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설계부터 전 과정 문제..."위험 알고도 팔았다"

DLF 설계부터 전 과정 문제..."위험 알고도 팔았다"

2019.10.01. 오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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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판매 중간검사 결과…"모든 과정에 문제 발견"
"원금 손실 0%" 모의실험 결과 검증 없이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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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투자 손실 논란을 빚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DLF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중간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금융회사들은 DLF 설계부터 판매, 고령자 대상 등 모든 과정에서 손실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 보호보다는 잇속 챙기기에 바빴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가 현실화한 DLF 사태,

투자자의 눈물 뒤에는 설계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금융회사의 총체적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LF 상품은 외국계 투자은행이 국내 증권사에 소개하고 증권사가 은행에 판매를 제안하는 형태로 시작됐습니다.

증권사 내부에서 원금 손실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상품은 문제없이 발행됐습니다.

위험 관리에 소홀한 건 은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위험 상품을 판매할 때는 내부 심의와 승인을 거치지만, 심의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상품 정보와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도 20%가량이나 됐습니다.

은행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다는 자산운용사의 모의실험 결과를 검증 없이 홍보와 영업에 활용했고,

손실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판매를 이어나갔습니다.

[원승연 / 금융감독원 부원장 : 금리 하락으로 인해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손실 배수 상향 등을 통해 고객, 즉 투자자가 부담해야 할 상품 위험성은 높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사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이미 만기가 돌아온 상품 가운데에는 사실상 전액 손실도 발생했고, 남은 투자액 가운데 상당수는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리게 됐습니다.

[안 모 씨 / 우리은행 DLF 피해 투자자 : 2억 원을 투자했고요. 지금 4천만 원이 안 남았어요. 원금 손실 한 번이라도 얘기했으면 제 나이 65살에 투자를 했겠어요.]

피해 투자자들은 민사소송에 이어 형사적 책임도 묻기로 했습니다.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원장 :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장, 각 은행의 임원과 판매한 PB들을 상대로 검찰에 고발하게 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추가 검사를 진행한 뒤, 법리검토를 거쳐 엄중한 제재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입니다.

금감원은 분쟁 조정을 거쳐 손해배상 여부와 배상비율을 결정하고 이달 안에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YTN 최아영[c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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