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토사유출 추가 피해 예방 시급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토사유출 추가 피해 예방 시급

2020.08.16. 오전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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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긴 장마와 폭우 속에 산에 설치된 일부 태양광 발전시설들이 무너져 내려 주민의 안전을 위협했습니다.

앞으로 태양광 시설의 토사유출로 인한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옹벽이나 배수로 등 재해 방지시설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광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8일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전남 함평의 마을 뒷산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패널이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흙더미와 함께 가옥 2채를 덮쳤지만 주민들은 붕괴 징후 때 대피해 가까스로 화를 면했습니다.

충북 제천을 비롯해 전국 10여 곳의 산지 태양광 시설이 이번 장마 기간 산사태로 잇따라 파손됐습니다.

산을 깎아 설치한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은 전국에 모두 만2천7백여 곳.

산사태 발생 빈도가 매우 적어 태양광 시설을 원인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태양광 시설 주변의 토양 유출로 인한 농가 피해는 확인했기 때문에 추가 피해 예방에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촉구합니다.

[박창근 /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태양광 부지에서는 홍수가 나면 토사유출은 상당히 심할 겁니다. 그 밑에 있는 농가들은 빗물만 내려오는 것보다는 흙하고 섞어서 내려오면 토사 피해를 입게 되거든요.]

앞으로 태양광 부지의 환경영향평가 등을 강화해서 토사유출 저감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특히, 농가 밀집지역 주변 태양광 발전시설의 경우 더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옹벽이나 배수로 등 재해 방지시설을 철저히 보강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수곤 / 前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붕괴사고)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위치, 그리고 실태, 와서 보니까 실태가 파악이 되거든요. 이런 수준으로는 안 되겠다…이런 수준으로 만2천6백 개가 만들어진 거죠. 민가나 도로 위에 있는 것들은 지금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해요.]

산업부는 지난 2018년에야 산지 태양광발전 시설의 경사도 허가 기준을 15도 이하로 강화했기 때문에 이전에 가파른 산비탈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일부 시설들은 주요 경계 대상입니다.

이번 산사태 피해를 계기로 태양광 시설의 지질과 지형 등 특성을 파악해서 예기치 않은 집중호우에도 안심할 수 있도록 맞춤식 안전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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