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내년 재보궐선거 비용, 원인제공자 민주당이 부담해라?

YTN 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 YTN]

□ 방송일시 : 2020년 11월 7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내년 재보궐선거 비용, 원인제공자 민주당이 부담해라?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난 한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팩트체커(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김양원>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헌을 변경하면서 내년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습니다. 야당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8백억원이 넘는 보궐선거 비용을
민주당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첫 소식으로 이 내용 팩트체크하셨다고요?

◆송영훈>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한 발언입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선거비용 838억 원 전액을 민주당이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궐선거 비용은 민주당 때문에 써야 하는 국민 혈세”라며 “쌓아놓은 돈과 나라로부터 받는 국고보조금이 상당한 여당이니, 몇 년만 검소하게 살면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선거비용 전액을 감당하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기 때문입니다.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 모두 성추행 관련 사실과 의혹으로 공석이 됐습니다.

◇김양원> 보궐선거 비용을 여당이 부담해야 한다... 여론은 어떤가요?

◆송영훈> 네. 여론 역시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비용을 부담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재·보궐선거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재·보궐선거를 초래한 당선자나 정당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42.2%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중도 사퇴한 후보를 공천한 정당’ 14.0%, ‘중도사퇴하고 출마한 후보’ 12.8% 순으로 답변한 것을 고려하면 원인제공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세금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은 22.9%였습니다.

◇김양원> 원인제공자가 충당해라..는 여론, 선거법 상으로는 어떤가요?

◆송영훈> 선관위 관계자는 “공적선거법 상으로 현재 특정 정당이나 개인이 선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보궐선거 역시 공직선거법을 따르기 때문에, 법률상 규정하고 있는 대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보궐선거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공직선거법 제277조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및 국회의원 선거 경비는 국가가 부담하고,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경비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모두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인만큼, 필요한 비용을 서울시와 부산시가 자체적으로 부담하게 됩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앞당겨진 2017년 대선도 국가에서 부담했습니다. 즉, 과거에 있었던 보궐선거에서도 원인을 제공한 정당이나 개인이 아닌, 세금으로 선거를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김양원> 정리하자면, 과거 사례에서도 정당이나 개인이 비용을 낸 경우는 없고, 현행법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것이군요.

◆송영훈> 네. 현행법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여론이 크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민주당은 이번 당헌 개정의 근거로 ‘책임 정치’를 내세웠습니다. 당원 뿐 아니라 국민적 시각에서의 진정한 ‘책임 정치’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