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9·19 공동선언 2주년...北 상황과 향후 행보는?

조용한 9·19 공동선언 2주년...北 상황과 향후 행보는?

2020.09.19.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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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황보혜경 앵커
■ 출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2년 전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해 평양에서 남북 공동선언을 하고 남북 군사합의가 나온 날입니다. 이후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기도 했지만 이후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남북 관계도 좀처럼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와 함께 최근 남북관계 상황과 해법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용현]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로 9.19 평양공동선언, 그리고 남북 군사합의 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먼저 각각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김용현]
평양 선언의 핵심은 역시 남북 군사 부분에 있어서 합의 내용이다라고 봐야 됩니다. 그만큼 9.19 군사합의가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평양선언 내용은 전체적으로 보면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면서 교류를 확대하자는, 그것이 평양선언의 핵심적인 내용이고요. 또 그 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북한의 핵 포기 의사를 명확하게 남북 지도자가 있는 자리에서 그것이 평양 시민들에게 전달됐다는 것입니다. 평양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 군중이 모인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김정은 위원장이 옆에 있는 자리에서 남북 최고지도자가 북한 핵폐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그런 의지를 천명을 했거든요. 그런 것들이 핵심적인 것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9.19 군사합의 같은 경우는 군사적 측면에서 적대적인 행위의 종식을 천명한 것이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합의들이 있었습니다마는 크게 보면 DMZ, 또 군사분계선 선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이랄지 이런 것들을 원천적으로 없애는,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그런 다양한 조치들이 만들어졌고요. 또 NLL 선상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들도 완전히 그것을 없애는 이런 차원에서 충분한 논의 속에서 9.19 군사합의서가 만들어졌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다라고 봐야 되고 현재도 그것은 잘 지켜지고 있다고 봐야 됩니다.

[앵커]
일단 핵 폐기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 의지가 담겼고 또 남북 간 무력충돌방지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담고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셨는데 실제로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지금도 잘 이행되고 있다고 방금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김용현]
그렇습니다. 지금 한두 차례 북한의 위반 사례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마는 그것은 소규모 북한의 행동이었습니다. 대규모 무력시위는 아니었고요. 그것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2년 동안 9.19 군사합의는 잘 지켜져오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데 물론 우리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지난번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도 있었고, 그렇게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보실 수도 있지만 사실은 9.19 군사합의는 잘 지켜져 오고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나 또는 판문점이나 또는 JSA, 남북공동경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판문점에서 전혀 그런 충돌 사태도 없는 상황이고요. 그런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봐야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제가 볼 때는 북한이 지금 핵실험이나 또는 ICBM 발사를 9.19 군사합의 이후에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2018년도 이후에 2017년도까지는 북한이 군사적인 무력시위가 미국을 향해서, 또는 남측을 향해서 굉장히 강도가 높은 무력시위들이 있어서 전쟁위기설까지 갔지 않습니까? 그런데 2018년도부터 4.27합의 그다음에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또 9.19 평양선언 이것을 거치면서 군사 부분에 있어서는, 최소한 군사부문에 있어서만큼은 한반도에서의 긴장은 완전히 다운이 됐다, 이런 점에서 저는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핵실험과 ICBM 발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모라토리엄이 유지가 되고 있고, 또 남북의 군사적인 충돌이랄지 이런 것들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는 9.19 군사합의가 작동하면서 남북관계는 겉으로 봤을 때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별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마는 그러나 물 아래에서는 그동안 남북이 합의했던 사안들은 잘 지켜지고 있는, 이 부분은 우리가 높이 평가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김 위원장이 핵 포기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점을 긍정적으로 보셨는데 여전히 북한의 핵 폐기는 물론이고 이산가족 상봉이나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등의 합의가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 원인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용현]
역시 가장 큰 것은 북미관계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지금 11월까지 진행이 되는데 그때까지는 아마 북한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뭔가 현 상황들을 돌파할 수 있는 그런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트럼프 재선을 북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쨌든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기도 어렵고요.

미국 입장에서도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 대선에 올인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과의 새로운 뭔가 행동을 하기에는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못하다, 이렇게 환경 자체가 그렇게 썩 좋지는 않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그러니까 북미 부문에 있어서 북한과의 핵 문제랄지 이런 부분들이 풀려갈 수 있는 여지가 지금 현재 별로 없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다음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관계와 관련된 부분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북미 부분에 있어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남측에 대한 북한의 불신이 상당히 커진 게 사실입니다. 그런 것들이 남북관계에 많은 부분 영향을 줬다, 이렇게 봐야 되고요. 또 하나 올해 들어서는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어려움, 또 수해 피해, 또 태풍 피해 이런것들이 이루어지면서 북한은 내부 상황들을 개선시키는 데, 그러니까 보건 부문이랄지 또 북한의 수해 피해에 집중하는 이 속에서 적극적으로 외부로 눈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 이런 것들이 남북관계에도 어려움을 초래하게 했다, 이렇게 봐야 되고요.

또 하나 그런 과정에서 우리 정부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개선 노력과 의지들을 갖고는 있었지만 그러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못한 부분들.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먼저 치고 나가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은 한편으로 또 있다, 이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셨던 석 달 전의 6.15 공동선언 20주년 바로 다음 날에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대남 압박에 나서기도 했는데 당시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동생이죠. 김여정 제1부부장이 최근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건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용현]
아마 이 부분은 그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지금 김여정 부부장 같은 경우는 전반적으로 북미 부문, 남북관계에 있어서 2018년도에는 상당히 유연한 역할들을 전면에 나서서 했습니다. 그래서 남측에도 왔었고요. 또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도에 들어서서 북한의 대남 압박의 강도가 높아졌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좀 악역을 했던 부분이 사실입니다. 악역을 맡아서 남북 관계에서 남측을 압박하는 그런 주효한 발언이랄지 행동을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적인 행동을 유보시키는 상황에서는 김여정 부부장이 계속적으로 나서는 것보다는 뒤로 빠지면서 상황들을 관망하는 이런 차원으로 우리가 해석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하나의 측면은 지금 북미관계와 관련돼서 약간의 변화들이 보이는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들도 있고 또 북측도 아마 지금의 북미관계에서 약간의 어떤 변화들을 가져오려고 하고 있을 텐데 그것을 준비하는 역할을 김여정 부부장이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면 김여정 부부장의 상황은 건강악화나 이런 것들은 제가 볼 때는 전혀 아닌 것 같고요. 오히려 현 상황에서 새로운 모색을 하는 그 과정에서의 좀 더 휴지기 역할을, 휴지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정부는 북한이 여전히 9.19 합의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 잠시 들어보시죠.

[이인영 / 통일부 장관 : 한미연합사령관도 최근 토론회에서 북측이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남북의 갈등이 아직 존재하는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접경지역의 평화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가장 높이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이인영 장관은 북한이 합의 준수 의지가 있다고 보는 몇 가지 사례들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평가나 움직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용현]
역시 이인영 장관 입장에서는 9.19 2주년을 맞이해서 좀 더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장관으로서는 당연한 역할을 한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호응과 관련돼서 이 시간까지도 9.19 2주년에 대한 북한의 담화나 성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코로나19와 수해 복구, 태풍 복구에 전념하는 것들만 지금 보도가 되고 있는데 애써 무시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9.19 2주년에 대해서. 다만 이인영 장관의 이런 발언들은 앞으로 남북관계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북측과 함께 나아가야 있다는 새로운 다짐, 또 그 과정에서 북측에 보내는 신호라고 하는 측면에서의 판단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지금 9.19 2주년인 오늘 시점에서 남북관계에서 새롭게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것들은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그러나 준비를 하면서 새로운 변화들을 모색하겠다. 또 지금 코로나19나 수해, 또 태풍 피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어쨌든 남북관계 또는 국제사회에서의 대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저는 올 거라고 보는데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준비하는 차원에서의 포석을 미리 발언을 통해서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미 대선을 앞두고 북미관계가 이렇다 할 진전이나 혹은 성과가 없다고 하셨는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진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미 간 어떤 물밑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는 건지, 대화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김용현]
이 부분은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지금 대선이 석 달도 안 남은 상황인데요. 이 상황에서 북미관계를 어떻게 풀고 갈 것인가 하는 부분은 최소치는 현 상황의 안정적 관리라고 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고 또 ICBM 발사를 하지 않는 이런 조건에서 북미관계를 적절히 관리한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과의 대화 파이프를 계속 유지하면서 그 과정에서 북미관계 앞으로 변화를 모색한다라고 하는 이런 정도까지는 폼페이오 장관도 지금 북측에 그런 정도의 신호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최대치로 보면 북미 정상이 11월 미 대선 이전에 만나거나 또는 화상 회의를 하거나, 정상회담을 하거나 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폼페이오 장관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관련돼서 긍정적인 대선과 관련된 좋은 조건들을 북미 정상 간에 화상회담이나 이런 것들이 기여할 수 있다면 그런 것도 추진할 수 있겠다라고 하는 이런 차원에서 최소치와 최대치의 이 범위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의 적극적인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 표명을 간접적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한 달여 남은 미 대선을 앞두고 북미 간, 혹은 남북 간 대화의 움직임이 있을지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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