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옷 벗고...공항 입국장 난동 매년 수십 건

욕하고 옷 벗고...공항 입국장 난동 매년 수십 건

2020.09.30. 오전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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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위기로 줄었던 공항 이용객이 추석 연휴에 다시 늘어나고 언젠가 코로나 위기가 사라지면 해외 여행객도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공항 입국장 휴대품 검사 과정에서 폭언·폭행 등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매년 수십 건씩 꾸준히 발생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면세 한도 초과 물품을 검사받던 남성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10개, 10개, 전부 10개 가져왔어. 총 10개 가져왔어." (규정대로 해야 돼요. 안 돼요.)

맥주까지 마시던 이 남성, 갑자기 물건을 집어 던지며 직원들에게 화를 냅니다.

한 보따리상은 600달러 면세가 적용되지 않으니 통관 절차를 밟으라는 말에 화를 내다가

"이 정도도 못해준다면 죽으라는 것밖에 안 되니까, 내가 여기서 죽어버릴 거야, 진짜로."

결국 옷까지 벗으며 난동을 부립니다.

"촬영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다 벗겨. 더 뜯어먹을 것 있으면 더 뜯어먹어."

이렇게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휴대품 검사를 받다 폭언이나 폭행을 행사한 사례는 지난 2016년 32건에서 지난해 51건으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관세법은 세관 공무원의 조치를 거부하거나 방해한 경우 천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는데, 2016년과 17년 0건이던 적용 건수는 18년 15건, 지난해 44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어르고 달래도 난동이 줄어들지 않자 조금씩 대응 강도를 높여가는 건데, 과잉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에 대한 부담과 돌발 상황을 휴대전화로 촬영해야 하는 등 증거 수집의 어려움은 여전합니다.

[김헌주 / 관세청 특수통관과 사무관 : 저희가 설득을 하면서 참아온 부분도 있습니다. 증거 수집이나 채증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 공무집행방해까지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다 보니까….]

이에 따라 상습적인 경우 가중 처벌하고, 입국장 관세 공무원에게 몸에 부착한 채 현장 상황을 실시간 녹화하는 보디캠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일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디캠 같은 장비 예산을 확보해서 채증을 쉽게 하도록 하고요. 또 가중처벌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지원 대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입국장 내 난동은 공항 보안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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