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당하는 이유는?...'그놈 목소리' 기억하세요

알면서도 당하는 이유는?...'그놈 목소리' 기억하세요

2022.12.04. 오전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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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목소리에 경계심 느슨…’알면서도 당한다’
피해자 성격에 따라 당하는 사기도 제각각
연말정산·택배 오류 등 안내링크 누르면 악성 앱
저금리 대출 안내 문자, 반드시 금융사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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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을 맞아 연말 정산이나 저금리 대출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사기가 더욱 기승입니다.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는 주변에서 계속 나오는데, 알면서도 당하는 이유가 뭘까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다음 중 보이스피싱범의 목소리는 몇 번일까?

"국민은행 쪽에서 대출 청약 철회 민원 신청 들어온 내용으로 연락드렸는데 혹시 잠시 통화 괜찮으세요?""

"저희를 햇살 저축은행을 사칭해서 보이스피싱이라든가 나쁜 업종으로 악용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기존 고객분들이 아니면 안내 안 해드리고 있습니다.

"07학번 권세민이라고 합니다. 화생 쪽이시죠? 정말 저희 누님이랑 성함 같은 분 찾기 너무 힘들더라고요."

딱히 의심이 가지 않는 목소리이지만, 모두 정답입니다.

막상 전화를 받으면 경계심이 허물어져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이유입니다.

발신번호를 조작해 전화를 걸어오면 가족의 목소리조차 분간하기 쉽지 않습니다.

[박 모 씨 /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 : 전화 받자마자 울면서 얘길 하는데 우는 끝머리가 딸 같기도 하고 잘 구별이 되지 않았어요. 딸이라고 믿었어요. 처음엔.]

금융감독원 분석에 따르면 성격에 따라 취약한 사기 유형도 다릅니다.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잔정에 약하면 '친구 활용 공격'에 쉽게 당하는 식입니다.

[김용진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수석조사역 : 보이스피싱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피해를 보는 이유는 실제 상황이 닥치면 당황하거나 너무 자연스러워 의심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실제로 피해 유형을 미리 체험해보고 대비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체험형 홍보활동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바쁜 직장인들은 연말정산을 하라거나 택배 배송 주소가 잘못됐으니 수정하라는 사이트 링크를 무의식중에 누르기 쉽습니다.

연결되는 순간, 악성 앱이 설치되고 휴대전화의 개인 정보가 그대로 넘어갑니다.

고금리 시대, 저금리 대출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문자 피싱은 가뜩이나 힘든 서민들을 두 번 울립니다.

범죄 수법이 이미 널리 알려졌는데도, 피해자의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는 식으로 진화하며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겁니다.

금융사들은 연말을 맞아 보이스피싱 유형별 대처법을 안내하고 보안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지만, 결국 경계심을 늦추는 순간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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