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 임박...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러시아 '디폴트' 임박...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2022.03.15. 오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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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조만간 국가 부도 사태, 디폴트에 빠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첫 고비는 바로 내일인데요,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조태현 기자!

러시아가 내일 디폴트 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요?

[기자]
러시아는 당장 내일, 달러화 국채에 대해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액수는 1억 1,7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400억 원가량입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러시아가 이자를 내지 못해서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디폴트는 빌린 돈의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론 국가 규모일 경우에 주로 쓰는 말입니다.

쉽게 말하면 국가가 부도를 내는 겁니다.

첫 고비인 내일을 버티더라도 다음 달 초까지 만기일이 잇따라 도래하는 만큼 러시아의 디폴트는 기정사실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면 지난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러시아의 첫 국제 디폴트가 됩니다.

[앵커]
러시아의 디폴트 사태를 우려할 만큼 상황이 나빠진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서방의 경제 제재입니다.

러시아 재무장관의 설명을 들어보면 러시아가 보유한 외환은 6,4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00조 원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동결된 상황입니다.

돈이 없는 건 아니지만, 돈을 쓸 수 없는 상태인 겁니다.

또,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스위프트'의 결제망 제재로 달러를 원활하게 융통할 수도 없습니다.

러시아는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이자를 갚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고, 설령 지급하더라도 자국 화폐인 루블화로 지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채를 달러화로 발행했고, 루블화의 가치도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 루블화로 돈을 갚겠다는 건 디폴트와 다를 바 없다는 데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앵커]
러시아는 지난 1998년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었는데, 이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러시아는 1998년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소련 붕괴 직후로,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로 원자재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모라토리엄은 지급유예를 뜻하는데요.

쉽게 말해 지금은 돈이 없어서 빚을 못 갚겠지만, 조만간 돈을 마련할 테니 기다려달라는 선언입니다.

디폴트의 전 단계 정도로 볼 수 있지만, 둘 다 정상적인 재정 상태가 아니라는 점에선 국가 신용에 큰 악영향을 미칩니다.

겉으로 보기엔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국제신용평가들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직전까지 강등한 상태입니다.

[앵커]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땐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타격을 받았습니다.

미국 역시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던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파산하면서 큰 후폭풍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당시엔 러시아가 돈이 없어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면, 지금은 돈은 있지만, 묶여있는 상태라 상환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긴 하지만, 국가부채비율이나 경제적 체력 자체가 당시와는 수준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는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습니다.

최근 하락세가 이어진 국내 증시는 오늘도 약세입니다.

[앵커]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진 않다고 해도, 실물경제 측면에서 작지 않은 타격이 있을 전망이죠?

[기자]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1.7%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문제는 러시아가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로 돼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 3위 산유국이고, 우크라이나와 합치면 세계 밀 수출의 30%가량을 차지합니다.

니켈과 알루미늄 같은 다른 원자재의 주요 공급 국가이기도 합니다.

지금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고물가 현상인데, 러시아의 디폴트로 원자재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면 물가는 더 빠르게 치솟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조태현입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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