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마케팅'부터 '배신자 야유'까지...악순환 풀 해법은?

'태극기 마케팅'부터 '배신자 야유'까지...악순환 풀 해법은?

2025.08.16. 오전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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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야유에 고성·욕설…"난장판 전당대회" 비판
과거에도 당내 경쟁 과열…’친이 vs 친박’ 대표적
8년 전 현직 대통령 첫 탄핵…당권 싸움 양상 변해
’태극기 부대’ 겨냥 마케팅…당내 주요 선거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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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비전·혁신 경쟁이란 취지가 무색하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탄핵 공방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과거 '태극기 부대' 겨냥 마케팅부터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배신자 소란'까지, 악순환을 풀 해법을 찾아야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배신자! 배신자! 배신자!"

탄핵 찬성 후보를 향한 '배신자' 야유에 고성과 욕설, 대선 패배 상흔이 고스란히 남은 국민의힘의 현주소입니다.

예전에도 집안싸움은 종종 극한 대치로 이어졌습니다.

친이-친박, 친박-비박의 길고 긴 내부투쟁 역사, 이 설전으로 시작됐습니다.

[박근혜 /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2007년) : 양파처럼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오는 후보!]

[이명박 /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2007년) : 양파 껍질은 벗기면 벗길수록 양파만 나오고 속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러분!]

하지만 8년 전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지지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며 당권 싸움 양상도 달라졌습니다.

탄핵을 부정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극렬 지지층, '태극기 부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등장한 겁니다.

입당 4개월 차 정치 초보가 '태극기 표심'을 등에 업고 제1야당 최고위원에 당선된 게 대표적입니다.

노래까지 불러가며 구애한 결과였습니다.

[류여해 / 당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2017년) : 저와 함께 노래 불러 볼까요? 태극기 휘날리며….]

성공 사례는 경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카우보이 모자 착용에 거수 경례 같은 퍼포먼스는 기본, 국정농단 주요 증거인 태블릿 PC 조작설까지 공개적으로 거론됐습니다.

[김진태 /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 (2019년) : (태블릿 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계시는 겁니까?]

[황교안 /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 (2019년) :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선거 연전연패, 당세가 쪼그라들수록 콘크리트 지지층 목소리가 더 과대 반영되며 수도권·중도를 바라봐야 한단 후보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오세훈 /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 (2019년) : 이제 와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우리는 바로 '탄핵 부정 당'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대통령 탄핵,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백만 구독자를 배경으로 하는 보수 유튜버가 페달을 밟고, 선택적으로 정보를 흡수한 강성 당원이 뒤를 받치며 더 조직적으로 당내 여론을 흔듭니다.

'윤 어게인' 활동과 전당대회 소란의 당사자, 전한길 씨 앞에 최고위원 후보자 4명이 나란히 앉아 구명 운동에 나섰고,

[김재원 /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지난 11일, 유튜브 '고성국 TV') : 출입 금지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보복 조치가 아닌가…. 당 지도부에 강력히 요구를 했고….]

[김태우 /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지난 11일, 유튜브 '고성국 TV') : 적절한 정도의 얘기를 했을 뿐인데 방청객들의 호응이 굉장히 컸던 거죠.]

계엄은 비상대권이라는 '탄핵 반대 주자' 김문수 후보에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질책까지 나왔습니다.

[전한길 / 유튜버·전 한국사 강사 (지난달 31일, 유튜브 '전한길뉴스') : 머뭇머뭇하지 말라고. 왜, 겁쟁이입니까? 김문수 후보님께 진짜 따지고 싶고. '전한길 면접 보러 가느냐' 이런 데 프레임 짜여서 피한다면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보수 유튜버의 극단적 주장에 전당대회 판세가 요동치면서 당권 경쟁 투표 방식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원 투표 100%에서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바뀌었지만, '강성 지지층 과표집'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의원들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막상 선거전 자체는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당 권력 '진공상태'를 틈탄 '강성 마케팅' 경쟁, 특단의 대책 없인 또 반복될 거란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이주연
디자인 : 정은옥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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