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할 곳도 없고 팔수록 손해" 시름 빠진 정유업계

"저장할 곳도 없고 팔수록 손해" 시름 빠진 정유업계

2020.04.22. 오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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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가 하락에 위기를 맞은 정유사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정제 마진이 추락해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가 나는 데다, 원유를 보관할 곳마저 부족해지고 있는데요.

1분기 최대 3조 원대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유사 대표들이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보도에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사는 사람에게 돈을 얹어줘야 하는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팔수록 손해인 상황에서 정유업계는 원유를 저장할 곳을 찾아 비상이 걸렸습니다.

세계 곳곳의 원유탱크가 꽉 차가고, 유조선 임대료도 치솟고 있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 : 5월 정도 되면 정유공장 중에서 좀 효율이 안 좋은 곳은 가동정지 시키는 쪽으로 검토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낮추고 정부 비축시설을 빌려 쓰는 등 버티기에 나섰습니다.

[조상범 / 대한석유협회 홍보팀장 : 공장을 돌려도 물건을 팔 수 있는 데가 없을 정도로 수요마저 극심히 위축된 상황이라 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이어나가고 있어서 팔면 팔수록 손해가 되는 상황이어서 업계로서는 감산을 한다든지 예정된 정기보수를 미리 앞당겨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수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정유사들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유업계는 유동성 지원과 세금 부담 완화, 투자 유인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위기감 속에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4개 정유사 대표들을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성윤모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앞으로도 석유공사 비축시설 대여료도 한시 인하하고, 품질검사 수수료 납부도 2∼3개월씩 유예할 계획입니다. 안전이 담보되는 범위 내에서 대규모 석유저장시설에 대한 개방검사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정유사들이 1분기에 최대 3조 원대의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겪어본 적 없는 위기 앞에서 정유업계에는 먹구름만 감돌고 있습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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