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대규모 정전 사태 생생한데...불황에 전력 남아돈다

[뉴스큐] 대규모 정전 사태 생생한데...불황에 전력 남아돈다

2015.07.21.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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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래, 기자]
"예고 없는 정전에 서울 곳곳에 승강기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119 구조대에 접수된 신고 건수만 전국에서 천 건을 넘었습니다. 일부 병원의 업무도 중단됐습니다."

[간호사, 2011년 9월 대규모 정전 당시]
"컴퓨터 자체가 다운됐으니까 처방전 프로그램이 되질 않아서 (처방을) 할 수가 없어요."

[최중경, 2011년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어제 정전사태로 불편을 겪으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2011년 9월, 대규모 정전 사태 기억하실 겁니다.

정부 당국이 전력 수급 조절에 실패하면서 결국 강제 정전을 시행하게 된 건데요.

이후 블랙아웃에 대한 공포로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매년 여름, 겨울에는 강제 절전 등 국민의 고통 분담은 되풀이됐죠.

[오용선, 롯데백화점 본점 지원팀 (2013년)]
"매장 내 간접조명과 불필요한 조명은 소등하고 실내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정부의 전력규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경민, 서울 구로동 (2013년)]
"지하철뿐만 아니고 지금 쇼핑몰이랑 다 너무 더워요. 솔직히 많이 짜증 납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렇게 블랙아웃을 걱정해야 했는데 올해는 오히려 남아도는 전기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과거 여름철 전력피크 때면 한자릿수로 떨어지곤 했던 전력예비율은 지난주에는 평균 29.2%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생산 가능한 전력이 100이라면 30은 쓰지 않고 그냥 놀려두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일일 최대치 기준 이번 달 1일부터 19일까지 전력 공급 능력은 지난해보다 5% 증가했는데 평균 전력 사용량은 2.9% 감소했습니다.

2011년 대정전 이후 원전과 화력, LNG 발전 건설을 대규모로 추가 건설에 들어가면서 전력 공급량이 늘었지만, 불황 때문에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며 전력 수요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자라는 것보다는 남아도는 게 낫겠지만, 최근 예비율 수치를 보면 전력 과잉 생산 논란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사회적 비용을 무시한 채 발전 설비를 과도하게 확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단기 전력수급 결과를 가지고 장기 수급 계획을 세우려 한다면 전력 부족과 과잉 사태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장기적 시각에서 보다 엄밀한 계획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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