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정무 감각 없다는' 윤석열...원칙 수사로 이어질까?

[뉴스큐] '정무 감각 없다는' 윤석열...원칙 수사로 이어질까?

2019.10.18.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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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온통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에 관심이 쏠렸던 대검찰청 국정감사.

인상적인 장면도 많았고 논란도 있었는데, 몇 가지 정리했습니다.

먼저 이른바 '정치 9단'도 당황케 했던 윤 총장의 '버럭' 답변인데요.

보고 오시죠.

[박지원 / 대안신당 의원 ; 패스트트랙에 관계된 의원들은 경찰 수사에 응한 사람도 있지만, 안 한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또 검찰이 소환했을 때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도 기소할 것이죠?]

[윤석열 / 검찰총장 : 기소할 거냐 말 거냐 저희한테 질문하시면 저희가 어떻게….]

[박지원 / 대안신당 의원 : 아니 왜 정경심 교수는 소환도, 조사도 않고….]

[윤석열 / 검찰총장 : 아니 지금 의원님 국정감사라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특정인을 여론 상으로 보호하시는 듯한…. 패스트트랙하고 지금 정경심 교수 얘기하고 왜 결부가 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나중에 보시면 저희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어떻게 수사를 했는지, 이제 뭐 조금 있으면 드러날 텐데, 조금 기다려주시죠.]

박지원 의원은 어제 이 상황을 두고 자신이 '검사 10단' 윤 총장에게 졌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아주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라며 향후 패스트트랙 수사를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박 의원의 발언, 들어보시죠

[박지원 / 대안신당 의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역시 박지원은 정치 9단이고 윤석열 총장은 검사 10단이더라고요. (패스트트랙 수사도) 바로 불러서. 만약에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정경심 교수처럼 기소하겠구나. 검사 10단이 정치 9단한테 그렇게 확정적으로 얘기를 제가 받았고 그래서 제가 결과적으로 보면 졌지만 속내로는 이겼다.]

거침없는 윤 총장의 답변 스타일은 채이배 의원의 질의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검찰이 자료 제출을 거부해 국정감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채 의원의 지적에 윤 총장은 어떻게 답했는지 들어보시죠.

[채이배 / 바른미래당 의원 : 제가 10년간 이 전산 관련 사업을 하면서 내부나 외부에 지적된 게 있었느냐 물어봤더니 이거 역시 공공기관 정보에 관한 법률을 제시하면서 안 주세요. 그래서 제가 찾아봤어요. 감사원 홈페이지에 떡 하니 있습니다. 웃긴 거죠. 이미 감사원 홈페이지에 공개될 정도의 자료인데 검찰에서는 이런 것들을 말도 안 되는 근거 규정을 대면서 안 주시는 거는…]

[윤석열 / 검찰총장 : 제출하겠습니다. 제출 안 하면 예산으로 잘라 주십시오. 제출하겠습니다]

윤 총장은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 발언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죠.

어제 국정감사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정무적 감각이 없는 건 변함이 없다'는 말도 했는데요.

하지만 단호하고 거리낌 없는 발언 중에 논란이 된 것도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이었는데요.

들어보시죠.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얘기하는데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면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까? (답이) 어렵습니까?]

[윤석열 / 검찰총장 : 이명박 정부 때 중수부 과장으로, 특수부장으로 한 3년간 특별 수사를 했는데, 대통령 측근과 형. 이런 분들을 구속할 때 별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나고요….]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수사하시던 분 다 좌천시키고 한 정부가 중립성을 보장했습니까? 그 정부 때 그렇게 하신 분들이 중립성, 독립성 얘기하면 소가 웃을 일입니다. 고양이가 하품할 일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검찰의 중립성이 가장 잘 보장됐다는 취지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인데, 논란이 일자 대검찰청 대변인실이 해명문을 냈습니다.

윤 총장이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검찰 수사 과정의 경험 및 소회를 말하려 했는데 답변이 중단되는 바람에 취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원래는 현 정부에서 구체적 사건에 개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려 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검찰 수사 중립성과 관련해 어제 국감장에선 여당 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에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해 외압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여상규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 : 채이배 의원은 같은 법사위원이고, 저는 법사위원장이기 때문에 설득하러 간 것뿐입니다. 그런 사정들을 잘 아시고 수사에 임해달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표창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의장도 무시하시면서 위원장 권한을 절대적으로 보장해달라는 게 말이 됩니까? 위원들의 권위도 보장해 주셔야죠.]

[여상규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 : 그렇게 여러분들이 단체로 나섭니까, 도대체? 특히, 표창원 의원, 그리고 김종민 의원, 경고합니다. 주의하세요.]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여상규 위원! (뭐?) 뭐야 이게 지금. (허, 참 나 정말….) 자기는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위원들은 발언권도 안 주고 말이야.]

이렇게 패스트트랙 수사로 설전이 오간 국정감사 다음날, 검찰은 국회방송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건 처음인데요.

당시 영상 자료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지부진했던 패스트트랙 수사도 속도가 붙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좌고우면하지 않고 어떤 사건이든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윤 총장의 공언대로 수사가 이뤄질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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