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평 아파트 구입, 월급 전부 모아도 36년 소요"

"서울 25평 아파트 구입, 월급 전부 모아도 36년 소요"

2021.01.14.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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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평 아파트 구입, 월급 전부 모아도 36년 소요"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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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25평짜리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월급 전액을 모아도 36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1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6만3000세대 시세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KB 국민은행 등 부동산 시세정보를 활용해 2003년∼2020년 18년간 서울시 소재 22개 단지 6만3천여 가구 시세를 정권별로 비교·분석했다. 노동자 연 임금은 통계청 고용 형태별 임금자료를 활용했다.

경실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82.6㎡(25평형) 아파트값은 2017년 문 대통령 취임 당시 6억6천만 원에서 지난해 12월 11억9천만 원으로 올랐다. 4년 사이 5억3천만 원이 오른 것이다.

정권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노무현 정부 2억6,000만 원 ▲이명박 정부 -4,000만 원 ▲박근혜 정부 1억3,000만 원 ▲문재인 정부 5억3,000만 원으로, 현 정부 들어 상승액이 가장 컸다.

강남지역으로 한정하면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강남 아파트값은 11억 원 → 19억1천만 원으로 8억1천만 원(74%) 올랐다. 지난 16년간 상승액인 14억4천만 원(4억7천만 원→19억1천만 원)의 56%이고 노무현∼박근혜 정부 상승액인 6억3천만 원의 1.3배에 달한다.

강남 외 지역도 집값이 크게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초반 5억3천만 원이었던 비강남 25평 아파트는 87% 올라 9억 8천만 원이 됐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으로 노동자들이 임금을 모아서는 '내 집 마련'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0년 노동자 임금 평균에 따르면 한 해 3천400만 원의 임금을 받는데, 서울 평균 25평 아파트값은 11억9천만 원에 달한다. 임금을 전부 모아도 서울 25평 아파트를 사는 데 36년이 걸리는 셈이다.

경실련은 "현실적으로 임금 전부를 저축할 수는 없으니 30%를 저축한다고 가정하면 아파트 장만에 총 118년이 걸린다"며 "이번 생에서는 아파트 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 아파트 1채를 보유한 사람은 평균 5억3천만 원의 불로소득을 챙겼다"며 "매년 1천만 원을 저축하는 평범한 무주택자 직장인과 53년의 자산 격차를 유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낮추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저렴한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분양가 상한제에 따라 분양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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