반입한 축산물을 판매하는지도 더욱 엄하게 단속하고,

해외 여행객과 외국인 노동자 등에겐 입국 뒤 소독을 잊지 말고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홍보할 방침입니다.

[앵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청정국 지위를 얻기가 어려워질 거라고요?

[기자]
정부는 이번 달 세계동물보건기구로부터 구제역 백신 접종 청정국 지위를 얻을 예정이었습니다.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2년 동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청정국 지위 획득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우 수출 계획에도 덩달아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은 다음 올해 한우 수출량을 지난해의 5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청정국 지위 획득이 안 되면 수출 계획에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구제역은 전염성이 강해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는데요.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5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었지만 같은 해 7월 구제역이 발생해 2개월 만에 지위를 잃은 적이 있습니다.




YTN 양일혁 (hyu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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