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지하주차장 수여로 전락?...'삼정검' 수여 논란

대통령→지하주차장 수여로 전락?...'삼정검' 수여 논란

2025.05.26. 오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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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장성 진급과 동시에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것이 삼정검입니다.

호국과 번영, 통일의 가치를 달성하라는 의미를 담아 수여해 왔는데, 대통령이 공석이 된 후 삼정검을 지하주차장에서 지급하려다 재검토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박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칼자루 끝엔 태극 문양, 칼집엔 대통령 휘장인 봉황과 무궁화가 새겨져 있습니다.

길이 1m인 흑색 바탕의 이 칼은 첫 장군 반열에 오른 군 준장, 이른바 '원 스타'에게 수여돼 온 삼정검입니다.

과거 대장 진급자만 청와대로 초청해 주던 것을 7년 전부턴 준장 진급자도 대통령이 직접 수여해왔습니다.

육·해·공군이 하나가 돼 호국과 통일, 번영이라는 삼정의 가치를 반드시 달성하란 의미와 함께 책임과 명예도 담겼습니다.

그런데 이 삼정검이 최근 한 군 행사장 건물 주차장에서 수여될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하반기 준장 진급자 70여 명에게 국방컨벤션 지하주차장에서 삼정검을 받아가란 공문을 내린 겁니다.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공석이 되고, 대통령이 수여하는 상징성 때문에 대행이 지급하기엔 애매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 여러 의미가 담긴 삼정검을 보급품 나눠주듯 한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수여를 중단하고 방식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전하규 / 국방부 대변인: 주차장에서 개별적으로 본인이 수여해 가고 그런 것은 아닌데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으셔서 국방부가 적절한 방안을 지금 검토를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삼정검 수여 자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잇따릅니다.

과거 1979년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신군부 시절, 처음으로 이를 수여하는 전통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군은 삼정검 수여 자체를 중단할지 당장 검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반복된 비상계엄으로 대·내외적인 위기와 국민적 피해가 잇따른 점을 고려했을 때, 삼정검 전통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거로 보입니다.

YTN 박희재입니다.



촬영기자 : 우영택
영상편집 : 서영미
화면제공 : KTV


YTN 박희재 (parkhj02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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