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욕설·파행"...반복되는 '국감 무용론' 막으려면?

"막말·욕설·파행"...반복되는 '국감 무용론' 막으려면?

2025.10.11. 오전 05: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올해도 막말과 욕설, 파행 사태가 재연될 거라는 우려가 적잖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국감 무용론'을 불식시키고, 국정 전반의 감시와 대안 마련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정희 유신 헌법에서 폐지됐던 국회 국정감사 제도는 1987년 헌법 개정으로 부활했습니다.

여야를 떠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민심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날카로운 정책 질의의 국감 스타도 등장했습니다.

[박용진 /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년 국정감사) : 교비를 가지고 유치원 원장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 숙박업소에서 사용하고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용품을 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고성과 막말,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이원욱 / 당시 국회 과방위원장(민주당, 2020년 국정감사) : 얻다 대고 당신이야! 이 사람이!]

[박성중 / 당시 국민의힘 의원 (2020년 국정감사) : 이 사람이 지금, 얻다 대고. 나이도 어린 게.]

[이원욱 / 당시 국회 과방위원장 (민주당, 2020년 국정감사) :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 사람이!]

[박성중 / 당시 국민의힘 의원 (2020년 국정감사) : 이 사람이 정말. 확 쳐버릴라.]

자극적 표현도 논란이 됐습니다.

이른바 김건희 간담회에서 연주한 국악인에게 정당한 절차와 보상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하려다 나온 '기생집'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양문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년 국정감사) : 이분들이 기생인가요? 갑자기 기생집으로 만들어 놓은 거잖아요. 대통령 부인 왔다고 공연 상납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도, 최소한의 품격도 사라지면서, 피감기관 측 발언도 세졌습니다.

비속어는 물론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용현 / 당시 국방부 장관 (2024년 국정감사) :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건 'X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규 / 당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2024년 국정감사) : 아, XX. 사람을 죽이네, 죽여.]

[최민희 / 과방위원장 (2024년 국정감사) : 녹화·녹음이 다 돼서…. (위원들이) SSI까지 들었다고 했는데 그 뒤에 BAL까지 다 나왔어요.]

알맹이 없는 망신주기 질의와 호통 갑질, 불러 놓고 묻지 않는 '병풍 출석'도 씁쓸하지만, 익숙한 풍경입니다.

이 같은 악순환, 여야 모두 강성 지지층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정치 지형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유튜브나 SNS 속 짧은 동영상의 효과가 주목받으며 단시간에 우리 편에 통쾌함을 주는 발언이 국감장을 점령했습니다.

실종된 '여야 협치'는 기름을 부었습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주요 목표로 '내란 청산'을, 국민의힘은 정부 무능과 독선을 점검하겠다고 벼르며 대치를 예고했습니다.

[김병기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9월 21일) : 내란책임과 실체 규명 없이 대한민국의 정상화는 불가하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신념입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원내대표 (9월 1일) :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이재명 정권의 무능한 국정 운영에 대해서 처절하게 맞서 싸우겠습니다.]

일회성 질의에 그치지 않도록 피드백 의무화나 상시 국감 체제로의 전환 등 대안이 거론되지만,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정국 주도권 다툼의 장으로 변질된 국감장에서, 묵묵히 공들인 '정책질의'가 주목받도록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김희정
디자인;지경윤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