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보복소비 옛말...이젠 '짠테크'

[이슈인사이드] 보복소비 옛말...이젠 '짠테크'

2022.09.23.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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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정철진 경제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YTN 뉴스N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물가를 잡기 위한잇따른 금리 인상에 역설적으로 서민들은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이른바 '짠테크' 모드에들어가는 청년들이늘고 있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함께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경제 상황부터 진단을 해보겠습니다. 원달러 환율 어제 1400원 돌파했죠. 이게 IMF 때,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 딱 두 번 있었던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그때만큼 지금 힘든 겁니까?

[정철진]
글쎄요, 위기의 경중을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원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97년에 있었던 IMF 외환위기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있었던 외환위기였고요. 그다음에 2008년에 있었던 세계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파생상품이 터지면서 터졌던 신용위기, 금융위기였습니다. 지금 위기는 뭐냐. 인플레이션 위기입니다.

거의 40년 만에 최고치, 이거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의 인플레이션이 끝을 현재는 알 수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앞서 두 번 있었던 것보다 단기적인 파괴력은 약하다 하더라도 이것의 시간과 이게 얼마나 지속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괴로운 것이고요.

우리가 앞서 두 번의 위기 때도 그랬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찾아올 때는 달러 혼자만 힘을 내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번에도 그런 패턴,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환율이 앞으로 또 더 오를 것이다, 이렇게 전망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정철진]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일단 한 1320원에서 1350원 선이 깨지고 나서부터는 기술적 분석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IMF 때가 2000원, 금융위기 때 2008년이 1600원, 그리고 코로나 때가 1300원, 그러니까 일단 1300원을 다시 깼다라는 것은 이후부터는 어디까지 올라갈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고 어제 1400도 넘었고요.

현재로써는 일각에서는 1420원, 1450원, 유튜브로 눈을 돌리면 1500원, 그 이상도 있지만 현재는 일단은 달러 강세가 꺾이지 않는 한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는, 그러니까 예측이 일단 힘들다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숫자가 있으실 것 같은데.

[정철진]
글쎄요, 저는 과하다고 보거든요. 1400 자체로. 그러나 이 달러 강세를 꺾을 수 있는 건 현재 유로화와 파운드화, 엔화가 역설적으로 힘을 내는 수밖에는 없거든요. 그런데 지금 유럽으로, 영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글쎄요, 지금 미국만큼 긴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로화, 파운드화가 급작스럽게 올라갈 만큼 경제 펀더멘털이 굉장히 나쁘거든요.

그렇다면 현재로써는 미국 스스로 달러를 약해지게 하는 조치를 취하든가 다시 한 번 유동성 공급이나 이런 것. 아니면 극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정치적인 데서 찾아보는. 가령 러시아-우크라이나가 휴전 발표를 한다든가라고 하는 이런 빅이벤트가 없는 이상 현재 나오고 있는 킹달러, 달러 초초강세를 꺾을 수 있는 재료는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앵커]
큰 변수가 있지 않는 이상 사실 딱 떨어지는 예측은 힘든 상황이고요. 미국이 또 이렇게 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이 됐고요. 무조건 그 큰 폭을 따라가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좀 발맞춰 가게 될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도. 우리나라 얼마큼 더 오르게 될까요?

[정철진]
어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굉장히 중요한 말을 했습니다. 우리 한국은행은 미국의 계속되는 긴축에도 그대로 올해 두 번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베이비 스텝, 0.25%포인트를 갈 거다라고 계속 로드맵을 제시를 했는데요. 어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제조건이 바뀌었다. 그래서 빅스텝도 고려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때 전제조건은 뭐냐?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의 전망치가 높아봐야 4%, 이렇게 우리가 예상을 했는데 점도표라고 하죠. 연준위원들 19명이 찍은 점을 보니까 올 연말에 4.4%. 그러니까 4%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 겁니다.

이렇게 되니까 한국은행도 당장 다음 달 우리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는 없고요, 펀더멘털 때문에. 0.5%포인트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금리도 계속 오르면서 집값은 하락세가 좀 뚜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걱정되는 부분이 무리해서 내 집 마련하신 분들 빚이 많을 것 아닙니까. 지금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얼마나 돼요?

[정철진]
그렇죠.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900조에 육박을 하고요. 이 중에서 거의 70%는 집과 연관된 주택담보대출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또 주택담보대출금리의 70%는 변동금리고요. 6개월, 1개월마다 바뀐 금리를 받아보고 여기에 따라서 원리금, 이자를 내야 할 텐데. 원금과 이자를. 지금 1%포인트 이상씩 뚝뚝 올라가는 그런 상황이 됩니다.

그러니까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굉장히, 이미 바뀌신 분들도 당혹스러운데 문제는 지금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우리도 이어진다면 시중 대출금리가 이미 상단선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입니다. 6%를 넘었는데 7%까지는 열어놓고 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한다면 글쎄요, 이런 금리에서 누가 집을 사겠습니까.

집은 대부분 대출을 받아서 사는데요. 신규 수요도 줄어들고 영끌족이라고 하죠. 과다하게 빚을 끌어내서 집을 샀던 분들도 이탈자가 아마 6%가 넘어가면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곧 시장에 반영되고요. 지금 가격하락도 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10년 만에 최대치 하락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꼭 집 문제가 아니더라도 대출 이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 많이 계실 거잖아요. 대출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어떤 것부터 갚는 게 맞는 건가요?

[정철진]
이게 이론이죠. 왜냐하면 이론상으로는 고이율, 현금 서비스라든가 카드론이라든가 2차 금융권 갚고 맨 마지막에 고정금리, 1금융권 것을 늦게 갚자, 이렇게 이야기는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왜 카드론까지 받고 현금서비스까지 받겠습니까? 힘들어서 받았는데 그걸 또 먼저 갚으라는 말이 실은 아마 받으신 분들에게는 굉장히 답답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죠.

[앵커]
그렇군요. 이게 사실 보복소비라는 말이 나왔던 것도 한 1~2년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요즘에는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짠테크라는 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습니까?

[정철진]
그렇습니다. 욜로족도 있었고요. 파이어족, 그래서 조기 은퇴하고 코인으로 큰 돈 벌어서 그런 사연도 나온 게 불과 제가 보기에 한 7개월, 8개월 전인 것 같은데 지금 MZ세대들, 2030의 모습들은 확연히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코인에서 이미 큰 실패를 경험했고요.\ 최근에 주식에서도 역시 또 큰 실패를 경험하면서 이제는 저축과 적금밖에 없다. 또 여기에 절약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최근에 SNS 해시태그를 보면 노지출 챌린지, 노지출 데이 이런 게 많이 보입니다. 하루 동안 0원 썼다. 그게 노지출 데이고 이 0원을 5일 끌었다, 6일 끌었다, 이게 노지출 챌린지, 무지출 챌린지라고 하는데 이렇게 절약을 하고 있고요.

적금을 MZ들은 워낙 저금리로 살아왔기 때문에 은행과 거리가 멀었잖아요. 그런데 적금 상품 중에서는 최근에 연 4.5%, 그 이상도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적금으로 많이 눈을 돌리면서 이것도 한 10년 전에 많이 책에서 나왔던 건데 풍차 돌리기.

[앵커]
그거 10년 전에도 있던 얘기입니까?

[정철진]
그때는 2008년 말 금융위기 터지고 2010년, 2011년에는 그래도 적금밖에 없다. 왜냐하면 주식이 대폭락을 했잖아요. 그때 나왔던 적금 풍차 돌리기, 또 신용카드 풍차돌리기 이런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 개념 좀 더 설명을 해 주세요.

[정철진]
적금 풍차 돌리기라는 게 정말 한 10년 전에는 굉장히 유행을 했던 건데 한 6개 정도의 적금을 드는데 순차적으로 드는 겁니다. 1년짜리 적금을 드는 건데요. 첫 달에 하나를 들어요. 두 개월째는 만약에 10만 원이라고 하면 2개를 듭니다. 그러면 이분은 두 달째부터는 20만 원이 나가겠죠. 석 달 째 하나를 더 듭니다. 그러면 이미 3개가 됐죠. 넉 달, 다섯 달 그래서 6개월 해서 6개의 적금을 들어요. 그러면 6개월부터는 60만 원씩 적금을 부어야 되잖아요.

그걸 1년까지 채우려면 굉장히 버겁지 않습니까? 그런데 7, 8, 9, 10, 11을 어떻게든 버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첫 달째 만기가 오면서 두 번째, 세 번째 달 지급하고 두 번째 달 게 만기가 되면서. 이게 딱히 복리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자가 대단한 것도 아닌데 그러면 왜 이 적금 풍차 돌리기를 하느냐? 이게 돈 모으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6개를 하고 마지막 6개월을 어떻게든 채워넣으면 첫 달 것이 만기가 오면서 돈을 모아놓으니까 뒤에는 절약이라든가 앞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적금을 드는 적금 풍차 돌리기도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그걸 하려면 돈을 안 쓰게 되니까.

[정철진]
절약하게 되죠.

[앵커]
적금을 넣는 동력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형태네요. 저는 기사 봤을 때는 몰랐는데 설명을 해 주시니까 알 것 같습니다.

[정철진]
굉장히 혹독합니다, 하려고 하면.

[앵커]
카드도 풍차 돌리기가 있다고 하던데.

[정철진]
신용카드 풍차 돌리기는 신용카드를 가입하게 되면 캐시백을 준다든가 혜택이 있습니다, 2~3개월 내에. 그것들을 받고 그 혜택을 받은 다음에 해지하고, B 카드를 또 들고 소위 말하는 다른 꿀을 빼먹고 해지하고요. 이런 식으로 MZ세대들이 신용카드를 돌려막기가 아니라 돌려 가입해지. 가입해지를 반복하는 것을 또 신용카드 풍차돌리기라고 하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카드사는 얻는 게 뭐예요?

[정철진]
카드사는 이런 겁니다. 우리는 이렇게 하면 신용카드사들은 손해만 보겠지 하지만 이게 이론이고요. 실제는 뭐냐 하면 이렇게 카드를 가입하다가 해지를 못하고 궁지에 몰린 또 다른 사람은 그 신용카드를 가지고 현금서비스 카드론을 또 이용하게 되죠.

그러니까 카드사 입장에서도 일단 뺏기는 것 같지만 또 다른 이면을 노리는 것이고, 그러면 MZ세대들은 정말 칼같이 해지를 또 해야 되는데 주의해야 할 점은 신용카드 풍차돌리기는 그걸 쓰다가 또 생활이 어려워지거나 또 다른 유혹 때문에 그 카드를 해지 못하고 더 써버리면 신용카드 풍차돌리기를 하려다가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겠죠.

[앵커]
이게 마냥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고요.

[정철진]
독하게 마음먹어야죠.

[앵커]
카드를 자주 발급을 하면 신용등급에는 불이익이 없습니까?

[정철진]
신용등급보다는 하다가 원하는 해지를 못하게 될 때 나오는 그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니까요. 저는 오히려 그런 것도 좋지만 앞서 말씀드린 적금 풍차돌리기 같은 경우에는 한번 MZ세대들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해 보셨습니까?

[정철진]
아니요. 제가 할 수는 없죠. 지금 쓸 돈이 많기 때문에. 그러니까 젊은 친구들 정도만 할 수 있지 않을까.

[앵커]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일 거잖아요. 앞으로 전망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정철진]
물가가 잡혀야 될 것 같습니다. 물가가 잡히는 게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적어도 꼭지, 그러니까 여기가 정점이다라는 걸 확인하면 금융시장이랑 시장도 안정을 하고 먼저 움직이게 되죠. 그런데 문제는 지금 그 정점이 확인이 안 된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7월 9.1이 정점인 것 같이 보이지만 근원물가는 지금 안 떨어지고 있어서 지금 이 사달이 나고 있는 거거든요.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우리나라도 당국에서는 10월에 물가 꼭지, 인플레이션 정점을 본다고 말을 했는데 제 생각에는 10월도 녹록지가 않고 적어도 내년 1분기 정도까지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싸우는 이런 모습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저도 은행에서 빌린 돈이 많고요. 이자가 올라가는 게 굉장히 부담인데 이게 이자를 올리면 물가가 잡히기는 합니까?

[정철진]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한 가지 설은 우리가 경제학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그것이 중앙은행의 책무다라고 배워서 항상 중앙은행들은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리는데요. 과거 역사를 보면 금리가 올려서 물가를 잡았다기보다는 금리가 오르는 어느 순간 경제가 먼저 망가집니다. 그러니까 경기침체로 물가가 잡혔다라고 보는 쪽이 맞다라고 하는 이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하는데요.

제가 이렇게 봐도 지금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스탠스를 봐도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는다는 측면도 공식적으로 선포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경기를 훼손시켜서라도 한 2~3개월 정도의 짧은 침체를 통해서 일단 물가를 한번 잡아보고 싶은 그런 속내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그럴 수 있겠네요. 빨리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경제 이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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