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화합주' 마신 한일 정상...반대 여론 설득은 과제

[뉴스큐] '화합주' 마신 한일 정상...반대 여론 설득은 과제

2023.03.17. 오후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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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의 새 시대를 강조했습니다. 한일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주고베 총영사를 지낸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공동성명, 공동선언이 있었으면 그 문장이나 명제를 놓고 분석을 할 텐데, 없었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흘러나온 얘기들, 공동회견에서 나온 확인된 내용들을 교수님과 짚어보겠습니다. 85분간의 정상회담. 기시다 총리는 벚꽃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교수님이 보신 정상회담 총평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양기호]
상당한 성과도 있었고, 그렇지만 역시 한계도 봤던 그런 정상회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과거사 문제가 한일 정부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 간에 커다란 소통과 대화의 장애물로 있었던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게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 계속 진행 중이지 않습니까, 지금도. 이것을 언젠가는 해결을 해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통 큰 양보를 했고 또 직접 가셔서 재계와의 만남이라든지 또는 지소미아, 수출 규제 이런 등등의 것들을 비교적 제가 보기에는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한 것은 상당히 적지 않은 성과라고 봅니다. 역시 냉각 관계에서 이걸 해빙 구도로 바꾼 것은 적절한 성과이고요. 단지 역시 박진 외교부 장관께서 물의 반이 찼다고 했는데 그 반을 일본이 채워야 되는데 그것은 거의 차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는 일본의 호응 조치는 사죄, 보상면에서는 거의 없었다고 봐야 된다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앵커]
그 질문 드리려고 했는데 워낙 박진 장관이 표현한 것 때문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거든요. 교수님 역시 그 물컵의 반을 채우지 못했다고 평가하시는 거군요?

[양기호]
맞습니다. 예를 들면 사죄, 보상 이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한 관건이었는데요. 사죄면에서는 구체적으로 우리 측에서 마지막까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나와 있는, 거기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한다고 나와 있고 또 그 안에는 한반도에 끼친 다대한 고통과 손해에 대해서 통절한 사죄와 반성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문구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가. 통절한 사죄와 반성이 맞는 거죠. 그런데 만약에 그게 정 어렵다면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지향한다는 정도가 들어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이 있는데, 그냥 과거에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한 기존 내각의 담화를 계승한다 정도만 나와 있어서 사실상 그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은 거죠. 그런 점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시다 총리가 말한 과거는 모호하다?

[양기호]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계기는 뭐냐 하면 윤석열 정부에서 통큰 양보를 했거든요. 이렇게 국내에서 지금 큰 사안이고, 피해자가 반발하고 있고 야당이 이렇게 반발하고 있고 그다음에 본인의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갈 정도로 통큰 양보를 했는데 사실 그에 걸맞은 사죄라든지 보상안이 나와야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 20년간 어떤 면에서는 일본 피고 기업들도 법정에서 다퉈온 거죠. 그리고 패소했고. 그러면 법치국가라면 받아야 마땅한 거죠. 그런데 그런 점에서는 일본 정부나 기업이 조금만 양보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제 전혀 보이지 않아서 아쉬운 대목입니다.

[앵커]
호응만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분석을 해 주셨는데 오늘 윤석열 대통령 한일 경제인 단체 만난 자리,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을 했습니다. 여기에 참석한 행사의 의미를 짚어보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양기호]
저는 크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5개 기업에서 회장들도 가셨고 전경련과 경단련의 공동 기자회견도 있었고 그런 점에서는 사실은 여러 가지 심적인 장애라는 게 있거든요. 기업들은 역시 제 경험으로는 약합니다. 정부에 대해서. 일본은 특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한일 관계가 기존에 좋지 않다 보니까 무역이라든지 한국에 대한 투자, 그다음에 한일 공동 제3국의 진출, 이런 것들에 대해서 기업들이 굉장히 소극적이거나 안 하거나 미루거나 이런 상태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심리적인 장애물을 제거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저는 성과는 있었다, 이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다시 대통령 일정으로 돌아오면, 1박 2일의 짧은 일정, 실무 방문임에도 일단 국빈급 의전이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거든요. 우리가 아까 말한 정상회담의 내용과는 별도로 이렇게 각별한 예우를 했다면 의도가 있었을 텐데 어떤 의도였을까요?

[양기호]
역시 일본 측에서 본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통큰 양보는 큰 겁니다. 외교적인 승리에 가깝고 최근에 여론조사를 해 봤더니 기시다 총리가 4% 지지율이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은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적어도 외교적인 승리이고, 한국에서 받아낸 중대한 쟁점에 대해서, 그런 양보에 대해서 기시다 총리가 잘했다는 평가가 들어 있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정말 환대하고,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일본은 미일 관계도 일본 측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또 앞으로 적어도 자기 임기 중에 한국이라는 쟁점 자체가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 선 거죠. 그런 점에서는 환대하는 분위기가 자민당 내에도 분명히 있고, 그리고 일본 국민 내에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여론조사 말씀하셔서, 아까 황보혜경 기자 리포트 속에 대통령 부정평가는 같은 외교를 이유로 2%포인트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 확대회담에 앞서서 소인수회담도 격식 없이 치러졌다, 이렇게 전해오기도 했었고 또 만찬이나 친교 시간에도 화합주 이야기도 나오고요. 뭔가 격식 없이 자유롭게 이루어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을까요, 성과를?

[양기호]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국가 대 국가의 외교라는 것은 역시 정상회담이 크거든요. 정상 간에 불신이 있으면 역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고 역시 외교 당국이라든지 재계라든지 시민사회라든지 학계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상호 신뢰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또 일본 정치인들은 스킨십을 중요시하거든요. 이 사람을 자주 만나서 과연 신용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그런 점에서는 이런 통큰 양보에 대해서 일본 나름대로는 앞으로도 같이 일할 수 있는 파트너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고 그런 점에서는 상당히 환대 분위기는 분명히 있었다고 봅니다. 원래는 한 번 식사하지 두 번까지 식사하지는 않거든요. 원래는 국빈 방문하면 대개 2박 정도 하면 2번 만찬 정도 하는데 이건 1박 2일로 끝나는 것이고, 이번에는 실무 방문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약간 친교를 더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이 화면만 놓고 봐도 앞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첫발을 뗀 모습. 사실 기시다 총리가 한국의 소주와 일본의 맥주를 섞은 거였나요? 그걸 한일 우호의 맛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마는 아직 그 맛이 양국 국민들에게까지는 전달되지 않은 게 아쉬운 부분 아니겠습니까. 그런 대목 중에 하나가 강제동원 해법에 대한 후속조치인데, 대통령이 구상권 행사는 상정하지 않는다고 확인을 해 줬고, 기시다 총리, 앞서 우리가 얘기한 대로 사죄, 반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를 통해서도 한번 확인된 내용인데 다시 한 번 질문드리면 어떻습니까?

[양기호]
구상권은 일본이 마지막까지 저항했을 겁니다. 구상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정상회담이라든지 한일 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것이 일본 측 생각이고 그러니까 이 문제는 끝내고 싶은 것이고 청구권 협정으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것이 일본 측의 생각이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구상권은 사실 우리 정부로서는 행정안전부 산하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갖고 있다고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상권을 자기가 재임 중에는 대통령께서는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건데 문제는 이 재단이 구상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원고가 있고 피고가 있는데 구상권이 제3자로서 주체가 될 수 있기 위해서는 원고하고 피고가 동의를 해야 되거든요, 그 부분을. 그런데 이미 지금 원고이신 피해자분들께서는 이미 그 돈을 받지 않겠다 해서 거기는 일단 손절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일본 측도 이것은 강제동원이 아니라고 일본은 보고 있기 때문에 강제 자가 들어 있는 재단에 대해서는 일본 기업이나 다른 정부는 전혀 출연할 수 없다라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는 원고도 그렇고 피고도 그렇고 구상권 행사의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는 거죠. 지금 단계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럴 경우에는 구상권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정부로서는 구상권을 재단이 가지고 이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면 좋겠지만 끝까지 저항할 경우에, 반대할 경우에 피해자들은 다른 트랙으로, 지금 이번에 채권 추심하듯이 그렇게 현금화로 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것은 정부 간에 해결이 됐다고 해서 된 게 아니라 이것은 어디까지 민사소송입니다. 이건 당사자가 해결하는 거지, 정부가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앵커]
그걸 일본 정부도 주목하고 있고 일본 내부의 여론도 주목을 하고 있는데 앞서 들으신 대로 피해자 단체는 구상권 행사는 상정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서 망언이라고 규정을 했습니다.

[양기호]
그 점은 역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잖아요. 대법원의 판결이 있는 겁니다. 그 부분은 피해자들분이 보시기에는 외국에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멀리 나갔다. 너무 나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두고도 국내 정치권에서도 해석이 갈리고 있습니다. 1998년 선언 포함해서, 김대중-오부치 선언 포함해서 역대 내각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 이렇게 얘기는 했는데 명확하게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과나 반성에 대한 발언이 없다 보니까 여권에서는 크게 보면 사죄의 뜻이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달리 보는 측면이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양기호]
일본 내에서는 더 이상 사죄, 반성하지 않을 겁니다.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고 이것은 위안부 문제하고 약간 다릅니다.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가 있고 또 일본 정부가 그때는 아베 총리가 통절한 사죄 반성한다고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청구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유상 2억 달러, 무상 3억 달러로 토탈 해서 한꺼번에 다 준 것으로, 그 안에 다 포함됐다고 본 겁니다. 그런데 우리 대법원 판결은 정신적 위자료를 내라는 거죠. 개인 청구권은 살아있고 당시 청구권 협정이라는 것은 재산의 분리. 한국과 일본의 재산의 분리였기 때문에 그 안에는 개인 보상액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는 한국하고 일본의 해석이 다르죠.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강제동원 판결 이후 꼬여 있던, 얼어 있던 양국 관계가 개선의 출발점에 서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셔틀외교 재개, 지소미아 정상화, 수출 규제 해제 같은 꼬여 있던 것들이 풀려가는 모양새이기는 합니다. 득과 실을 따져본다면 어떻습니까?

[양기호]
반반이라고 봅니다. 결국 문제는 귀국하신 다음에 국내에 엄청난 반발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예를 들면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다행인데 사법적인 절차는 계속 진행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정부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게 하나 고민이고, 또 하나 자주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문제. 일본은 곧바로 추진합니다. 그리고 강제동원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일본 측은 이번 회담의 결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리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이것도 곧 다가옵니다, 두 달 후로. 이럴 경우에 한일 관계는 한미와 한중 관계와 다릅니다. 과거사 문제가 있고 야스쿠니 문제, 교과서 문제, 독도 문제가 있는데 이게 항상 잘해 보자 해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항상 투트랙으로 관리를 해온 건데 일단 통큰 양보를 해서 진전이 있었으니까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야말로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의 시험대에 올랐었다라고 보고 싶습니다.

[앵커]
이번에 말씀하신 것처럼 기대만큼 호응이 없었기 때문에 과연 앞으로 어떤 호응을 할 것인지, 그 앞으로 과정들을 많이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만큼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언제 이루어질지 이 부분도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양기호]
지금 5월달에 히로시마 본인의 지역구거든요. 거기서 G7 정상회담, 아마도 우리 윤석열 대통령도 가시고, 그러고 나서 빠르면 6월달에는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6월에는 선거가 없으니까. 그런데 와서 중요한 게 아니라 와서 추가적인 호응 조치를 과연 가지고 오느냐.

[앵커]
뭘 가져올 것이냐.

[양기호]
그렇죠. 만약에 와서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 피해자들의 반발심은 더 커지죠. 우리 국민들도 더욱더 서운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러니까 그런 조건이 맞은 상태에서 일본 측도 조금 더 양보를 하고 그리고 전범기업들도 당장 돈이라도 내놓는다는 언급이라도 하고 그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우리 외교 당국은 피해자들하고 더 만나야 됩니다, 힘들더라도. 그래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이라도 성숙된 관계에서 방한을 해서 셔틀외교를 그야말로 명실상부하게 재개하는 게 맞습니다.

[앵커]
만약에 6월 이후라고 예상을 한다면, 대체적인 관측이 그 시점이기 때문에. 한 두 달 남았거든요. 그 시간 동안 물밑접촉을 한다면. 아까 교수님께서 최소한, 최대한 끌어와야 된다고 하셨거든요. 그 호응, 이번에 못 받아냈던 호응. 사죄 측면이건 보상 측면이건 어떤 물밑접촉이, 외교가 있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양기호]
기본적으로 이번에는 전면적인 교류, 파트너십이라는 게 그런 거거든요. 정부뿐만 아니라 재계, 국민 전부 다 교류하는 걸 파트너십인데 이번에는 우리가 가서 전면 교류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답방으로 기시다 총리가 올 때는 사죄, 보상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일정 정도 진전된 메시지가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그게 없으면 오히려 사태는 더욱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구나 그때는 이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라든지 시작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그야말로 어제, 오늘은 좋았지만 이 분위기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가. 그래서 한일 관계가 어려운데, 한일 정부, 한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해법이 있어야 됩니다. 그게 참 쉽지 않아요.

[앵커]
한일 재계가 파트너십 기금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혹시 여기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는 없는 겁니까?

[양기호]
그것은 사안의 본질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까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벌써 12년 전부터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장학기금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피해자 단체에서 배상을 해야지 왜 장학기금으로 때우려고 하느냐. 그건 안 된다 해서 결렬된 겁니다. 11~12년 전에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그러니까 그 부분은 미래지향적인 관계에서 뭔가 밝은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사안의 본질은 아닙니다.

[앵커]
미쓰비시 기업이 참여한다면 뉘앙스가 달라지는 건 아닙니까?

[양기호]
그것은 저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사안의 본질은 배상은 아니죠. 그건 약간 매우 우회적인 방식이고 또는 대법원 판결하고는 멀리 동떨어진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앵커]
아까 YTN이 확인한 협상 자료집 내용을 보니까 신호 기자가 보도한 내용인데 말씀하신 원안이었던 당시 미쓰비시 중공업은 직접 재단에 돈을 내겠다고도 밝혔고 유감 표명도 제안했지만 이번 기금 발표에서는 빠졌다. 그래서 2012년보다 못한 결과다라는 평가가 있더라고요.

[양기호]
맞습니다. 우리 정부로서는 원래는 대법원 판결대로 돼야 되는데 그렇게 되기는 부담이 있으니까 우리 정부가 제시한 것은 한일 양국 정부 기업의 기금입니다. 기업의 기금으로 보상을 하고 우리 정부도 추가적으로 돈을 내서. 지금 사실 15명뿐만 아니라 1066명이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이 문제는 또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것을 사실 완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그런 기금을 내겠다고는 이야기했는데 일본 측에서 그것도 거부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법정 소송, 또는 한일 양국 정부, 당국 간의 협상, 이런 부분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발표가 나온 부분이 없지 않아 있죠. 그것은 사실 부담이에요. 일본도 부담이고 우리도 부담입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진실공방으로 번질 수도 있는 그런 논란일 것 같은데 독도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민감한 현안들이 거론됐다고 일본 언론 NHK가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일단 대통령실 최종 입장은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어떻게 흘러갈까요?

[양기호]
우리 대통령실의 발표를 믿어야겠죠. 그렇지만 일본의 관방부장관이라든지 NHK에서 보도가 나왔다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같은 경우는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하고 그리고 기시다 총리가 당시 외상이었거든요. 그런데 2015년 12월에 서울에 와서 기자회견 방식으로 해서 합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본인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부분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고, 그러니까 일본군 위안부 문제하고 강제징용 이 두 개의 가장 핵심적인 과거사 쟁점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번에 통큰 양보를 했기 때문에 그 문제까지 포함해서 한국 정부나 단체가 두 번 다시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도록 하는 기대감은 표시했을 수 있죠. 본인이 당사자이고 4년간 외상을 했습니다. 이 부분을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 것은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우리 정부는 그런 게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고 이 문제는 30년 지나면 외교 문서로 나올 수도 있고 또는 조금 더 오래 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앵커]
참고로 기시다 총리가 2015년에 당시 일본 외무상이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합의 내용을 발표한 바 있었는데 일본 NHK가 기시다 총리가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과거 양국 간 합의에 착실한 이행을 한국 측에 요구했다라는 보도였거든요. 좀 구체적이기는 합니다, 보도 내용이.

[양기호]
사실 기시다 총리가 외상할 때 회견이 끝나고 2015년 12월에 돌아가고 나서 그다음 해 1월에 일본 측 기자들을 모아서 10억 엔 주고 이 문제는 한일 합의로 다 끝났다. 그렇게 두세 번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본인은 이 문제는 끝났는데 또다시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된 것도 있고 한국 측이 약속을 어겼다고 보는 것이고, 본인이 이야기하는 건전한 한일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지금 2021년 1월달에 판결이 나왔습니다. 일본 정부가 패소했어요. 피해자들에게 일본 정부가 법대로라면 1억 원씩 지급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도 또 남아있는 상태거든요. 이건 본질적으로는 강제동원 문제하고 거의 비슷합니다. 재판의 결과가 나와 있다는 점에 대해서. 그러니까 그런 점에 대해서는 본인은 부담은 있을 거라고 봅니다마는.

[앵커]
앞서 교수님, 정부가 피해자들 자주 만나야 된다라고 말씀도 해 주셨는데 국내 여론이 어쨌든 부정적인 만큼 이 부분을 풀지 않으면 해법을 찾는데 문제도 많지 않습니까?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양기호]
처음부터 야당도 포함되고 여당도 포함되고 민간 단체, 지식인 이런 분들이 다 포함돼서 공동으로. 민간 공동이라는 게 당사자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3~4번 한 것은 당사자만 들어왔어요. 피해 당사자하고 지원 단체, 그리고 외교부하고. 그게 아니라 조금 더 확대된 상태에서 여야 당이 어떤 면에서는 들어와서 이 문제를 현명하게 지혜롭게 최종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는 같이 고민을 했어야 되는데 지금 야권이라든지 아니면 피해자 지원단체에서 주장하는 게 이 날짜에 맞췄다는 것 아닙니까?

이것을 맞춰서 역순으로 해서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처리해 왔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다 보면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다 나오는 것이고 그건 정부도 어떤 면에서 책임을 부인할 수는 없죠.

[앵커]
지금도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인데 여야가 해법안을 찾는 회의에 들어간다고 한다면 오히려 더 공방이 심해지는 상황이 되는 건 아닌가요?

[양기호]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 때도 제안도 많이 했고 이 문제를 2+2로 해결하자고 정부와 기업들이 들어와서 얘기도 했고. 그러니까 사실 어떤 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책임도 있고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갈등이 아니라 화합의 정치였다면 유럽 같은 데서는 외교 사안은 공통의 과제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는 문제를 풀어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게 아쉽습니다.

[앵커]
아까 교수님께서 투트랙 전략을 말씀하셨는데 한때 한일 관계가 답보상태일 때는 그 투트랙 전략이 답답해 보이기도 했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또 그런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또 이번 1박 2일의 한일 정상회담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본의 속내가 일제강점은 해법이고 2018년 한국의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흐름을 확인하고자 하는 과정이 있지 않나 이런 의구심이 드는데 지금 YTN 나오신 적지 않은 전문가들께서 일본 내부의 반응을 전하시면서 특히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제3자 변제안도 법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흐름이 표면화하고 있다, 이런 시각이 있는데 교수님은 어떻습니까?

[양기호]
저도 댓글을 봤거든요. 한국의 관련 뉴스가 일본에 시시각각 보도가 되니까 보면 글로벌 대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을 이렇게 오명을 씌웠다. 다 끝난 이야기를 다시 한국의 사법부가 가져와서 20년간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게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본 내에서는 50번이나 사과했다는 대통령실 발표도 있었고 그다음에 어떤 면에서는 화해치유재단 10억 엔이라든지 또는 아시아여성기금 만들어서 어떻게든 독자적으로 돈도 모아봤고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해서든 전전에 있었던 일본의 반인도적인 행위에 대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일본 측도 노력했다는 거죠. 그런 것들이 90년대는 좋았는데 2000년대 들어와서 다시 또 악화됐고 그리고 아베 총리가 10년 이상 집권하다 보니까 아베 총리는 분명했거든요, 노선이. 그리고 우경화된 것도 있고 일본 국민들이 지친 면도 있습니다.

독도 문제도 있고 일본 측에서 보자면. 대만, 센카쿠, 중국 문제도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다가 또 이번 동일본 대지진에다가 중국에 밀려난 제3위 경제대국, 한국에도 추월당할 수 있는 그런 면에서 일본은 약간 외부의 질타라든지 비판에 대해서 굉장히 성급하게 반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은 분명해요.

[앵커] 이번 한일 간 정상의 만남을 미국에서도 상당히 반기고 있었고 백악관에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단 말이죠. 이번 한일과 만나면서 미국이 어떤 역할을 했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도 분석을 해본다면요?
[양기호]
미국은 일관됐습니다. 1965년도 미국이 양국을 등을 떠밀어서 만난 것이 있고 2015년도 마찬가지고요. 이번에도 사실 미국으로서는 한미일이라는 것이 하나가 되는 게 북한이라든지 중국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서도 한국이 들어오는 것은 또 다르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해안에 있어서 중국의 진출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기제가 되는 것이고 또 어떤 면에서는 미국은 점점 국방비 부담이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공동의 부담해서 한국이나 일본이 중국이나 북한을 견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증강시키면서 지소미아 등을 포함해서 완전한 한일 면에서 준동맹, 준동맹 수준에서의 공고한 동맹 관계를 미국은 항상 바라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항상 주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한일 정상은 화합주를 마셨지만 반대 여론 설득은 과제로 보입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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