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도수 낮아졌는데...'서민 술' 소줏값 오른 이유는?

[팩트와이] 도수 낮아졌는데...'서민 술' 소줏값 오른 이유는?

2019.06.11. 오전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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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민 술'로 대표되는 소줏값이 올랐습니다.

술 도수가 낮아지면서 원료비는 줄었는데, 서민 술값을 올려 주류업체가 이익을 더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그런지 YTN 팩트와이에서 따져봤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 소주 도수 내리면 원료비 절약?

소주는 물과 첨가물, 그리고 알코올 도수를 정하는 주정으로 구성됩니다.

도수가 내려가면 들어가는 주정의 양은 적어지지만, 최근 7년 동안 주정값은 그대로였습니다.

주류업계는 소주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값 0.6원을 아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소주 판매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제품을 예로 들면 6년 전 19도에서 최근 17도까지 낮아져 한 병에 12원씩을 아꼈습니다.

한 해 평균 판매량 18억 병 가운데 도수를 낮춘 제품이 10억 병 정도라고만 계산해도 최소 120억 원을 절약한 셈입니다.

[주류업체 관계자 : (주정이 적게 들어가면) 원재료 가격 인상 요인이 없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크게 이견은 없어요. 그런데 원재료만 가지고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밖에 말을 못하는 거죠.]

■ 다른 비용 탓에 소주 제조비는 증가?

주류업계는 주정값은 아꼈지만 다른 비용은 늘었다고 주장합니다.

빈 병 수수료가 한 병에 12원씩 올라 아낀 주정값을 상쇄시켰고, 물류비와 인건비도 늘었다는 겁니다.

물가가 올랐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영업비밀이라고 하니, 다른 비용을 확인할 길은 없지만, 사실 소줏값이 오르지 않았던 기간, 물가가 소줏값 인상률에 육박할 정도로 올랐던 건 아닙니다.

또, 업계 1위 업체가 최근 3년 동안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준 돈은 천7백억 원.

코스피 평균 배당 성향보다 7배 높고, 당기 순이익보다도 최대 3배나 많다는 점에서 제조비가 경영을 압박할 정도였는지는 의문입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증가) 비용에 대한 부분을 분명히 고지를 해야 합니다. 고지를 하고 왜 우리가 올릴 수밖에 없었는지. 배당과 같은 것은 전혀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고요. 부자재 등이 예년보다 얼마나 올랐는지 (공개해야 합니다.)]

■ 출고가 인상 '소폭' 주점 판매가 '껑충'?

실제 인상 폭보다 소비자 판매가가 더 많이 오르는 건 사실입니다.

1998년 출고가 500원에서 2004년 800원으로 300원 올렸을 때 주점 가격은 천 원 정도 올랐고, 2012년 인상 때도 소비자 가격 인상 폭은 출고가보다 훨씬 컸습니다.

이번에도 업계는 불과 몇십 원 올렸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가격은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서민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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