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도 '빈익빈 부익부'...OECD 평균의 2.5배

투표율도 '빈익빈 부익부'...OECD 평균의 2.5배

2022.02.22.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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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엄지민 앵커
■ 출연 : 신지원 / 기획탐사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YTN은 지난주 월요일부터 유권자를 위한 기획취재 '그대에게'를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제는 투표를 포기한 기권층에 대한 분석인데요.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아무리 높아져도 투표소로 가지 않는 유권자들이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이 내용 취재한 기획탐사팀 신지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가 투표 포기한 기권층인데 제가 여론조사로 보기에는 이번 투표하겠다는 여론이 상당히 높았거든요.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기권층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 1500여 명을 상대로 인식을 조사를 했는데요. 83% 넘는 유권자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한 15% 넘는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지 않거나 아니면 소극적으로 투표 의사를 밝혔는데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83%에 달하는 적극투표 의사,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치러진 공직선거 중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만약에 이 여론조사대로 많은 분들이 투표를 한다면 이번 대선 투표율 상당히 높겠다라고 예상이 가능한데 이렇게 높은 투표율 속에도 나눠서 분석을 하면 격차가 존재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지난 대선까지 투표율 경향만 살펴보면 꾸준히 투표율 자체는 높아졌습니다. 지난 19대 대선만 보면 투표율은 77.2%였는데요. 같은 기간 OECD 평균 투표율이 68%였으니까 그것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모두가 골고루 투표를 많이 하는 건 아닙니다.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까 소득에 따라서 투표율도 달라지는 경향을 보였는데요.

지난 19대 대선 놓고 보면 소득 상위 20%는 92% 정도가 투표에 참여를 했는데 하위 20%는 60% 정도로 전체 평균보다도 낮았습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투표율 격차가 32% 정도였는데요. 똑같은 소득별 투표율 격차를 놓고 봤을 때 OECD 평균이 13% 정도였으니까 우리나라가 2배 넘게 높았습니다. OECD 평균보다 투표율도 높은데 그것보다 더 소득별 격차가 컸다는 게 문제입니다.

[앵커]
그리고 역대 다른 선거들도 그랬죠?

[기자]
그렇습니다. 역대 다른 선거들을 살펴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2003년부터 역대 선거 유권자들을 분석한 연구 자료를 살펴봤는데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고소득층은 투표할 확률이 20%포인트 정도 더 높았고 저소득층은 중위소득보다 15% 정도 투표를 더 안 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빈부격차가 더 클수록, 그런 시기일수록 이런 소득별 투표율 격차도 더 커지는 양상을 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앵커]
소득에 따른 차이 말고 다른 변수도 있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소득 말고도 나이나 성별, 학력 수준에 따라서 투표율이 달라지는 성향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지난 선거들을 놓고 보면 공통적으로 젊은 층이 고령층보다 투표율이 낮았습니다. 19대 대선 때는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 정치적으로 관심이 전 연령대에 걸쳐서 높았는데요. 비교적 모든 연령대가 골고루 투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0~30대 투표율은 전체 평균보다도 낮았습니다.

이번 20대 대선 앞서 진행된 선관위 조사에서도 83%의 유권자들이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했는데 그래프를 보시면 20대 유권자들만 6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대 대선 때를 보면 80% 정도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했었는데 같은 20대라도 지금은 더 투표 의사가 낮아진 걸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정리를 하자면 소득이 낮을수록,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투표율이 낮아진다는 건데 이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아무래도 이번 대선은 비호감 대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달라붙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뽑을 사람이 없다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대선들을 살펴보니까 정치효능감이라는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역대 선거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게 없다, 이런 의견 때문에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유권자들이 많았는데요.

내가 투표를 해서 정치가 바뀔 수 있고, 또 정치인들이 내 소중한 한 표, 내 의견에 귀 기울일 거라는 믿음을 정치 효능감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을 하는데 이 효능감이 낮은 사람들이 투표도 안 하는 경향이 높았던 겁니다. 내가 한 표를 투표를 한다고 해서 당선인이, 또 한국 정치가 바뀌겠냐, 이런 생각을 하는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처럼 특정 연령이나 특정 소득 계층의 유권자들이 이렇게 계속해서 투표를 포기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까?

[기자]
아무래도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표가 되는 유권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할 텐데요. 표를 손에 쥐고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들한테 집중을 하고, 그런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입안을 하기 마련일 겁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고소득층, 남성, 고령층, 고학력자 이런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은데 저소득층이나 여성, 학력이나 연령대가 낮은 사람들의 투표율이 이렇게 반복적으로 낮게 나오면 이런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이 빈약해질 수 있습니다. 어차피 표를 안 주는 집단, 투표 안 하는 집단이라고 인식이 되면 정치적으로 소외되기가 쉬워지는 건데요.

한 표라도 더 끌어모을 수 있는 공략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치 효능감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강우창 /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이번 선거에서 내가 어떻게 투표하는가에 못지않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별적인 유권자가 특정 정당이 생각하는 매력적인, 투표로 얻을 수 있는 집단으로 남아 있는가의 여부가 장기적으로 어떤 정책이 입안되는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은 기권층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기획탐사팀 신지원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YTN 신지원 (jiwon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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