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끼리 잘 먹고 잘살자" 고객에 연체료 폭탄 담합

"업체끼리 잘 먹고 잘살자" 고객에 연체료 폭탄 담합

2021.11.17. 오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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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휴대전화 소액결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체 4곳이 연체료를 두고 9년 동안 짬짜미를 벌이다 과징금 170억 원을 물게 됐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서로 짜고 모두 잘 먹고 잘살자며 연체료율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휴대전화만 있으면 현금처럼 쓰는 소액결제는 간편함을 무기로 급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돈이 없어도 손쉽게 사용하는 만큼 10건 중 3건은 연체가 되는 상황.

이때 내야 하는 연체료, 이른바 미납가산금은 소액결제 업체들이 담합한 결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0년 휴대전화 소액결제 업체들은 서로 짜고 연체료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들은 가맹점 유치를 위해 대금을 미리 주는 '선정산'을 내세웠는데, 자금 조달 과정에서 드는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기로 한 겁니다.

2년 뒤엔 '모두 잘 먹고 잘살자'며 연체료율을 기존 2%에서 5%로 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달에 5%면 연리로 60.8%, 당시 법정 최고금리보다 2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연체료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들은 공동 대응 지침까지 만들며 지난 2019년 6월까지 짬짜미를 이어왔습니다.

케이지(KG)모빌리언스와 다날, 에스케이(SK)플래닛,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4개 소액결제 업체가 이렇게 9년 동안 연체료 명목으로 챙긴 돈은 3천700억 원이 넘습니다.

[조홍선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 : 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대학생들이나 금융 취약계층이나 약한 사람을 대상으로 미납가산금, 즉 연체료 도입을….]

공정거래위원회는 4개 업체에 모두 합쳐 과징금 169억3천만 원을 부과하고, 이 가운데 케이지(KG)모빌리언스와 에스케이(SK)플래닛은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YTN 권남기입니다.

YTN 권남기 (kwonnk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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