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지 말라는 유엔사...軍 '교전규칙' 딜레마

선 넘지 말라는 유엔사...軍 '교전규칙' 딜레마

2020.05.27. 오후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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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사가 GP 총격은 남북 모두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아 군 당국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할 경우 정전협정 준수를 위해 대응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거냐는 건데요, 국방부가 유감의 뜻을 표명한 배경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일 북한군의 GP 총격과 우리 군의 대응사격은 모두 정전협정 위반이다"

지난 2015년 북한군의 연천 포격으로 시작된 충돌에도 입을 다물었던 유엔사는 이번 조사 결과를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리 피터스 / 유엔군사령부 대변인 : 유엔군사령부는 북한군과 한국군 양측 모두 군사분계선 너머 허가되지 않은 총격을 가한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유엔사의 이 같은 근거는 레드라인, 즉 군사분계선에 초점을 뒀다는 분석입니다.

우발이든, 대응 차원이든 총탄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정전상태를 위협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론에 따른 겁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정전협정 준수를 위해 북한의 총격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과거 국방부는 북한군의 도발 시 비례성을 따지는 유엔사의 교전규칙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자위권 차원에서 응징할 것인지 구분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가 유엔사의 이번 조사결과에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낸 것도 교전규칙 보다는 자위권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유엔사의 조사 공개 배경에 북한의 4발에 30발로 맞선 우리 군의 행위가 교전 규칙상 군사력 남용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 향후 대응수준이 위축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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