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한국, '칩4' 동맹 참여할까?

[뉴있저]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한국, '칩4' 동맹 참여할까?

2022.08.03. 오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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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박정호 / 명지대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 정부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쇼 미 더 경제'에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정호]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칩4 동맹이라는 말을 저희가 뉴스기사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미국이 제안한 것이죠?

사실 공식적인 명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 만든 그런 용어인 것 같기도 한데. 이게 어떤 성격의 동맹인가요?

[박정호]
사실 미국은 자신의 패권에 도전했던 국가의 경제적인 우위 또는 지속적인 경쟁 관계를 꺾기 위해서 가장 핵심적인 미래산업에 대해서 제약을 해 온 것을 과거에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앞으로 미래 핵심산업이라고 불리우는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IOT, 신재생에너지 이 모든 파트에 적용되는 핵심부품이 바로 반도체고요.

그리고 미래에서 지금 다시 신냉전이라고 불리울 만큼 뭔가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인데 이때 국방력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또 필요한 게 반도체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경제와 국방 부분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를 미국을 중심으로 이 산업을 편중시켜야 되는 이유가 하나 있고요.

실질적으로 그러면 이게 어떤 법과 제도로 경제를 이렇게 일부 차단해서 우위를 유지하는 게 가능하냐라고 했었을 때 예전에 미국은 한번 성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일본 반도체가 거의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1986년도에 미일 반도체 협정이라는 걸 체결했는데 그 세부내용이 뭐냐면 일본 반도체에 관세를 100% 불과하겠다는 거예요. 관세는 가격에 근거해서 부과되기 때문에 관세 100%라는 건 가격이 2배가 된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일본 반도체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는 거죠. 바로 그때 일본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일부 잃어버렸을 때 바로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와 대만 반도체 회사 등 기타 국가의 반도체 회사가 그 틈새를 노리고 약진할 수 있는 기회들은 조금 있었습니다. 그 뒤로 일본 반도체 산업은 거의 고사 기로를 계속 가고 있는 상황이고요. 아마 이번에도 그때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정리를 하면 반도체 산업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요즘 경제 안보라는 말도 있습니다마는 미국 정부가 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접근하고 있는 거고요.

어떻게 보면 4개국과 반도체 동맹을 하겠다는 건데. 사실 명시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습니다마는 사실상 중국을 그 동맹에서 배제하겠다는 그런 숨은 뜻이 담겨 있는 건가요?

[박정호]
맞습니다. 사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미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제조 부문에 대해서는 핵심역량을 잃어버린 상황이 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설계 부문은 본인들이 고스란히 할 수 있게 됐는데요.

과거 미일 반도체 협정 때만 하더라도 일본에 관세만 부과해도 일본 반도체를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만들 수 있고 본인들은 설계부터 제조까지 다 할 수 있는 공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지만 지금은 미국이 실질적으로 제조를 할 수 있는 역량은 없어져버렸어요.

그러다 보니까 반도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나라들이 있는데 그게 바로 대만과 그다음에 한국과 일본입니다.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28%를 점유하고 있고요.

대만은 비메모리에서 22%, 일본은 제조 장비, 소재 분야 특히 반도체 관련한 거죠. 이게 16% 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나라의 밸류체인들만 서로 엮어서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은 안 했습니다마는 중국을 배제할 경우 실질적으로 고부가가치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국이 어떠한 힘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돼 버립니다.

[앵커]
지금 마침 펠로시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장 타이완 방문 중인데. 미중 간의 갈등이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으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타이완 방문의 이면에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타이완이 반도체 제조에 굉장히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같이 연결해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침 펠로시 하원의장이 TSMC, 파운드리 제조업체죠. 이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될까요?

[박정호]
사실 이번에 칩4 동맹에 대해서 우리나라 기업들과 또 우리나라 정부뿐만 아니라 그리고 대만 기업, 대만 정부는 사실 칩4을 바라보는 톤앤매너가 다릅니다. 그동안 대만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반도체 관련한 기술력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정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했었습니다.

사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빠르게 반도체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제일 손쉬운 방법은 해외 우수한 인력을 자국 내로 유치하는 게 제일 수월하거든요.

물론 우리 언론에서도 삼성전자의 우수한 인력들이 중국으로 많이 유출됐다고 우려하는 표명을 많이 했었습니다마는 삼성전자의 인력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숫자에 비해서 대만 인력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숫자가 훨씬 더 많았어요.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인력을 내재화시키고 훨씬 더 내부화하기가 수월성이 있겠죠. 그러다 보니까 어떤 일이 생겼느냐 하면 중국에 대만의 TSMC 같은 회사가 회사가 SMIC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실질적으로 많은 기술자와 많은 인력들이 대만에서 넘어온 겁니다.

그러면 이런 기술유출, 인력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뭔가 대만도 명분이 필요한 게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대만도 여러 가지 투자자금이 중국으로부터 밀려들어온 게 있는데 그러면 중국의 투자자금을 대체할 투자가 필요한데 바로 이럴 때 이번에 미국이 제시한 칩4가 중국과의 반도체 관련한 얽히고 설켜 있는 단절하고 또 인력 유출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어떻게 보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만 입장에서는 이번 펠로시 하원의장이 온 게 반도체 산업의 자생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말하자면 사실 총과 무기만 안 들었지 총성 없는 전쟁인 거예요, 반도체 경쟁이. 그러면 미국 정부가 이렇게 칩4 동맹을 주장하고 나선 배경에는 그만큼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약진이 위협적이기 때문에 그럴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인가요?

[박정호]
사실 중국이 2014년도에 반도체 굴기라고 해서 그때 내세웠던 내용이 뭐냐 하면 중국 내에서 사용하는 반도체의 70%를 국산화해보자는 목표를 설정했고요. 그런데 이 70%의 목표가 뭐냐 하면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반도체에서 한 75%가량을 중국이 사용합니다.

그러면 전 세계 반도체의 75%를 중국이 사용하는데 그런데 그중에서 70%를 국산화하자는 건 쉽게 얘기해서 50% 가까이 반도체 시장을 중국화하겠다는 계산이 나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중국이 반도체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얘기가 선언되고 나서 그 뒤부터 사실 미국은 철저히 중국의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그동안도 해 왔습니다.

사실 칩4에 대한 논의는 작년 그리고 그 전에 트럼프 정권에서도 이미 이와 유사한 형태의 요구사항들을 많이 해 왔던 상황이에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의 반도체 굴기라고 하는 것들이 조금 더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올 것 같으니까 아예 미연에 자르기 위한 거고요.

그렇다고 중국이 세계적인 반도체 성과를 내고 있느냐. 그건 아닌데 진짜 초반에 잠재우기 위한 시도들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반발하고 있죠.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럼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되느냐. 상당히 딜레마적인 상황인 것 같은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또 무시할 수 없는 최대의 교역국 아닙니까? 수출국이고.

또 미국은 우리와 중요한 안보동맹이기도 하고 아까 표에도 나왔습니다마는 핵심 설계 기술을 갖고 있는 거고요,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로서 참 곤란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여러 모로 보면.

[박정호]
이건 반도체 산업군과 반도체 산업군이 아닌 것으로 나누어서 설명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먼저 반도체 회사들 입장에서도 이번 제안이 너무 딜레마인 건 분명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매출의 40%가 중국에서 거둬지는 거고요.

그리고 홍콩을 경유해서 들어오는 매출이 20%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중국에서 거두는 매출액은 한 60% 정도 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중국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서 우리가 반도체를 만들어야 되는데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소재와 반도체 관련 설비, 장비들은 우리나라는 50%를 미국과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요.

그건 무슨 얘기냐. 결국 중국에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 들여와야 될 기기와 소재들은 전부 또 미국과 일본에 의존을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반도체 업계에서는 상당히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칩4로 인해서 중국을 배제하고 중국 내 공장을 더 이상 증설하지 못하는 이런 기조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부담감은 아니고요. 대만 TSMC도 중국 내 어마어마한 투자를 해놓은 상태고요. 그다음에 미국의 인텔도 중국 내부에서 상당히 많은 생산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국을 배제하자는 이 목소리에는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대만 그리고 미국 기업도 조금 볼멘소리를 지금 내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러면 중국이 우리 반도체를 칩4 동맹 이후 안 사는 거 아니냐 이렇게 우려들을 하실 수 있는데요. 이건 조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중국이 전 세계에 생산하는 반도체 양의 중국이 생산하는 비중이 15% 정도 되는데요. 중국이 전 세계 반도체에서 15%를 생산은 하는데 그 15% 내에는 우리나라 중국에 있는 삼성 공장,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9%입니다.

그러니까 한국계 기업이 생산하는 비중이 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서 생산한 반도체는 중국의 다양한 가전제품이나 이런 데 바로 사용되고 있거든요. 그러면 달리 말하면 한국의 반도체 수급을 안 받고 중국의 전후방 산업이 움직일 수 있느냐 했었을 때 그것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반도체는 어떤 형태로든 우회적으로 제3세계 국가를 통해서라도 반도체는 중국이 한국산이든 대만산을 수급받지 않고서는 가전제품부터 해서 다른 산업을 유지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러면 중국이 칩4를 그냥 지금 있는 상태로 그대로 용인하면서 놔두느냐. 반도체 의존은 없을 수 없으니 다른 식으로 뭔가 페널티를 각 칩4에 참여한 국가에 부여할 텐데. 그것은 반도체 산업군이 아닌 기타 산업군에 대한 경제제재가 일어날 것 같아요.

[앵커]
과거에 사드 보복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박정호]
맞습니다. 한한령 같은 걸 내려서 우리 콘텐츠 비즈니스나 화장품이나 이런 데 피해가 일어날 수 있고요.

그래서 저는 이번 칩4도 반도체 산업에서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에게 큰 데미지가 입는다면 이건 반도체 이외의 부분에서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전반적인 상황은 우리나라가 칩4에 결국에는 가입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관측이 많은 것 같고요.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되면 중국 쪽에서 다른 형태 경제보복을 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고 특히 대중 무역적자가 연속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걱정스럽기는 한데요. 어떻습니까?

그러면 이렇게 되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점점 더 어두워진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건가요?

[박정호]
중국 관련한 무역수지는 분명히 어두워질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특히 중국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분들이 중국을 대상으로 많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이번 칩4 동맹으로 인해서 이들 소상공인들,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최근 중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중국의 여러 소비활동이 위축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품이 대거 들어가지 못하고 그 때문에 무역적자가 일어나고 있거든요.

거기다가 본격적으로 경제제재 같은 것들이 더해진다면 영세한 업체들의 도산이라든가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그러면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매출이 크게 급감할 것이냐라고 했었을 때 이 부분은 조금 앞으로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건 왜그러냐면 지금도 반도체 시장은 매년 7% 이상으로 계속해서 성장을 하고 있는 파트거든요. 그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반도체 같은 경우는 미국의 매출액 규모가 전 세계의 절반을 못 미치는 정도로 시장규모가 제일 큽니다. 그 시장에서 혹시나 우호적인 환경을 우리나라와 하게 된다면 중국에서 유실될 부분을 미국에서 벌충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전망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앵커]
그건 굉장히 낙관적인 시나리오군요. 그런데 지난주에 우려가 되는 그런 뉴스가 있었는데요. 미국에서 이른바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죠. 표면적으로 보면 이것이 미국에 투자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라든가 국내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입을 만한 법안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요.

[박정호]
맞습니다. 법안 내용을 보면 미국 혁신경제법이라고 해서 미국 내 특히 반도체특별제조법도 같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미국 내 공장을 증설할 경우 520억 달러 정도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미국은 반도체를 생산하기에 그렇게 최적지는 아닙니다. 인건비도 우리나라보다 20% 이상 비싸고요. 여러 가지 재료나 수급하는 데 있어서도 여러 가지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보조금은 어찌 보면 당연히 지급되는 것인데요. 그런데 이번 법안의 내용에 뭐가 있냐 하면 이번 보조금을 받은 회사들 같은 경우 28나노 이하의 공장에 대해서는 지금 유지하는 것 말고 앞으로 해외에 공장을 더 지을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어요.

그런데 국가는 얘기 안 했지만 그 공장 증설이 안 된다는 곳이 바로 중국이겠죠. 그래서 중국 시장에서 나오라는 얘기랑 똑같은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정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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