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의출발새아침] 정의당 장혜영 "윤미향 논란, 검찰수사만 의존? 정치 후퇴시키는 것"

[노영희의출발새아침] 정의당 장혜영 "윤미향 논란, 검찰수사만 의존? 정치 후퇴시키는 것"

2020.05.27. 오전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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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희의출발새아침] 정의당 장혜영 "윤미향 논란, 검찰수사만 의존? 정치 후퇴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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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5월 27일 (수요일)
□ 출연자 :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

- 발달장애 가진 동생과 나란히 같은 인간으로 살아가려
- 우리 사회 바꾸기 위해 적극적 목소리 내겠다는 결심
- 'SKY 자퇴' 무한경쟁에 행복 누릴 수 있는 지 문제의식
- '나는 정의당에서 새로운 사람' 성역 없는 질문 던질 역량 크다
- 세상의 변화 선도하는 정당으로 여겨지지 않는 점 뼈 아파
- '윤미향 당선인 논란' 피해 당사자의 말하기가 고려 돼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명문대 기득권에서 탈출한 SKY 자퇴생, 발달장애 동생과 다큐멘터리를 찍은 영화감독, 유튜브를 통해 분명한 본인의 메시지를 던지는 '생각 많은 둘째 언니', 그리고 21대 국회 정의당 당선인이죠.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에 대한 수식이었습니다. 오늘은 만장일치로 정의당의 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장혜영 당선인과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볼게요. 혁신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이하 장혜영): 네, 안녕하세요.

◇ 노영희: 처음으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저희는.

◆ 장혜영: 네, 맞습니다. 반갑습니다.

◇ 노영희: 먼저 당선을 축하드리고 정치 신인이니까 앞으로의 포부 같은 게 있을까요?

◆ 장혜영: 네, 사람들한테 희망을 주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요즘이기 때문에 더 절박하게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 노영희: 희망을 준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 장혜영: 지금 사실 사람들 중에서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더 나아질 거라고 강력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봐요. 오히려 우리가 정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갈 수 있을까, 아주 작은 행복이라도 손에 쥘 수 있을까, 이렇게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고, 저 또한 그런 시민 중 한 사람이었고요. 그런 시민에서 이제 정치를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한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사는 것, 인간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것은 그래도 살아볼 만한 거다, 이런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이런 이야기네요?

◆ 장혜영: 네, 맞습니다.

◇ 노영희: 장혜영 혁신위원장은 너무 많이 알려지기는 했습니다만, 중증 장애를 가진동생하고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이 되면>을 연출해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던 영화감독이에요. 그런데 정치에 발을 담근 이유가 뭘까요?

◆ 장혜영: 제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이유하고 기본적으로 같은 건데요. 저는 제 동생이 한 살 어린 여동생인데 발달장애가 있다고 하는 이유만으로 저하고 너무 다른 삶을 살았던 게 제 평생의 화두였어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이 삶의 평생의 화두였어요. 왜 우리의 삶을 이렇게 달라야 할까. 우리가 장애가 있든 없든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면서 같은 사회를 살아갈 수는 없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서 저는 창작을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창작을 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길을 처음에는 가고 싶었는데요. 그것으로도 충분히 어떤 종류의 영향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정말 살아생전에 제가 제 동생과 함께 나란히 같은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정책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를 바꾸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에는 그냥 그것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촉구하는 것에서 시작했다면 그 속도와 방향성의 문제에서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봐야겠다는 결심이 서서 그래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 노영희: 지금 조금 전에 동생하고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너무 많은 차별을 받더라, 이렇게 말씀을 하셨단 말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을 예를 들면 받았을까요?

◆ 장혜영: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제가 살면서 아무리 많은 실수를 사람들한테 한다고 해도 저를 제 의지하고 아무 상관없이 외딴 시골에 있는, 산꼭대기에 있는 시설에 가서 너는 평생 거기서 살아라, 라고 아무도 강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 동생은 나쁜 짓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냥 조금 가난한 집에 중증 발달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을 뿐인데 어느 순간 가족들에 의해서 자기 자신의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평생 동안 장애인 거주시설에 보내져서 무려 18년이라고 하는 시간을 살아야 했거든요. 이것은 너무 명백한 차별이 아닐까요?

◇ 노영희: 동생은 존재 자체를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시선 속에서 살고, 나하고는 다르게 취급을 받더라, 이런 거군요?

◆ 장혜영: 그렇죠. 당연히 태어난 곳에서 살아야지, 하고 생각되는 사람들하고 너는 같이 못 살지, 라고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이 사회에.

◇ 노영희: 그러면 어쨌든 언니가 이렇게 본인의 여러 가지 것들을 다 내팽개치고 동생을 위해서, 혹은 본인 자아실현도 있겠죠. 동생과 다큐멘터리 영화도 찍고, 동생과 같은 중증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노력도 하고, 또 시설에서 탈출도 시키고, 이런 여러 가지를 했잖아요. 동생이 기뻐하던가요?

◆ 장혜영: 기본적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약간 동생은 쿨한 타입이에요, 성격이. 뭔가 남들이 자기를 위해서 해주는 것에 대해서 특별히 기뻐하고 그런다기보다는 그냥 삶을 살아가는 거죠. 그리고 저 스스로도 사실 동생을 위해서, 비장애인인데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위해서 뭘 했다고 하는 프레임은 되게 부담스럽고. 나란히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지금까지 응당 그렇게 됐어야 하는 건데 아직 안 된 부분. 오히려 깨닫지도 못하고 잘못했던 부분들을 시정하기 시작했던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지금 현재 동생도 동생 나름대로 만족하고, 또 언니인 당선인도 만족하고, 이런 삶을 독립적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게 맞습니까?

◆ 장혜영: 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여느 자매들처럼 말이죠.

◇ 노영희: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동생하고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 이렇게 말했던 사람이 현재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됐어요. 본인의 감회, 또 주변 사람들이 당선인을 바라보는 시선. 어떻게 다르던가요?

◆ 장혜영: 사실 정의당에서 이번 21대 국회 비례대표 선거를 통해서 의원으로 당선된 것이기 때문에 막 기쁨이나 설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보다 개인적으로는 책임감이 훨씬 크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하지만 주변에서는 기대와 걱정, 너무 바빠서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해주시고. 그런 이야기하시죠. 언젠가는 정치할 것 같았다. 저는 진짜 몰랐거든요. 다들 그렇게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사실 그런데 본인은 몰랐다고 하지만 특성화고등학교 나오셨죠? 특성화고등학교 나와서 연세대 들어간 것도 훌륭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학교에 들어가 놓고는 갑자기 명문대 기득권을 비판한다, 이러면서 SKY 자퇴생으로 이름을 날렸어요. 그것은 사실 일반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그런 행보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이거든요.

◆ 장혜영: 그렇게 봐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저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때의 일들, 그리고 제가 소위 이야기하는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일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동생의 탈시설을 돕거나 정치를 하는 것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것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가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고, 제가 학교를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이미 우리 사회에 신자유주의가 싹트고 시작하던 무렵이었는데, 무한 경쟁의 분위기 있잖아요. 그런데 그 안에서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저도 각자도생하는 방법, 그렇게 살아남아서 그다음에 개인적으로 행복을 쟁취하는 것이 제 삶의 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길을 가다 보니까 과연 정말 이렇게 살아서 내가 원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라고 생각을 해보면 그 행복 안에는 제 동생처럼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혹은 굳이 동생뿐만 아니더라도 가난을 이유로, 학력을 이유로, 여러 가지 이유로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안에서 정말 나 혼자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해서, 그런 개인적인 자유를 얻는다고 해서 이게 진짜 좋은 삶일까,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고 그 안에서 학교를 들어가고 또 나오고,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고, 이랬던 거라는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 노영희: 혹시 국회의원이 되지 않았더라도 그 당시에 이별선언문 써 붙이고 자퇴한 거 후회하지 않습니까?

◆ 장혜영: 그럼요. 저는 굉장히 잘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정치 이야기 조금 해볼게요. 혁신위원장이 됐잖아요. 3개월 기한을 가진 혁신위원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한이 너무 짧아요. 그런데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거고, 혁신위원장으로 본인이 왜 뽑혔다고 보십니까?

◆ 장혜영: 일단은 정의당이 어쨌든 지금 굉장히 뼈아픈 반성의 시기를 보내고 있고, 그리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에서 그러한 혁신의 역할을 맡겨주시는 혁신위원회라고 하는 기구가 그런 특별기구로 당 대회를 준비하면서 시작을 하게 된 것이고요. 그 안에서 혁신위원장으로 논의 끝에 뭔가 완전 논의 없이 만장일치, 이런 것은 아니고 여러 논의를 했었는데 어쨌든 소개해주신 것처럼 저는 정의당에서 새로운 사람이잖아요. 새로운 사람은 새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말 성역 없는 질문을 자유롭게 던질 수 있는 역량이 크고, 또 이 혁신위원회에 저처럼 당에 들어와서 상대적으로 새로운 사람들 말고도 굉장히 오랫동안 정의당이 지키고 만들어 오신 분들도 계신데, 그분들께서는 그 질문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동력을 든든히 뒷받침해주실 수 있는 역량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렇게 함께 협업해서 이 당의 혁신을 시작하고, 또 위원회 끝나고 나서도 자체적으로, 일상적으로 굴러갈 수 있게 만들어보자. 이런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추상적인 말이고 와 닿지는 않거든요. 이것을 정의당의 정체성, 혹은 현재 정의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실망한 부분들도 있고, 앞으로 이랬으면 좋겠다고 하는 부분도 있을 텐데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서 정의당은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 장혜영: 사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시민들께서 정의당에 주신 커다란 화두는 정의당의 독자생존 가능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이것은 혁신위원장으로보다는 위원, 당선자로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인데요. 사실 세상의 변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정당으로서 정말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서 정의당이 기대를 받았던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의 정의당은 그렇게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정당으로 여겨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 가장 뼈아픈 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국에는 권력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는 거고, 그것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그것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 건데 가장 근본적인, 우리가 우리로서 살아갈 수 있는가. 정당으로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가, 라고 하는 질문이 대답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거 하나만 여쭤보고 정리하겠습니다. ‘정의당의 데스노트’라고 하는 게 상당히 유명한데, 윤미향 당선인에 대해서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혹은 정의당의 당선인으로서의 생각, 윤미향 당선인은 어떻게 될까요?

◆ 장혜영: 여전히 사견임을 전제로 말씀을 드리면 일단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이야기는 데스노트의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장관 임명을 다투는 사안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굉장히 다층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어야 하는 것은 역사적인 비극의 피해 당사자의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들을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피해 당사자의 말하기가 가장 큰 맥락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또 우리 사회의 시민단체라고 하는 것 또한 우리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인 기준들, 시민적인 감시, 이런 곳에서 더 이상 성역일 수 없다고 하는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끝으로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민주당에서 지금 검찰수사 결과를 보자고 말씀을 하고 계신데 사실 정치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는 공당, 그리고 여당이시기 때문에 오히려 그렇게 검찰수사에만 의존하는 것은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노영희: 네, 윤미향보다는 이용수가 먼저여야 한다, 이렇게 정리해도 되겠습니까?

◆ 장혜영: 그렇게 단순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이 문제를 더 또렷하게 바라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혜영: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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