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3천km 헤엄쳐 고향으로...인공증식으로 멸종 막는다

바다거북 3천km 헤엄쳐 고향으로...인공증식으로 멸종 막는다

2021.03.01. 오전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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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수족관에서 부화해 자란 바다거북을 방류했더니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엄마 고향까지 헤엄쳐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인공증식해 복원하려는 노력이 연이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등딱지에 GPS가 달린 푸른바다거북을 바닷가 모래에 내려놓습니다.

얕은 파도를 맞으며 주춤거리더니 바닷물에 몸이 잠기자 미끄러지듯 유영합니다.

지난해 9월 제주도 해안에서 방류된 네 살짜리 바다거북은 쿠로시오 해류를 거슬러 헤엄쳐 3천8백km 떨어진 베트남 해안가에 정착했습니다.

여수의 수족관에서 태어나 가본 적 없는 엄마 바다거북의 고향을 석 달 걸려 찾아간 길은 GPS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해수부는 6년 동안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을 인공증식해 자연으로 104마리 돌려보냈습니다.

[이재영 /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 바다거북을 해양보호 생물로 지정하고 야생바다거북의 개체 수 회복과 종 보존을 위해 구조와 치료, 인공증식, 자연 방류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환경부는 야외적응 실험 5년 만에 장수하늘소를 성충까지 키웠습니다.

1990년대 이후 극소수 개체만 발견된 장수하늘소의 인공증식은 우리나라 멸종위기 곤충 가운데 첫 복원 사례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남 신안군 일대 섬에만 사는 참달팽이의 인공증식도 최근 성공했습니다.

지역 생태계 유지와 생물 지표가 되는 종이지만 농터 개간과 농약 때문에 멸종위기에 몰리자 복구에 공을 들인 결과입니다.

언제 못 보게 될지 모르는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모두 267종.

직접 키워 다양하게 공생하려는 노력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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