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교민 80명, 전세기로 귀국길...일부 국가 봉쇄로 발 묶인 교민 속출

이란 교민 80명, 전세기로 귀국길...일부 국가 봉쇄로 발 묶인 교민 속출

2020.03.19.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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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서 두바이 경유해 오늘 오전 귀국길 올라
코이카 연수센터에 1∼2일 머물며 ’코로나 19’ 검사
특정 국가 전체 대상으로 전세기 투입 교민 철수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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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이란을 떠난 한국 교민 등 80명이 전세기 편으로 오늘 오후 귀국합니다.

이런 가운데 중남미와 동남아 등 국경 봉쇄에 들어간 국가가 늘어나면서 발이 묶인 우리 국민의 이송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황혜경 기자!

이란에 있는 우리 교민들을 태운 전세기, 몇 시에 도착합니까?

[기자]
이란에 있던 우리 교민과 그 가족 등 80명을 태운 전세기는 오늘 오후 4시 반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란 교민들은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이란 항공기 편으로 테헤란을 출발해 경유지인 두바이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두바이 알막툼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로 갈아탄 뒤 우리 시각 오전 8시쯤 인천 공항을 향해 이륙했습니다.

애초 이란 전세기는 지난주 투입될 계획이었지만 이란 측과의 협의가 지연되면서 미뤄졌습니다.

또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우리 국적기가 바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테헤란에서 두바이까지는 이란 항공을 이용한 뒤 두바이에서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로 환승하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교민들은 한국에 도착하면 경기도 성남 코이카 연수 센터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머물면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음성일 경우 14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갑니다.

이란이 중국과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 19' 확진자가 많은 상황이지만 중국 우한만큼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는 판단에 따라 시설격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이란에 거주하고 있던 교민 등 한국인은 모두 200명 정도로, 이번에 전세기로 귀환한 인원을 제외하면 현지에는 100명 안팎이 남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코로나 19 확산과 관련해 정부가 중국 우한 거주 한국인과 일본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을 각각 전세기와 대통령 전용기로 귀국시킨 적은 있지만, 특정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교민 철수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일부 국가에서는 국경 봉쇄에 나서는 바람에 우리 국민이 고립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중남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국경 봉쇄에 들어간 국가들이 속출하면서 우리 교민과 관광객의 구조 요청이 잇따르는 상황입니다.

페루의 경우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자정을 기해 국경이 폐쇄되면서 코이카 봉사단원과 한국인 관광객 등 150여 명의 발이 묶인 상태인데요.

특히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수도 리마에서도 천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쿠스코 지역에 머물고 있어 공항이 있는 리마까지의 이동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페루 정부와 협의해 리마에서 한국으로 올 수 있는 항공편을 알아보는 한편, 버스를 동원해 페루 각지에 있는 우리 국민을 리마까지 수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에콰도르도 국경이 폐쇄되고 항공편이 대부분 끊기면서 현지 체류 한국인들이 귀국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당초 코이카를 중심으로 봉사단원과 교민, 여행객 등 70명을 전세기를 통해 미국으로 출국시키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 상황이 불안정해 계획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칠레나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가 국경 일부 또는 완전 폐쇄 방침을 밝혀 귀국길이 막힌 여행객들이 아직 국경이 닫히지 않은 곳을 찾아 돌고 돌아 탈출하는 상황입니다.

동남아의 경우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5~6만 명이나 체류하고 있는 북부 루손 섬을 봉쇄하면서 비상이 걸렸는데요.

다행히 외국인에 대한 출국 통제는 철회됐지만, 국내 통제가 여전해 공항까지 가는 길이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또 공항까지 무사히 도착했더라도 비행기 표가 계속 동이 나는 바람에 출국을 희망하는 교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코로나 19'로 여러 나라에서 갑자기 출입국을 통제하는 상황이라 우리 국민이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능하면 현재 운용되는 교통편을 이용하되 여의치 않은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임시항공편 투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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