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넘게 풀었지만 사라진 5만 원권...다 어디에 있을까

3배 넘게 풀었지만 사라진 5만 원권...다 어디에 있을까

2020.09.19.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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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원권 수요 많아져 일부 은행 ATM·창구에서 수량 제한
한국은행에서 추석 연휴 앞두고 추가발주에 나섰지만 역부족
"5만 원권 증발 현상…실물경제 활성화 효과 못 낼 우려"
일부 탈세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국세청, 엄정 대처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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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들어 시중에서 5만 원권이 사라지면서 은행 ATM기에선 5만 원권 인출 제한을 두는 경우도 적잖게 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보다 3배 넘게 풀렸는데도 사라진 5만 원권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최두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시중은행의 ATM기.

5만 원권 대신 만 원권을 이용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5만 원권 추가발주에 나섰지만 찾는 수요가 많다 보니, 불가피하게 수량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은행직원 : 5만 원권 많이 찾으시는데 지금 수급이 제한이 있어서 일정 금액을 다 드리지 못하고 일부만 드리고 있어요. 만 원권이랑 섞어서 드리고 있어요.]

실제로 올해 들어 5만 원권 환수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히 낮아지더니, 지난달엔 30%도 채 되지 않습니다.

한은에서 발행한 5만 원권 10장 가운데 7장 정도는 회수되지 않고 어디엔가 숨어 있다는 겁니다.

올들어 7월까지의 5만 원권 환수율은 2014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한은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발주량을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5만 원권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은은 이런 5만 원권 증발 현상의 이유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 보니, 보관과 이동이 편한 5만 원권을 예비용 목적으로 두는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라진 5만 원권은 주로 가계나 기업의 금고와 장롱 속에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화폐의 실물경제 기여도를 떨어뜨린다는 데 있습니다.

[조영무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은행이 푼 돈이 제대로 돌지 않거나 잠겨 버린다면 그만큼 통화 완화 정책의 효과가 약화하고 기대했던 실물경제 활성화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겠고요.]

일각에선 세금부담 우려가 커지면서 5만 원권 일부가 탈세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냅니다.

이에 따라 최근 국세청도 5만 원권 증발 현상에 탈세와 같은 음성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엄정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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