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라진 외교·안보라인 '엇박자'...대북정책 놓고 혼선

도드라진 외교·안보라인 '엇박자'...대북정책 놓고 혼선

2025.10.03. 오후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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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외교·안보 관련 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북 정책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 서로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동맹파'와 '자주파'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신중한 메시지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외교·안보 라인의 '엇박자 논란' 중심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서 있는 형국입니다.

정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9·19 군사합의 복원 전이어도, 군사분계선 일대 사격 훈련과 실기동 훈련을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간담회를 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관련 질문을 받고, 훈련이란 건 감각을 익히는 것이라며 접경지 훈련을 당장 멈추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놓고도 정부 내 이견이 표출됐습니다.

정 장관은 '평화적'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북은 '사실상의 두 국가'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남북은 통일될 때까지 잠정적인 특수관계라며 정부는 두 국가론을 지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같은 혼선을 두고 이른바 '동맹파'와 '자주파'의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와 남북관계를 강조하는 자주파의 대립은 북핵 위기와 이라크 파병 등을 놓고 노무현 정부 시절 본격적으로 공론화됐습니다.

고위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실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동맹파'로, 정동영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자주파'로 분류됩니다.

전문가들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엇박자가 반복될 경우 무엇보다 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 왜곡된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됐고 또 인수위가 없어서 그런 부분에 한계가 있긴 합니다만 이러한 중요한 정책은 빨리 공식적인 정책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달 말 치열한 한반도 외교전이 예고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관된 대외 메시지 관리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영상편집 : 이은경
디자인 : 임샛별


YTN 이종원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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