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투표용지 길이만 1m"...어디까지 사실일까?

황교안 "투표용지 길이만 1m"...어디까지 사실일까?

2019.12.24. 오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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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4+1 합의안대로면 정당 개수 크게 늘 것"
정당 많아도 투표용지는 한 장 출력이 원칙
선관위 등록 정당 34곳…생소한 이름도 많아
핵나라당, 부정부패척결당, 한민족사명당 준비 중
출마하려면 후보자마다 천만 원 이상 기탁금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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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투표용지 길이만 1m가 넘을 거라고 주장했었죠.

비례대표 의석을 받기 위해 득표율 3%를 노리는 정당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란 논리인데, 어디까지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

최기성 기자입니다.

[앵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4+1 협의체가 합의한 선거법대로라면 정당 개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난다며 1.3m짜리 가상 투표용지를 선보였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 비례 정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것입니다. 총선 전까지 예상하기로는 100개 정당이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 대표 말대로 정당이 많아져도 한 장으로 출력하는 건 사실인데, 실현 가능성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2월 24일 기준으로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 34곳 가운데 낯익은 정당도 있지만, 아닌 곳이 더 많습니다.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나 한나라당 명칭을 그대로 쓰는가 하면, 기독당이나 그린불교연합당처럼 대놓고 종교 성향을 드러낸 이름도 보입니다.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린 16곳 중에도 대안신당이나 새로운보수당처럼 알려진 정당도 있지만,

[하태경 /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지난 19일) : 1월 5일, 새로운보수당 창당합니다. 오후 2시이고요. 각 지방의 시·도당은 연내 창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핵나라당이나 부정부패척결당, 한민족사명당 등 낯선 이름이 대부분입니다.

창당준비위를 꾸렸다고 해도 선거로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정당 등록을 하려면 6개월 안에 당원 5천 명 이상을 모아야 하고, 지역구나 비례대표 후보자로 출마하려면 후보 한 명당 천만 원 이상 기탁금을 내야 합니다.

조건을 충족해 총선에 나선다 해도 봉쇄조항인 3% 득표율을 뚫어야 합니다.

20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선거 유효투표 수 2,370만 표를 기준으로 보면, 약 71만 표 이상을 얻어야 비례대표 의석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지난 18대 총선 때 친박연대가 득표율 13%로 비례 8석을 얻으며 선전했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과 뿌리가 같아 신생 정당으로 분류하긴 어렵습니다.

이렇다 보니 봉쇄조항 3%도 높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정당의 난립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현실적인 반론이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YTN 최기성[choiks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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