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국가부도의 날은 과거지만 정경유착, 서민고통은 현재진행형”

[김호성의출발새아침] “국가부도의 날은 과거지만 정경유착, 서민고통은 현재진행형”

2018.12.05. 오전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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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국가부도의 날은 과거지만 정경유착, 서민고통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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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12월 5일 (수요일)
□ 출연자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IMF 원인이 된 한보사태, 정재계·금융계 주도 부실대출에서 비롯
-정경유착 등 국가 부도 사태 근본원인 아직도 해결 안 돼
-경제체질 개선 안 하면 언제든지 국가 위기사태 재발 가능
-산업경쟁력 강화해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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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최근에 극장가에 두 개의 영화가 굉장한 히트를 치고 있습니다. 외국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이고요. 우리나라 영화는 <국가부도의 날> 이런 제목입니다. 하나는 국제사회가 어려운 나라를 도와주자고 하는 소재로 만든 영화고요. 또 다른 하나는 정말로 경제가 추락해서 어려워질 대로 어려워진 한국사회를 그린 영화이죠. IMF, 영어철자 세 개의 줄임말은 ‘국제통화기금’을 말하는 것입니다만, 한국 사람들에게 IMF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제위기, 이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영화가 아닌 현실, 현실로 다가오는 것 아니냐라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우려 가운데 하나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 많은 것 같습니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 연결해서 관련된 이야기를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최배근): 안녕하세요.

◇ 김호성: <국가부도의 날> 영화는 보셨는지요?

◆ 최배근: 제가 연말이라 바빠서 그런지 보고 싶은데 아직 못 봤습니다.

◇ 김호성: 저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보려고 하는데도 자꾸 기회를 놓치고 있는데요. 그러나 오늘의 주제는 영화 자체가 아니라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IMF를 한 번 되돌아보면서 지금 현실이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한 번 알아보고 싶다. 이런 의도로 교수님을 연결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1997년 12월이지 않습니까.

◆ 최배근: 그렇습니다.

◇ 김호성: 그 상황을 다시 한 번 반추해보면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을 좀 해주실까요?

◆ 최배근: 우리가 먼저 용어, 청취자를 위해서요. 부도하고 파산하고는 좀 구별을 해야 한다고 먼저 전제를 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영어로는 부도하게 되면 디폴트(Default)가 되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파산하게 되면 뱅크럽시(Bankruptcy)가 되는 건데. 우리가 개인으로 보게 되면 여러 가지 형태의 자산을 가지고 있잖아요. 부동산이라든가 금융재산 여러 가지 가지고 있는데, 또 그중에는 부채도 끼어 있잖아요. 그런데 그 부채를 상환을 해야 하는데 자기가 부채보다 자산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산을 현금화시키지 못하면 부채 상환을 못 하잖아요. 그랬을 경우 부도가 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파산은 자산을 다 현금화시켜도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때를 파산이라고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당시의 상황은 부도 상황이었습니다. 파산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부채라는 것은 당시에 금융기관들, 은행을 비롯해가지고 종합금융회사라든가 금융회사들의 부채가, 부채는 두 종류로,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원화 단위로 부채가 있을 수 있고, 외국에서 빌려온 이를테면 달러라든가 엔화 자산으로 부채가 있을 수 있는데 한국 돈으로 가진 부채는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가지고 지원해주면 사실은 일시적으로 해결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달러는 찍어낼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달러를 빌려다 쓴 돈들, 엔화를 빌려다 쓴 돈 같은 경우는 만기가 돌아왔을 때 그걸 못 갚게 되면 부도가 나는 거죠. 당시에 우리가 잠깐 기억을 되살리면 97년 1월 달에 그 유명한 한보사태가 터집니다. 한보철강 사태가요.

◇ 김호성: 일종의 전조증상입니다.

◆ 최배근: 그렇죠. 3월 달이 되게 되면 재계 30위권 안에 있는 삼미·진로·대농 이런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요. 그다음에 8월 달에는 우리가 기아가 부도 처리가 되죠. 10대 재벌 중에 하나 들어갔던 기아가요. 그러면서 금융기관들이, 기아에게 대출해줬던 금융기관들이 부실화가 될 게 아니겠습니까. 부실화가 되면서 당시에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많은 달러자금이라든가 엔화자금을 차입해서 돈놀이를 했었어요. 그런데 금융기관들이 당시만 하더라도 외국에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한테 돈을 빌려줄 때는 국가가 정부가 간접적인 보증을 서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확보해야지만 상환할 수 있을 텐데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결국 외환보유고입니다. 한국은행이 확보하고 있는요. 그런데 당시에 외환보유액이 한때 39억 달러까지 급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갚아야 할 돈은 사실 단기외채만 하더라도 수백 억 달러, 수천 억 달러, 천억 달러 넘게 임박하고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 상환을 못하게 되면서 결국 그 상황 속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갚을 수 없으니까 채권자들한테 마음대로 하라는,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 방식은 새 빚을 얻어가지고 헌 빚을 갚는 거죠.

◇ 김호성: 디폴트를 선언하느냐,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느냐. 이렇게 되는 거네요.

◆ 최배근: 그렇죠. 그래서 당시에 선택한 것이 후자의 선택방법이었던 겁니다. IMF한테 그러니까 우리가 새로운 빚을 내가지고 과거의 빚을 청산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던 것이 당시의 상황이었습니다.

◇ 김호성: 자, 교수님. 20년 뒤 지금은 어떻습니까?

◆ 최배근: 지금 사실 보게 되면 우리가 외환보유액 같은 것은 충분히 어느 정도 확보가 됐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제 당시처럼 국가부도 사태가 날 가능성은 저는 굉장히 낮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이런 부도사태가 나게 된 하나의 원인들, 근본적인 원인들은 제대로 개선된 것이 없다, 이렇게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당시에 보게 되면 우리가 한보사태를 제가 말씀드렸는데, 한보가 당시에 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이 5조7000억 원 정도가 부실대출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한보의 부실대출에 정재계, 금융계가 다 관련돼 있었어요. 심지어 뭐냐면 당시에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분하고, 그다음에 안기부 운영차장까지 구속돼서 연루되고 그랬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당시에 산업은행 주도로 외환자금 11억3000만 달러를 외화로 대출까지 해주고, 당시에 아무런 우리가 제재도 안 받으면서 엄청난 돈들이 부실대출이 이뤄진 이런 상황이었거든요. 소위 말하는 정경유착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상황들이 우리가 최근에 목격했듯이 최순실, 삼성, 그다음에 우리가 최근에 삼바 분식회계 사건 이런 걸로 우리가 계속 겪고 있듯이 그런 부분들이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고요.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결국 항상 어려워지게 되면 결국 일반 서민들한테 상당히 고통이 많이 전가된다는 점입니다. 이 고통 전가가 지금도 저는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 있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당시의 상황 속에서 당시에 우리가 어떤 충격을 당했냐면 소위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면서 가정이 해체되고요. 그러면서 소위 말해서 거리에 노숙자들이 발생합니다. 지금 젊은 세대들은 기억을 못 하겠지만 거리에 노숙자가 그 이전엔 없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발생하는데.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가 굉장히 취약해집니다. 내수가 취약해진 상황 속에서 수출 의존적으로 가게 되면서 수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임금인상 억제라든가 정규직 고용 기피라든가, 이런 식으로 하면서 갈수록 내수는 악화되어졌죠. 그게 오늘날의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라든가,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라든가, 영세 자영업자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에요. 이런 게 일종의 경제에 있어서는 적폐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가계소득 강화를 반영한 소득주도 성장이 나온 배경인 것이고요. 그게 사실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동반성장이라든가,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가 가계소득 증대 이런 정책을 썼던 것도 같은 풀이에 두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런 우리가 국가 위기사태는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교훈인 것입니다.

◇ 김호성: 노숙자 문제 얘기하셨는데, 저도 어제 귀갓길에 서울역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만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탓도 물론 있겠습니다만, 굉장히 지하 역사 안에 많은 거리에 내몰린 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소득불평등보다 자산불평등이 더 심각하다는 문제 지적도 예전부터 하고 계시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면?

◆ 최배근: 우리가 지금 이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요. 체질 개선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우리가 그래서 적절한 비유일진 모르겠지만 암환자가 암치료를 하기 위해서 상당한 오랜 기간 동안 치료를 해야 하듯이요. 그다음에 체질도 해야 하듯이요. 효과가 단기간 내에 나타나기 어렵거든요. 결국은 그런데 우리가 그동안 보게 되면 단기간 내에 고통을 참지 못하고 결국 가계부채라든가 부동산 건설투자라는 진통제, 아니, 어떻게 보면 마약에 의존해가지고 임시방편책으로 계속해서 대응해왔던 거예요. 그런데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근본적인 경제 체질, 우리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서 결국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그래서 우리가 우리 체질이 강화돼야지만 감기나 독감, 바이러스가 침투를 안 하듯이요. 결국 외부에 충격이 있더라도 우리가 체질이 결국 개선돼야지만 우리가 이걸 유지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시간상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배근: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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