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투표인보다 많은 투표수...관내 사전투표 조작 증거?

[팩트와이] 투표인보다 많은 투표수...관내 사전투표 조작 증거?

2020.04.23. 오후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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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놓고, 일부 유튜버들은 끊임없이 조작 의혹을 제기합니다.

이번에는 관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인보다 투표수가 1표 정도 많은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며 조작의 증거라고 주장하는데요.

왜 그런 일이 발생했고 조작으로 볼 수 있는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팩트와이,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사전 투표는 자신의 지역구 내에서 하는 관내와 지역구 밖에서 하는 관외로 나뉩니다.

그런데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일부 관내 사전투표소에서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마치 유령이 투표한 것처럼 투표한 사람보다 투표수가 1표 더 많은 겁니다.

▲ 거대한 조작의 증거?

[강용석 / 가로세로연구소 : 이걸 보면 4표 중 1표를 옮기다 보면 숫자가 안 맞는 경우가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이 투표가 하나가 늘어나는 겁니다. 실제 득표보다.]

미래통합당 후보가 관내 사전투표에서 받은 표 가운데 25%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옮기는 '조작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드러난 '흔적'이라는 주장입니다.

YTN이 21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253곳의 관내 사전투표소 3,508곳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지역구 투표의 경우, 전국 관내 사전투표소 10곳에서 실제 투표한 사람보다 투표수가 1표씩 많았습니다.

비례대표 투표는 27곳에서 투표수가 최대 10표까지 많았습니다.

이유는 뭘까?

해당 지역 선관위에 물었습니다.

투표용지가 이중으로 출력되면 한 장은 무효처리해야 하는데 모르고 투표함에 넣었거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선거관리위원회 : 사전투표 롤 용지가 소모돼서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투표용지가 더 나온 거예요.]

고령 유권자가 흘린 투표용지를 투표 사무원이 주워서 투표함에 넣은 경우,

[충남 부여군 선거관리위원회 :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흘리잖아요. 그거를 투표함에다 다시 넣어버린 거죠.]

개표 과정에서 다른 지역 투표지와 섞여서 투표수가 투표인보다 10표나 더 많게 나온 곳도 있습니다.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 서신동이 10매 적고, 삼천동이 10매가 남아요. 개표 과정에서 혼입된 것 아닌가….]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오류는 투개표 과정에서 모두 보고됐고, 여야 참관인 모두 문제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 처음 일어난 일?

관내 사전투표에서 투표인보다 투표수가 더 많은 건 이번만이 아닙니다.

20대 총선 지역구 투표를 전수 조사한 결과, 8곳에서 1표씩, 7회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13곳에서 투표수가 1표에서 최대 4표까지 더 많았습니다.

많은 표를 개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이거나 계산상의 '오류'일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 해킹을 통한 전국적인 조작이 있었다면 왜 1%도 안 되는 극히 일부의 관내 사전투표소에서만 흔적이 남는지 의문입니다.

특히, 여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광주·전북 등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 걸 보면 '박빙 지역'에서 '선별적인 조작'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결과가 뒤바뀔 정도의 오류는 아니라 해도 2014년 사전투표 도입 이후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 관리가 더 치밀해야 한다는 지적은 새겨들어야 할 부분입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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