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 후폭풍...착공까지는 '산 넘어 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 후폭풍...착공까지는 '산 넘어 산'

2021.02.27. 오후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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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부산표심 확보·野 이견 부각 목표 달성
국민의힘, 특별법 통과되자 당내 분위기 어수선
정의당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 입법 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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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가 90여 일 만에 속전속결로 밀어붙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신공항 건설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됩니다.

여당은 2030년 안에 신공항 건설을 완료한다는 입장인데, 졸속 입법에 따른 논란 등으로 말이 많아 공사 시작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백종규 기자!

특별법 통과로 아무래도 덕을 본 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겠죠?

[기자]
민주당 지도부는 어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부산시장 후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이 되돌아갈 수 없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며, 부산과 울산, 경남이 새로운 미래를 맞을 것이라고 자축한 겁니다.

그러면서 신공항을 건설을 위해 하위 법령 정비 등 신속한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낙연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신공항 추진에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여당 입장에서는 부산시민의 표심을 얻어 내는 것은 물론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힘의 내부 혼란을 부각한다는 목적을 달성한 셈입니다.

야권 분위기는 다릅니다.

먼저 당 차원에서 특별법을 주장했던 국민의힘은 막상 법이 통과되자 어수선한 모습입니다.

예상대로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의원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례적으로 본회의에서 부산과 대구지역 의원들이 각각 찬성과 반대 토론을 하면서 대립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지도부 입장에서도 여당이 밀어붙인 신공항 건설에 협조해야 하고 동시에 정권 심판에도 나서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일단 특별법에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고 분열 기류가 나타나면서 당내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당은 특별법 통과를 두고 입법권의 횡포이자 명백한 입법 농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거대 양당의 입법 야합이 백년지대계 공항 건설을 1년 임기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매표 행위로 전락시켰다는 겁니다.

또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의 재연을 다시 보게 됐다며 대선을 앞두고 제2, 제3의 가덕도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 여당은 2030년 안에 신공항 건설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갈등은 물론 착공 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논란은 불가피해 보이죠?

[기자]
가장 먼저 신공항 건설이 선거용이라는 정치적 논란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야권이 가덕도 특별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행보가 직권남용이나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정의당 역시 비판에 가세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신공항 착공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특히 건설비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인데,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국토부는 신공항 건설에 최대 28조 원이 넘게 들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부산시는 공사비가 부풀려졌다며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또 국토부는 대규모 매립과 지반 침하 현상 등에 대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별법은 필요한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게 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사전타당성 조사만으로 공항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예비 타당성 조사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이와 함께 환경영향 평가 과정에서 환경 이슈가 불거지면 공사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져 2030년 내 완공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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