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인터뷰] 文, '2045년 통일' 비전 구체화...실현될까?

[더뉴스-더인터뷰] 文, '2045년 통일' 비전 구체화...실현될까?

2019.08.16. 오후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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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노종면 앵커
■ 출연 : 정세현 / 전 통일부 장관

- "남북통일, 대북정책 일관성만 유지하면 26년까지 안 걸려"
- "트럼프는 비핵화 속도 내고 싶어 하지만 실무관료들이 발목 잡는 경향"
- "북미 실무회담? 고위급 회담 날짜 잡는 정도라면 북이 나오기 어려울 것"
- "(잇단 대남 비난) 북미 사전 접촉 제대로 안 풀리는 데 따른 불안 상태로 해석"
- "전략적 인내 불가피...북 자극하지 않고 점잖게 기다리면 곧 다시 다리를 놔달라 부탁할 것"
- "방위비는 일본, 독일 상황 봐가며 대응...부르는대로 다 줄 수 없어"
- "중거리 미사일 배치 안돼...동맹의 경제를 주저앉히는 정책은 쓰지 말라고 강력하게 얘기해야"
- "미, 방위비-중거리미사일 연계시킬 것...막아내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는 2045년 해방 100주년까지 남북 통일을 이룬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 통일 목표 시점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 26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지만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일단 북미관계 개선이 첫 단추로 보입니다. 8월 말 또는 9월 초에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견해를 들어보겠습니다.

정 전 장관은 대통령이 의장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수석 부의장으로 내정됐지만 오늘 인터뷰는 그전에 약속됐기 때문에 내정자가 아닌 전문가 인터뷰로 진행된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정 전 장관님 어서 오십시오.
[정세현]
안녕하십니까.

[앵커]
늦어도 2045년까지는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가능할까요?

[정세현]
독일처럼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통일정책, 대북정책의 일관성만 유지한다면 26년까지 안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독일의 경우에는 69년에 사회당에 첫 번째 사민당이 집권해서 추진하기 시작한 동방정책을 13년 후인 82년에 기민당이 정권을 잡았지만 이전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 결과 그로부터 82년 집권한 뒤에 7년 뒤에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다음 해 통일됐습니다.

그러니까 정책의 일관성이 20년만 계속 진보, 보수 정권 관계없이 유지가 된다면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죠. 그러나 우리 지난 과거처럼 정권 교체에 따라서 대북정책의 완전히 방향이 바뀌고 이렇게 되면 하기는 어렵죠, 그렇게 되면.

[앵커]
26년이 아니라 더 시간이 걸려도 힘들 것이다. 비교적 단기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임기 내에 비핵화를 이루겠다. 이제 2년 반 정도 남았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세현]
3박자가 맞아야 되는데 그러니까 북한이 비핵화를 확실하게 해야 된다는 것이 미국은 그렇게 믿고 있어요.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데 지금 미국이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얼마나 해 줄 것이냐에 따라서 비핵화가 제대로 되느냐 또는 평화체제 구축까지 넘어갈 수 있느냐는 문제가 결정이 될 겁니다.

물론 그 중간에서 우리가 또 한미관계라든가 남북관계 이걸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서 그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지만 어쨌건 한국 우리 남한, 북한 그리고 미국.

이 세 나라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향한 정책 방향이 일치가 되어야 되고 또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속도라고 할까. 이게 박자가 맞아야 됩니다.

2년 반 안에 할 수 있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 때문에 비핵화의 7부 능선까지 넘으려고 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당선되고 난 뒤에 한 1년 내지 1년 반 내에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죠.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그 비핵화 평화체제 이게 완전히 100% 끝나지는 않지만 상당한 정도 수준까지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에요.

[앵커]
좀 객관화해 본다면 말씀하신 3박자 가운데 북한의 절박성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우리 정부의 관계개선을 위한 뭐라고 할까요, 진정성, 의지 이런 것들도 별로 의심하는... 오히려 너무 그쪽으로 치우친다는 비판이 있을 정도고요.

그런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재선을 위해서 북미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 맞는지요?

[정세현]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 방식으로 비핵화의 속도를 내고 싶어 하고 그걸 내년 대선에 자기 업적으로 내세우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미국의 실무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할까요. 좀 마음대로 하는 지도자로 평가되잖아요.

[정세현]
트위터만 마음대로 할 수 있지 미국이라는 나라가 거대한 국가이기 때문에 역시 대통령 한 사람의 결정보다는 시스템이 움직이는 대제국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실무 관료들의 힘이 생각보다는 크죠. 그래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를 내고 싶어 하고 그리고 또 그걸 활용하기 위해서 김정은 위원장도 수시로 친서를 보내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안 나는 것은 그 일을 실제로 풀어나가야 될 미국의 실무관료들이 속도를 안 내주기 때문에 지금 북한이 몸이 달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 남쪽을 상대로 해서 퍼붓는 일종의 폭언, 그다음에 또 동해상으로 계속 쏘아대는 방사포 또는 단거리 미사일. 이거 다 일이 안 풀리기 때문에 미국을 상대로 해서는 일종의 벼랑끝 전술로, 우리를 상대로 해서는 화풀이로 이렇게 행동을 하는 것 같아요.

[앵커]
그게 벼랑끝 전술이면 상대가 뭔가 좀 긴장도 하고 그러면 뭘 요구하냐 이렇게 묻기도 해야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그거 괜찮다, 그거 쏴도 괜찮다.

[정세현]
그 대목이에요. 바로 그 대목에 그러니까 옛날 같으면 아주 발끈해서 제재를 하느니 마느니 하면서 사실은 뒤로 물밑대화를 통해서 상대 측의 소위 요구를 파악하고 대화로 넘어가려고 하는 조치를 취해 줬는데 계속 이렇게 일주일 사이에도 두세 번씩 쏘고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괜찮다.

거리 때문에 우리는 걱정 없다는 식으로 이렇게 말하자면 느긋한 자세를 취하니까 이게 약발이 먹히지 않는구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조바심을 낼 정도로 거리를 길게 잡아가지고 쏘면 UN 대북제재가 시작될 거고.

[앵커]
아예 판이 깨질 수도 있죠.

[정세현]
아예 판이 깨질 수도 있죠. 그것 때문에 지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계속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기 위한 그런 발사체를 쏴댄다고 봅니다, 오늘 아침에도.

[앵커]
그러니까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면 풀릴 텐데 지금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러면 미국 행정부, 미국의 주요 고위관료들이 원하는 방향은 뭡니까?

[정세현]
작년 6월 12일날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끌려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실무 관료들은.

그러니까 이번에는 하노이 회담은 결국 노딜로 끝났지만 이번에 세 번째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확실하게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끌고 나가야 되겠는데 그러려면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실무 관료들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위 바텀업식으로 올라가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 그 관련해서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에 실무협상은 실무 차원에서 하고 그다음에 고위급 회담을 한 뒤에 북미 정상회담으로 넘어가자고 하는 3단계론을 제안했어요.

여기에 아마 북한으로 하여금 굉장히 불만스럽고 초조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장관급 회담에서 어느 정도 결론을 내서 정상회담으로 넘기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지금 리용호 북한 외무상으로서도 부담이 크죠.

왜냐하면 작년 6월처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죽이 맞아가지고 거기서 아주 좋은 합의를 해버리면 좋은데 지금 고위급 실무 회담, 고위급 회담을 거치면 그 입장에서 미국이 거센 대북 요구를 틀림없이 제기할 거고 그거 실랑이 하다 보면 금년 중에 북미 정상회담이 못 열릴지도 모른다는 초조감이 지금 북한한테 굉장히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일단 8월 말, 9월 초에 북미 실무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던데 그건 시작이 될까요?

[정세현]
글쎄요, 실무회담이 열린다고 할지라도 다음 번 미국에서 하고자 하는 바대로 고위급 회담, 장관급 회담이겠죠.

그걸 위한 날짜를 잡는 정도에 그친다면 북한이 그런 회담에 바로바로 나오리라고 보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실무회담을 한 뒤에 바로 정상회담으로 넘어가고 싶어하는데 미국이 가운데서 하나를 질렀단 말이에요.

그런데 더군다나 그동안에 실무회담에 미국 측 대표로 활약을 해 오던 비건을, 스티븐 비건을 러시아 대사로 보낸다 이런 설이 나오니까 북한으로서는 지금 황당하죠.

다 스티븐 비건을 상대로 해서 실무협상을 잘 해서 정상회담으로 바로 넘기려고 했는데 러시아 대사로 보내면 새 회담 대표가 나올 것 아닙니까?

그 사람을 어떻게 쉽게 얘기해서 다뤄야 될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아마 외무성이 굉장히 긴장해 있을 거예요. 더구나 지난번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잘못했다고 해서 지금 김영철 당부위원장 그 라인이 전부 지금까지도 일부 검열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사죠. 8월 말이나 되어야 끝날 것 같다는 설도 있던데 그러니까 북미 정상회담, 하노이 회담 잘못했다고 해서 이렇게 책임자와 그 수하들이 이렇게 고생을 한다면 리용호 외무상으로서도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정말 잘해야 된다.

잘못하면 나도 김영철처럼 될 수 있다 하는 불안감이 있으니까 굉장히 초조하고. 며칠 전에 권정근 미국 국장이 심한 표현을 썼죠.

오늘 아침에는 또 조평통이 우리의 통일부에 해당하는 조평통이 또 고약한 말을 했는데 이게 다 북미 실무협상을 위한 사전 접촉이 제대로 안 풀리고 있기 때문에 지금 드러내놓는 일종의 심기불안 상태.

이거라고 해석이 됩니다. 거기다 대고 북한이 말하자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으니까 막 그냥 화풀이를 하는데 거기다 대고 무슨 안보가 잘못됐느니 안보 튼튼히 하라고 해서 이번에 훈련 좀 세게 했기 때문에 더 지금 그러는데 거기다 대고 안보를 못했다는 얘기는 또 왜 해요?

[앵커]
그러니까 지금 조평통이나 외무성 국장 담화 나온 걸 보면 국내 매체에는 보도가 아직 안 됐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북한 입장에서도 선은 넘지 않으려고 관리하는 그런 노력은 한다고 보시나요?

[정세현]
평양 노동신문이나 평양 방송에 나와 버리면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도 알게 되니까 돌아갈 수가 없죠. 이건 일종의 대외 엄포용 또는 협상 촉진용으로 내놓는 일종의 불평성 메시지라고 해석하면 되죠.

[앵커]
그러면 지금 우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는 현명한 대처라고 보시는 건가보죠?

[정세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한쪽이 지금 아무것도 안 되니까 화가 나서 저렇게 아무 데나 대고 고함을 지르는데 거기다 대고 쫓아가서 대화하자고 할 수는 없는 거고.

안 만나겠다는 것을 우리가 가서 만나자고 해 봐야 안 나오겠지만 저렇게 사방으로 막 던지고 소리내고 할 때는 그냥 점잖게 일단 그 분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어른스럽죠.

어제 8.15 경축사를 보면서 아베보다는 훨씬 격이 높게 대통령이 대응을 하시는 걸 보고 이번 연설이 준비가 잘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대북 차원에서도 지금 점잖게 북쪽의 분이 풀려가지고 조용해질 때까지는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지금 막가는 식으로 했지만 머지않은 시간 내에 결국 미국을 설득해서 다시 다리를 놔달라 하는 그야말로 부탁을 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불평을 좀 과한 표현을 써서 쏟아내는 것도 그런 맥락 속에서 역할을 좀 적극적으로 해달리, 이런 부탁성도 있다고 보시는군요?

[정세현]
그렇죠. 북한이 그동안 남쪽에 대해서 험한 말 쏟아냈다가 하루아침에 돌변해서 또 다른 소리한 적이 한두 번 있습니까?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NSC 상임위 주재 안 하고 있는 것도 대응의 수위를 조절하는 차원으로 이해가 되는군요?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대응의 수위를 조절하는 그런 측면이 있죠. 북새통을 떨면 저쪽은 또 저쪽대로 불안해하죠. 그러니까 북을 자극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올 수 있도록 길목에서 미리 가서 기다려주는 것, 그게 전략적 인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다시 북미 협상 얘기를 여쭤보겠습니다. 조금 전에 고위급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라면 북한이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절박성이 미국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계시고. 그러면 결국은 미국 요구대로 고위급 회담을 거쳐서라도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려고 하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정세현]
다만 고위급 회담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고 자기네가 희망하는 쪽으로 고위급 회담이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사인을 미국에서만 보내준다면 굳이 중간단계를 꼭 건너뛰려고 하지는 않겠죠.

사실은 그런 중간다리 역할을 우리가 해야 되는데 이 사람들이 뒷감당 못할 소리를 하지 않았어요?

빠지라고 하지 않았어요, 우리보고.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러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들이 6월 30일날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만나게 해 주니까 올라갈 때는 고맙다는 말은 왜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북한은 지금 뒷감당 못 할 말들을 요즘 화가 난다고 해서 막 하지 말고 앞으로 결국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할 테니까 이제 내일부터는 발언의 수위를 조율할 필요가 있고. 우리는 지금 야당에서 요구하는 대로 우리도 발끈해서 화내고 고함 지를 일은 아니에요.

어차피 지금 북한이 가야 될 길이 있습니다. 우리가 미리 가서 그쪽에서 점잖게 기다리고 있으면 그야말로 전략적 인내를 하면서 기다리면 그쪽으로 올 겁니다.

[앵커]
북한이 중재자 역할 어설프게 하지 말고 빠지라고 했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빠지면 우리 국익 차원에서 손해인 거죠?

[정세현]
물론이죠.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그런 비아냥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자꾸 만나게 하고 북핵 문제가 속도를 내도록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게 해 주기 위해서 대통령이 그러는 거예요. 북을 돕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비핵화가 되면 전쟁 걱정은 없어지는 거 아니에요. 또는 비핵화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대북 압박과 제재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데 압박과 제재가 계속되면 그만큼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거나 유지되는 거 아닙니까.

그 긴장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그걸 막기 위해서 그러는 건데. 그러니까 우리가 북한이 빠지라고 한다고 해서 빠져서도 안 되고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조용하게 촉진자, 중재자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해야 됩니다.

[앵커]
그러면 고위급 회담을 건너뛰게 미국을 설득하든가 아니면 북한이 고위급 회담에 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든가. 그런 작업을 해야 되는 거죠?

[정세현]
그걸 해야 되죠. 그러니까 최근에 저도 언론에서 알게 됐습니다마는 지난 4월에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뒤 한 달 좀 지나고 나서 우리 쪽의 국정원장과 저쪽의 통전부장이 판문점에서 비공개로 만났다고 그래요.

나쁘지 않은 신호예요. 그때도 상당히 분위기는 험악했었습니다만 그때 그렇게 남북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앞으로도 북미관계, 북미 협상 과정에서 얼마든지 우리가 또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인이라고 봅니다.

[앵커]
의례적인 만남은 아니었다고 보시나요?

[정세현]
물론이죠. 의례적으로 만나려면 공개적으로 해야죠. 비공개적으로 만났다는 것, 비밀리에 만났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 매듭을 풀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고 거기서 결론을 아직 못 냈으니까 아직도 그 후속 회담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한 번 만났던 선례가 있기 때문에, 불과 한 넉 달 전에. 나쁘지 않은 조짐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계속 그 역할을 해 줘야 돼요.

[앵커]
지금 시간이 얼마 없어서요.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지금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도 있고요. 또 중거리 미사일 배치 가능성도 있어서 이게 다 미국의 안보 청구서 아니냐, 이런 평가도 있던데요.

[정세현]
지금 일본한테도 증액을 요구하고 독일에도 증액을 요구해 놨어요. 그러니까 방위비 증액 문제는 일본, 독일이 어떤 식으로 나가는가 그걸 봐가면서 우리가 대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부르는 대로 다 줄 수는 없죠. 물건 사고 파는 데 부르는 게 값입니까? 흥정을 해야 되는 거고. 두 번째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는 우리는 갖다놓으면 안 됩니다.

일본의 대중 경제 의존도는 우리보다 훨씬 낮아요. 그러니까 중국이 설사 중거리 미사일 때문에 배치 국가에 경제 제재를 하더라도 일본이 받는 피해는 우리보다 훨씬 적죠.

우리는 절대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중 경제의존도가 높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경제적 이유를 들어서 중거리 미사일은... 사드 갖다 놓은 것만으로도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받고 있는데 중거리 미사일까지 갖다놓으면 우리 경제는 주저앉는다.

동맹의 경제를 주저앉히는 정책은 쓰지 말라는 얘기를 강력하게 얘기해야죠.

[앵커]
방위비하고 중거리 미사일을 연계시켜서 압박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정세현]
그건 따로 해야 돼요. 연계시키려고 하겠죠. 그러나 미국이 그런다고 해서 그쪽에 계획이 있으면 우리는 계획이 없습니까?

상대방의 계획을 잘 알아가지고 우리 쪽 전략을 세우는 것이 그게 병법의 기초인데.

[앵커]
막아낼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정세현]
막아내야죠. 막아내야 되고. 그런 점에서는 국방부가 브레인 스토밍을 많이 할 필요가 있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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