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美,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가격 안정화 기대

[취재N팩트] 美,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가격 안정화 기대

2017.12.11.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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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시각으로 오늘(11일) 아침 8시,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처음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선물 거래가 시작됐습니다.

미국이라는 가장 큰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시작됐기 때문에 세계 무대에서 가격 안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이 소식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박소정 기자!

미국이 오늘부터 비트코인의 선물거래를 시작했네요, 이 내용 먼저 좀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가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늘 아침 8시부터 비트코인의 선물 매매를 시작했습니다.

선물이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일정 시점에 상품을 주고받기로 약정하는 파생상품인데요.

비트코인은 그동안 "투자냐 투기냐"라는 엇갈린 전망 속에 값이 크게 뛰며 심각한 급등락 세를 보였습니다.

가격이 뛰니 투자하고 싶은 사람은 늘어나는데 너무 가격 변동이 컸기 때문에 투자가 어렵다는 요구에 시장이 호응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물거래를 통해 급격한 가격 변동성도 어느 정도 안정화될 거란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미국이 비트코인의 선물거래를 시작한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8년 만에 미국 제도권 금융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상징적인 이벤트입니다.

그동안 그 성격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가상화폐에 금융상품이라는 공식적인 지위가 생긴 셈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높은 변동성 때문에 투자를 할 수 없었던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또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경쟁사이자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도 오는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돌입하면서, 비트코인의 전체 시장 규모도 전 세계적으로 더 커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게 반드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비트코인 값이 과열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에 베팅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금보다 내려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비트코인이 최근에는 좀 알려졌지만, 이게 어떤 건지 거래는 어떻게 하는 건지 아직 생소한 분들도 있을 듯합니다.

간략하게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만들어진 가상화폐의 하나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 기술 덕분에 화폐 가치와 거래 내역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암호화폐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 비트코인은 '채굴'이라고 하는 행위를 얻을 수 있는데, 슈퍼컴퓨터가 필요한 무척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나를 받게 되는 식입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중앙정부 등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행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 가치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법정화폐도 아니고, 적어도 국내에서는 카드와 같은 결제수단도 아니고 금융상품으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사설 거래소에서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이뤄지는데요, 흡사 주식시장을 떠올리면 됩니다.

호가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자연스럽게 시세도 조정됩니다.

다만, 실물이 없다 보니 투자자들은 각자 전자지갑을 만들어서 비트코인을 주고받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보다 특히 우리나라가 더 비싸고 가격 급등락도 심하다고 하던데 그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우리나라는 '코리아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국제 시세보다 10~30% 정도 더 비쌌습니다.

그만큼 시장이 더 과열돼 있다는 건데요.

앞서 비트코인이 가진 블록체인 기술의 산업적 잠재력과 2,100만 개만 만들어지는 희소성이 더해져 그 가치가 급등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만 이렇게 가격이 급등하는 건 사실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이는 시장 자체가 급격한 가격 변동성이 있다 보니 단기적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가 몰리고, 거기에 막연한 투기심리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 앞서 지난 4월 일본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며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안기를 시도했는데요.

이때 비트코인 값이 크게 올랐는데, 일본과 인접한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비슷한 기대심리가 퍼지면서, 국내 시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제도권으로 끌어안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잖습니까?

TF까지 꾸려 가격 급등세를 규제하기로까지 가닥을 잡았는데, 규제책은 언제쯤 어느 정도까지 나올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정부는 비트코인을 제도권 금융으로 포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경하게 밝혔습니다.

우선 정부 측 입장을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용범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가상통화는 화폐나 금융상품의 기본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정부가 가치의 적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정부는 제도권에선 비트코인의 가치를 보장하지 않을 테니, 막연한 기대심리로 투기에 참여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겁니다.

실제 이와 같은 여파로 지난 8일 한때 2,400만 원까지도 올랐던 가격은 주말 이틀 새 1,400만 원 밑으로 가파르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비트코인의 값이 급등한 것은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할 것이란 기대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무래도 정부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공식 지위를 인정하면 가격이 더 오를 테니까요.

그런데 정부가 아예 이런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선 겁니다.

현재 정부는 법무부를 주축으로 하는 TF까지 꾸려 이번 주에 관련 대책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먼저 정부는 미국이 선물거래를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의 선물거래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 자체도 원칙적으로 할 수 없게 할 계획입니다.

해킹과 거래 지연과 같은 소비자 피해를 방지할 안전판을 마련한 업체에 대해서만 일부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정부는 기업이 새로운 가상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모금행위도 금지하는 등 전방위 규제에 나설 방침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규제안 확정과 시행 시기는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도 정부의 대책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박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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