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내일 처리 '극적 타협'...패스트트랙 상정 보류

예산안 내일 처리 '극적 타협'...패스트트랙 상정 보류

2019.12.09. 오후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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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면충돌로 치닫던 국회가 전면전 직전,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나, 한국당은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대신 패스트트랙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은지 기자!

한발씩 양보한 거라고 보면 되겠죠?

[기자]
네, 결과적으로 그렇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심재철,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도시락 회동'을 하면서 본회의 시작 30분 전 극적으로 합의문을 내놨습니다.

당초 여당은 한국당을 뺀 군소 야당들과 합의해 오늘 오후 본회의에 새해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일괄 상정할 예정이었는데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본회의를 내일 오전으로 미루고, 그때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안건,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도 정기국회 안에 상정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결국, 내일 오전 10시 본회의에서 법정 처리시한을 놓친 새해 예산안과 민식이 법, 데이터 3법 등 비쟁점 법안이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월 '동물 국회' 같은 물리적 충돌을 피한 건 일단 다행인데, 여당과 '4+1 협의체'에서 논의했던 야 4당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한국당은 국회를 19번 보이콧 하며 개혁 저지에 안간힘을 써온 정당이라며,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민주당을 압박했고, 민주평화당도 한국당의 교란 작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4+1 협의체 공조를 절차대로 하자는 논평을 냈습니다.

실제 '4+1 협의체'는 예산안은 물론, 선거법과 공수처에서 단일안을 낼 수 있을 정도 의견을 좁혔는데, 한국당이 막차로 합류하면서 논의는 다시 원점, 나아가 안갯속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국회 정상화 분위기가 조성된 데는 한국당 원내대표가 바뀐 게 컸습니다.

심재철 원내대표, 강경파로 분류되지 않나요?

[기자]
네, 심재철 원내대표, 20대 상반기 국회에서 부의장까지 지낸 5선 중진인데 조국 사태 때 법무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까지 했던 강경파입니다.

오늘 경선 정견 발표 때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악법이고, 우리를 뺀 공조체제는 '한국당 패싱 폭거'라며 절대 반대라고 못 박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현실 앞에서 투쟁하되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고 여지도 남겼습니다.

호남 운동권 출신 비박계로 분류되는 심 원내대표는 첫 행보부터 국회 정상화 물꼬를 틔웠습니다.

러닝메이트로 함께 당선된 3선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전략가'로 통하는 만큼, 꽁꽁 언 대치 정국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오늘 당선은 당 안으로도 의미가 큰데요.

심재철 원내대표는 경선 정견 발표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소신껏 할 말은 하겠다고 외쳤는데,

이런 '황심'과의 선 긋기 전략이 표심을 얻게 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친황 체제, 제황적 리더십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황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 속에, 향후 한국당 내 인적 쇄신과 총선 공천, 멀리는 보수 통합까지 어떤 파장이 미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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