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운...'호르무즈 파병' 고민 커지는 정부

美·이란 전운...'호르무즈 파병' 고민 커지는 정부

2020.01.05. 오후 10: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美·이란 전운…’호르무즈 해협’ 긴장 높아져
호위연합체 동참 요구하는 美 압박 거세질 듯
정부, 북핵 공조 등 고려해 美 요청 수용 가능성
AD
[앵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를 요청받아온 우리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도 힘들지만, 부대를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양국 간 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임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이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살해한 데 이란이 전면 보복을 선언하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이 보복 조치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동참을 요구해온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우리 정부는 연락 장교를 호위연합체에 우선 파견한 뒤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변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습니다.

하지만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 아직 결정된 방향은 없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기여할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국방부 관계자도 연락 장교 파견이나 청해부대 파병 여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여기에 여권 관계자는 해적 퇴치 임무를 주로 해온 청해부대를 잠수함 등 첨단 무력을 갖춘 이란을 상대로 한 임무에 투입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현실론도 언급했습니다.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지부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를 고려하면 동맹국인 미국의 요청을 마냥 무시하기 힘들지만, 호위연합체에 참가할 경우 이에 반발하는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이란이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양국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