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산신도시 '헐값 매각'...현대백화점 특혜 의혹

단독 다산신도시 '헐값 매각'...현대백화점 특혜 의혹

2018.12.03.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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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남양주시에 들어선 다산 신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기도시공사가 현대백화점에 땅을 헐값에 넘겨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최금식 전 도시공사 사장이 현대백화점 임원이 있는 앞에서 판매 담당자를 불러 압력을 넣었다는 폭로까지 나왔습니다.

차정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다산 신도시 내에서 이른바 '노른자'로 불리는 땅 입니다.

아파트 밀집 지역인 데다 북부 간선 도로와 붙어 있어서 최고의 입지로 꼽힙니다.

현대백화점이 대형 쇼핑몰을 만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근 땅값은 두 배 넘게 폭등했습니다.

[부동산 중개인 : 애초에 원래 이런 택지들 1차 택지들 분양했는데, 그때는 5억 선에 분양했었거든요. 이번에 분양할 때 얼마가 됐냐 하면 12억선, 10억에서 12억에 분양이 됐어요.]

그런데, 현대백화점이 이 땅을 손에 넣은 과정을 보면, 석연치 않은 정황이 적지 않습니다.

2015년 10월 작성된 경기도시공사 내부 문건입니다.

관련 법이 바뀌어서, 해당 땅에 상업 시설을 지을 수 있게 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나옵니다.

그런데도 경기도시공사는 용도 변경이 이뤄지기 전 서둘러 땅을 매각했습니다.

땅 용도가 도시형 공장 등으로 제한된 상태여서 매각 대금은 1,700억 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부동산 중개인 : 당연히 그런 부분은 저희도 의아해하는 부분이긴 해요. 거기(현대 복합상가 부지)보다 저희가 받은 금액에 비하면 나름대로 특혜를 받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전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이 같은 '헐값 매각'의 배경에 로비와 압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2015년 3월 최금식 전 사장이 토지 판매 담당자를 방으로 불러 현대백화점 임원이 있는 앞에서 얼른 땅을 팔라고 재촉했다는 겁니다.

[전 도시공사 관계자 : 현대백화점 모 상무인가 전무가 있어요. 이 땅을 빨리 팔라고 압력을 넣어요. 사장이 연결해줘요. 둘을 소개를 해줘요. 사장이 사장실로 불러서 빨리 팔라고 (재촉한 거에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계약금만 170억 원이 넘는 땅이었지만,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당첨 받은 건 한 해 매출 수십억 원에 불과한 전기배선업체와 상하수도 공사업체입니다.

이후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한라건설이 이 땅을 샀다가 얼마 뒤 현대백화점 측에 다시 팝니다.

이미 땅 주인을 애초 현대백화점으로 정해 놓고 담합이 이뤄졌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1차 토지 매입 중소기업 : 계약은 잠깐 (한라건설에서 돈을) 받아서 한 거죠. 우리도 일부 냈죠. 한라하고는 협력업체니깐 같이 해보려다가….]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해명했고, 경기도시공사는 당시 상업지구의 활성화를 위해선 조기 매각이 필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산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경기도시공사가 현대백화점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기관의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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