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과거 잠행 패턴...20여 일 잠적 후 현지 지도

북한 김정은의 과거 잠행 패턴...20여 일 잠적 후 현지 지도

2020.04.29. 오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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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여전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행방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잠행이 보름 이상 계속된 경우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는데요.

그 패턴을 데이터로 살펴봤습니다.

함형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1일 이후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바깥세상과 숨바꼭질하듯 공식 활동과 잠행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관한 연도별 집계를 보면, 집권 초반기인 2013년 212건을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 추세를 보여 2017년부터 3년간은 한해 80~90여 건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일별로 살펴보면, 드물게 하루에 6~8건에 달하는 행사가 몰린 날도 있었지만, 공개 활동이 전혀 없는 때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프상에 붉은색으로 강조한 부분이 15일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기간으로, 최근 3년 동안 김 위원장의 잠행이 잦아진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다리 수술 치료를 위해 40일간 모습을 감췄던 2014년 가을을 포함해 과거 보름 이상 잠적했던 경우는 총 12번이며 잠행 기간은 평균 22일이었습니다.

지난해 이후의 공개 활동 빈도를 다시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작년 5월과 6월에는 각각 21일과 15일간 9월에서 11월 사이에는 28일과 18일 동안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올 들어 1월 27일부터 2월 15일까지 20일 동안,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9일까지는 19일간의 행적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의 행방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커질 때마다 공장이나 건설 현장 현지 지도나 군부대 방문 등을 통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14일 동해상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여러 발 쏘고도 김 위원장의 참관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던 사실과, 원산에서 전용 열차가 포착된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성장 /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14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나서도 그것을 공개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참관하는 형태가 되거나 아니면 지금 원산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원산 갈마 관광 해안지구를 시찰하는 형식으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고지도자에 대한 신변이상설이 증폭된 상황에서도 북한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20여일 간 잠행하곤 했던 과거의 패턴으로 보아, 이번 주말 이후면 수수께끼의 실마리가 풀릴 지, 혹은 예정된 중요 행사가 이른 시일내 없는 만큼 침묵이 더 길게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YTN 함형건[hkhah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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