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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4월 13일 (수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찰 선진화 관련한 민주당의 당론이 결정 됐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이어온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 권력에 대한 국민적·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이죠. 민주당의 추진 방향성에 대해서는 우려도 상존합니다.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장관으로부터 의견 들어보죠.
◆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하 천정배): 안녕하십니까.
◇ 박지훈: 근황 소개 부탁드립니다.
◆ 천정배: 요즘은 비교적 한가하게 편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박지훈: 민주당 당론 결정 보셨을 텐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천정배: 어제 보도가 나온 걸 보니까 검수완박,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을 4월에 통과시켜서 5월에 공포가 되면 시행되도록 한다는 건데 시행시기를 3개월 후로 한다고 했어요. 대체로 8월경에 시행될 걸로 보입니다. 입법이 된다면 그러면 검찰의 수사권은 완전히 박탈되는데 장기적으로는 한국형 FBI를 만들어서 거기다가 두겠다고 하는 건데요. 다음달부터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는데 국회 다수당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란 말이에요. 대통령의 거부권도 있기 때문에 부지하세월 일거 같고 결국은 경찰에게 수사권이 갈 거 같습니다. 국민적 논의를 거치면 그럴 수 도 있겠는데 경찰이 갑자기 불과 3, 4개월 뒤에 그 엄청난 권한을 이양 받게 되는데 3개월 만에 새로운 수사준비를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지금 시기는 정권교체 시기 아닙니까.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고 정권이 교체되는 순간인데 그런 준비는 제대로 안 될 거 같습니다. 당장은 아마 수사의 무정부 상태 랄까요 그런 우려가 있고요. 장기적으로 생각해보면 과연 경찰은 정치적 중립이 되었느냐 권력남용을 방지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는 경찰도 동일하게 해당되는 문제일 텐데 그런 문제에 대한 논의나 대책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거 아닌가 걱정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박지훈: 검찰 개혁방안인 수사기관 소추기관 분리하는 건 동의하지만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천정배: 정확히 말씀드리면 속도보다 내용이 문제인 거죠. 수사권을 검찰에서 뺏는 거 까지는 찬성입니다. 그 수사권을 어떤 기관에서 누가 어떻게 행사하게 할 지 잘 정하고 그 수사기관이 정말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정치적 중립을 잘 지키고 스스로 권력화 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할 거 아닙니까. 그 부분에 대해 전혀 논의도 없고 민주당 식으로 한다면 3개월 만에 경찰을 그렇게 만들어낼 수 도 있지 않을 거 같다는 말씀입니다.
◇ 박지훈: 문제는 1954년부터 바꿔야겠다는 이야기를 계속했는데 결국은 대통령이 검찰 총장 출신이라면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닙니까.
◆ 천정배: 검찰개혁은 오랜 과제지만 제가 20년 전부터 한국경 FBI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형 FBI를 어떻게 세밀하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정치든 사회든 논의가 없는 거거든요. 지금부터 시작해야 될 형편입니다. 더구나 제가 봐도 윤석열 정부는 이런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거 같은데요. 무조건 검찰에 우호적인 정권이 될 걸로 봅니다만 국민입장에서 보면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져있죠. 민주당은 지난 5년 동안 뭘 하다가 지금 대통령 임기 1개월 남기고 저렇게 졸속으로 뭘 하겠다고 하는 것이고 앞으로 새로 들어올 정부에는 검찰개혁이나 수사구조 개혁에는 기대할 바가 없는 거 같습니다. 국민만 가련하게 돼 있습니다.
◇ 박지훈: 문재인 대통령 임기는 얼마 안 남았고 일단 6대 범죄 수사권 분리를 해 놓고 나중에 그런 부분들을 제대로 조율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게 대통령이 바뀌면 어려워지니까 그걸 미리해야 한다.
◆ 천정배: 대통령 바뀌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우선 6대 범죄수사권이 바로 중대범죄 수사권 아닙니까. 가장 중요한 범죄 수사권인데 그 수사권을 3개월 뒤 부터는 경찰로 넘기겠다는 거라는 말이에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경찰이 3개월 만에 수십년동안 한 번도 안 해본 일을 갑자기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은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검찰만 여러 폐해를 가진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 권한이 경찰에 가면 경찰은 과연 검찰보다 더 정치적으로 중립입니까. 안 해봤으니까 잘 모르죠. 그렇지만 제도적 장치를 지금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앞으로 만들겠다는 생각만 가진 상태에서 권한부터 덜컥 준 것이 큰 문제라는 뜻입니다.
◇ 박지훈: 장관님 생각에는 경찰 수사능력이 중대범죄 처리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천정배: 안 해봤잖아요. 경찰이라고 해서 못하겠습니까. 잘 만들어서 역량을 기르면 잘 하겠죠. 그렇게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가면서 개혁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박지훈: 충분한 토론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데 만약 토론을 한다면 노무현 정부 당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이해하면 되는 겁니까.
◆ 천정배: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범국민적인 토론을 해야 합니다. 입법권은 국회에 있지만 국민들의 의견, 각 계 각 층의 전문가들, 검사들, 경찰, 사법부 등 의견을 다 들어봐야 합니다. 이런 범국민적 토론이 있어야 하죠. 과거 사개추 같은 것을 만드는 게 좋겠죠. 그때는 국무총리와 민간 위원장 한승헌 변호사 있었죠. 공동으로 위원장이 돼서 이끌었는데 윤석열 정부가 이런 걸 할 거 같지는 않고요. 민주당이 한다면 야당이 되니까 민주당 자체로 범국민적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1대 국회가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민주당이 다수당 상태로 계속 될 테니까 책임 있게 국민적 논의를 이끌고 검수완박을 비롯한 검찰 개혁 잘 하는 것이 얼마든지 좋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훈: 검찰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건 당연한 거 같아요. 개혁의 대상이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의견정도가 아니고 생방송 틀어버리고 검사장, 고검장, 부장검사 등 집단적인 모양새를 보이거든요. 이런 대응은 어떻게 보십니까.
◆ 천정배: 전혀 바람직하지 않죠. 검사는 공무원 입니다. 국민의 공복이고 국민에 대한 봉사자죠. 과거에 법무부 장관하면서도 조직이라는 말 쓰지 말아라 조직 폭력배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검찰에서 조직이라는 말을 잘 씁니다. 검사들이 별로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검찰은 조직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국민들에게 충성을 바치기 위해서 만들어져 있는 봉사자일 뿐이니까 공무원이고 그래서 집단행동이 금지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 검사들이 변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질서 있게 만들어져야 할 거고 그것이 집단행동 수준으로 가면 징계나 처벌 대상이라고 봅니다.
◇ 박지훈: 장관님이 이런 말씀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검찰은 국민의 공복이고 어떻게 하면 국민들을 잘 섬기고 어떻게 하면 국민의 명령을 잘 따를까 하는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게 같은 맥락이라고 봐야 합니까.
◆ 천정배: 그렇죠.
◇ 박지훈: 수사지휘권 행사하신 적도 있잖아요.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 천정배: 그 문제는 조금 다른 문제 같고요. 어쨌든 검찰이 이번 기회에 거듭나야죠. 여당인 민주당이 검수완박이라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자성부터 있어야 겠죠.
◇ 박지훈: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결국은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라든지 김건희 씨수사와 비교되기도 하고 한동훈 검사의 비밀번호를 풀지 않는 부분 등 여러 가지 공정하지 못한 수사가 빌미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천정배: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다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검찰이 그동안 정권에 약했고 또 스스로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여러 가지를 마음대로 정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검찰을 무조건 비난하지 않습니다. 검찰이 그 점에 관해서 확실한 반성과 거듭남이 있어야 하고요. 또 하나는 검찰이 그렇게 된 책임의 절반 이상은 정치권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권과 검찰의 유착이죠. 이걸 끊을 수 있는 정치권력 쪽의 자성이 있어야 하죠. 당장 민주당부터 이점에 관해서 좀 더 깊은 성찰이 있으면 좋겠고 앞으로 윤석열 정권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점에 관해서는 우려가 큽니다.
◇ 박지훈: 민주당 당론으로 결정된 상황이라 입법 추진까지 갈 거 같은데 반대를 선택해야 할 거 같은데 디테일을 조언해주실 수 있을까요.
◆ 천정배: 결국은 공교롭게도 이걸 몇 년 전에 시작했다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잘 협력해서 해낼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시간이 없다보니 한달뒤부터는 법률안 거부권을 가진 대통령인 윤 대통령과 민주당의 협력이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법률안 거부권은 국회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가져야만 무효화 시킬 수 있단 말이에요. 아직 민주당 의석이 그렇게 안 될 겁니다. 국민의힘이 100석 이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어려울 것 입니다. 앞으로의 입법은 결국 민주당과 윤석열 정부, 여야가 협의해서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죠. 그게 국민들이 바라는 거기도 하고요. 민주당으로써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과욕 부리지 말고 끈질기게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 측과 협상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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