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 탄 김정은...이미지 정치의 '끝판왕'?

백마 탄 김정은...이미지 정치의 '끝판왕'?

2019.10.16. 오후 4:3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오늘 아마 여러 사람의 눈길을 끈 사진이 아닐까 싶은데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정상을 찾았다고 합니다.

북한 관영 매체는 김 위원장이 백두산의 첫눈을 맞으며 정상에 올랐다며 이렇게 말을 타고 달리는 사진도 공개했는데요.

김 위원장을 이른바 '백마 탄 영웅'으로 한껏 칭송하는 보도가 인상적인데 백마 탄 김 위원장의 모습이 공개된 게 사실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6년에 중국 매체가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의 어릴 적 사진인데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백마를 탄 모습이죠.

이 외에도 김정은 우상화를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시작 부분에도 백마를 탄 장면이 나오는데요.

백마는 북한 김정은 일가 체제를 상징하는 의미가 큰 소품인 셈입니다.

말도 말이지만, 김 위원장이 찾은 장소, 백두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은 일가 우상화에 이용되는 이른바 '백두혈통'과 밀접한 장소이자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인데요.

김 위원장은 그동안 정치·외교적 고비 때마다 중대 결심을 앞두고 백두산을 찾았습니다.

본격적인 남북 대화가 시작되기 전인 2017년 12월과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탈상을 앞둔 2014년 11월, 그리고 고모부인 장성택의 처형을 앞둔 2013년 2월에도 백두산에 오른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백두산 입구에 자리한 양강도 삼지연 군도 방문해 건설현장 등을 둘러봤는데요.

지난해에만 3차례 들렀던 곳이지만 올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이번에 다시 삼지연 군으로 경제 시찰을 나선 겁니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 군 시찰에서 '미국이 강요한 고통 때문에 인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보란 듯이 헤쳐나가 잘 살아야 한다'며 자력갱생을 강조했는데요.

그동안 비핵화 협상 상대인 미국에 직접 비판을 삼가오다가 오늘 미국을 거론한 건 이례적입니다.

스웨덴 실무협상 결렬 이후 긴 침묵을 지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인데요, 들어보겠습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으로서는) 최후통첩처럼 보이는 모양새를 만든 거죠. 백두산을 방문했다는 상징적 의미와 그 내용 자체도 미국이 더 양보하지 않으면. 핵심은 제재 완화인 거 같아요. 제재 완화를 더 포함 시켜주지 않으면 북한은 새로운 길을 간다, 따라서 미국이 양보해라 이런 논리구조로….]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