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나라 프랑스 음주운전 '철퇴'

와인의 나라 프랑스 음주운전 '철퇴'

2016.05.24.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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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음식에 와인 한 잔 꼭 곁들이는 프랑스는 음주운전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엄격한 처벌은 물론, 아예 음주운전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염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프랑스 버스 운전기사 후세인 씨는 운전석에 앉으면 곧장 손바닥만 한 기기 하나를 꺼냅니다.

바로 음주 측정기입니다.

검사를 통과해야만 차에 시동이 걸립니다.

알코올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30분 뒤에, 또 나오면 2시간 뒤에야 다시 검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음주운전 처벌 기준은 우리와 같은 혈중알코올농도 0.05%.

하지만 버스 운전기사는 0.02%로 아예 술을 입에 대지 못하게 했습니다.

[후세인 / 프랑스 버스 운전기사 :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측정이 됩니다. 예전에 음주 측정기가 없을 때는 술을 마시기도 했는데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운전을 시작한 지 3년이 안 된 '초보 면허' 소지자 역시, 버스 기사만큼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크리스토퍼 하몽 / 프랑스 도로안전협회 이사 : 초보 운전자들은 경험이 적어 실수하기 쉽고, 젊은 층의 라이프 스타일이 달라서 술 마시고 주말에 한두 잔 마시면 제어하기 힘들게 됩니다.]

프랑스에서는 음주운전 사고로 1년에 9백 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습니다.

축제가 열릴 때면 음주 운전자 2명 가운데 1명은 와인 1병을 마신 상태로 운전대를 잡을 정도입니다.

음주 운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범칙금은 최저 18만 원부터, 혈중알코올농도 0.08%를 넘으면 최고 6백만 원과 함께 징역 2년에 처해집니다.

또 한 번 단속된 사람은 버스처럼 음주운전 측정기를 의무적으로 달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식사 때마다 와인 한 잔 빼놓지 않는 프랑스에서는 술을 마시고 운전했을 때 사고 위험이 큰 사람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음주운전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YTN 염혜원[hye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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