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보험료 또 '폭탄' 인상..."과잉진료 해결이 우선"

실손 보험료 또 '폭탄' 인상..."과잉진료 해결이 우선"

2022.01.10.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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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실손보험 가입자, 올해 갱신 보험료 3배↑
4년 연속 보험료 인상에 가입자 부담 나날이 커져
비급여 진료비, 병원 재량이어서 가격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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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손 보험료가 올해 또 올라가면서 가입자들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보험업계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과잉진료 문제를 먼저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선우 씨는 지난 2007년 5년 갱신 주기로 남편과 함께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둘이 합쳐 처음 2만 원대에서 최근 5만 원대까지 조금씩 올랐는데, 이번에 날라온 안내문 속 갱신 보험료는 자릿수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17만 원 수준으로 3배가량 훌쩍 뛴 겁니다.

[보험사 관계자 / 실제 상담 내용 : 모든 실손 가입 고객님이 지금 똑같은 상황이세요. 기존에 6만8천 원씩 내다가 갑자기 19만 원이 말이 되느냐고 많이 고객님들이….]

정작 혜택을 받아본 적도 없는 상황에서 보험료가 아깝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할 따름입니다.

[이선우 / 실손보험 가입자 : 억울한 거예요, 그냥. 그냥 억울해요. 왜? 나는 한 번도 병원 가서 제대로 진료받은 적도 없고…. 그다음 주기에는 또 오르겠죠. 죽기 전까지 계속 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 포기하는 쪽을 택할 것 같아요. 그리고 열심히 돈을 벌어서 적금을 들어서 아프면 쓰는 것으로….]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4세대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1·2세대 실손 보험료는 올해 평균 16%, 3세대는 평균 8.9% 인상됩니다.

올해 갱신 주기를 맞는 가입자는 그동안의 누적 인상률에 나이별 위험률까지 더해져 이 씨처럼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은 가입자만 3,500만 명으로,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릴 만큼 필수 보험입니다.

그러나 최근 4년 연속 보험료가 오르는 등 가입자 부담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험료가 오르는 이유는 보험사 적자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적자 폭을 키우는 건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진료 탓이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기존 보험에 제어 수단이 없다 보니 환자들의 과도한 의료 이용과 돈을 벌려는 병원들의 과잉 진료를 막을 수 없다는 겁니다.

비급여 진료비는 각 병원이 정하게 돼 있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일단 보험업계는 해결책으로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매년 할증되는 '4세대 보험'을 지난해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전환율이 높지 않고 기존 가입자들에게 이점도 그다지 크지 않다 보니 근본적으로 비급여 과잉진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성희 /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실장 : 지나치게 고가의 수가를 매기지 못하도록 상한을 정해준다든지 아니면 진료량에 대한 상한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의료계에서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체계 마련이 필요한 거죠.]

금감원도 보험업계와 함께 비급여 항목 관련 보험금 지급 기준 개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1년 동안 실손 보험료를 한 번도 타지 않는 가입자는 60%가 넘습니다.

일부 고액 수령자 때문에 전체가 피해를 보는 구조인 만큼 보험료 인상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YTN 강희경 (kangh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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