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 다리'에서 또 만난 이해찬·김종인...조건 달린 3차 추경 약속

'외나무 다리'에서 또 만난 이해찬·김종인...조건 달린 3차 추경 약속

2020.06.03. 오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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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처음으로 각 당의 수장 자격으로 마주 앉았습니다.

과거 악연으로 자주 입에 오르내렸던 둘은 원 구성 협상과 추가경정예산 등 최근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이후 여야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자리에서 4년 만에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찾은 겁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당 문화와 국회가 혁신하는 그런 좋은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4년 전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어요. 이번에 여기 찾아오게 되니까 기분이 상당히 좀 이상한데….]

각 당의 수장 자격으로 한 첫 상견례 자리지만, 특별히 주목을 받은 건 '32년 악연'으로 불리는 과거 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88년 13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처음 출마한 이 대표가 재선에 나선 김 위원장을 꺾었고 이후 두 사람의 정치 행보는 크게 엇갈렸습니다.

4년 전인 2016년엔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이 이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당시에도 과거 악연이 회자 되기도 했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지난 2016년) : 정무적 판단을 내가 어떻게 언론에 대고 얘기를 해요? 정무적 판단은 정무적 판단으로 끝나는 거지.]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2016년) : 경쟁력이나 의정활동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무적 판단이라는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공천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노련한 정치인들답게 과거 얘기는 피해 가는 대신 여러 현안 얘기는 자연스럽게 나눴습니다.

먼저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립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서로 상대에 양보를 압박했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빨리 원이 구성될 수 있도록 좀 서로가 해주면 그다음에 원 운영은 종전과는 달리 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6월 5일에 원래 하도록 돼 있는 거기 때문에 기본적인 법은 지키면서 또 협의할 건 협의하고….]

김 위원장은 또 앞선 1차 추경 규모 등을 봤을 때 정부의 상황 인식이 안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이해찬 대표가 요청한 3차 추경 처리에 협조 의사를 내비친 동시에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원 구성 협상에서 여당의 양보를 요청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첫 만남에서 큰 기대를 할 수는 없지만 이번 만남 자체가 주목받는 건 양당의 노련한 대표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원 구성 협상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어떤 입장차를 보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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