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2호선, 한강 넘어 일산까지"...주민 반응 '싸늘'

"인천 2호선, 한강 넘어 일산까지"...주민 반응 '싸늘'

2019.05.24. 오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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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기 신도시 조성에 대한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가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천 지하철 2호선을 연장하고 지하 공간을 활용해 자유로를 확충하는 등의 보완책을 내놨는데요.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하린 기자!

어제 정부가 내놓은 교통 대책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어제 교통 대책은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정부청사에서 하는 공식 브리핑은 아니었지만, 김현미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미리 준비한 자료를 보면서 보완책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기존 1, 2기 신도시에 교통인프라가 부족하고, 이 때문에 자족시설 유치도 불리한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개선 구상안'을 내놓았는데, 핵심은 인천 지하철 2호선의 연장 계획입니다.

검단~김포 노선을 일산까지 연결하겠다는 겁니다.

또, 현재 일산 대화가 종점인 지하철 3호선을 파주 운정 신도시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부천 소사와 고양 대곡을 잇는 복선 전철도 일산까지 연장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지하 공간을 활용하는 자유로 '대심도 도로화' 확충 계획도 제시됐습니다.

[앵커]
지난 3기 신도시 발표 당시에도 교통 대책이 나왔고요, 교통 인프라 확충 방안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어느 정도 구체화 된 건가요?

[기자]
어제 발표된 사업 계획 일정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힌 단계는 아닙니다.

인천 2호선 일산 연결 사업의 경우 사전타당성 조사 단계에 있고, 자유로 대심도 도로화 계획도 이제 연구용역이 막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국토부는 아직 완공 시점 등을 예상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완공 시점을 예상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기자]
파주 운정과 인천 검단, 일산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화가 많이 났습니다.

2기 신도시가 발표된 건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부가 약속했던 것들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경우, 신도시 조성 당시 서울지하철 3호선 연결과 GTX 개통이 예정돼 있었지만, 지난해에야 GTX-A노선 착공식을 했을 뿐입니다.

실제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요, 현재 서울로 나가는 교통망이 광역버스뿐입니다.

지난 2006년 발표로 마지막 2기 신도시가 된 인천 검단도 가봤는데요, 곳곳이 터파기 공사 중이고 아파트 홍보관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분양이 시작돼 7만4천 가구가량이 공급 예정인데요, 서울과 더 가까운 곳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선다고 발표된 만큼 청약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1기 신도시인 일산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는데요,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3기 신도시 계획을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을 올리고, 매 주말 연합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앵커]
보완책이 발표된 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한 마디로 싸늘합니다.

주민들은 이미 나왔던 얘기를 재탕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특히 '조기 착공' '교통망 확충' 이란 얘기는 선거철마다 나왔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주민 연합회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GTX, 인천 2호선, 대곡소사선 연장, 3호선 파주 연장 등은 이미 지난 몇 차례의 선거 공약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광역 교통망'은 지자체마다 재정도 다르고 운영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처리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두 달 전 만들어진 게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입니다.

3기 신도시 건설로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뀔지 모른다는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이 큰 만큼, 정부도 추상적인 청사진 대신 꼼꼼하고 구체적인 계획으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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