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이후 석달...트럼프의 '김정은 달래기'

하노이 이후 석달...트럼프의 '김정은 달래기'

2019.05.28. 오후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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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석 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미 행정부 주요 인사를 통해 나온 입장은 강온을 넘나들었고 북한 반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되게 메시지를 관리해 왔습니다.

그간 어떤 발언을 했는지 되짚어보겠습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했습니다.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요청하며 북한과 계속해서 대화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3월 미국에 대한 불만과 실망을 드러내며 협상 중단을 경고했고, 이어서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미 행정부에서 추진하던 '추가 대북 제재' 방침을 철회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화답했습니다.

지난달 시정연설에서 미국을 비판하고 한국 정부에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서는 '훌륭한 관계'라며 3차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트위터에 밝혔습니다.

북한이 제3의 길을 모색한다는 평가 속에 이뤄진 북러 정상회담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달래기'는 계속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6자회담 필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설레는 일'이라는 표현을 쓰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 편만 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행보를 이해하는 입장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달 초 발사체를 발사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분개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실제로 드러난 트럼프의 반응은 유화적이었습니다.

김위원장이 약속을 깨지 않을 것이라며 신뢰를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다시 한번 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백악관은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협상 준비가 안돼 있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그럼에도 바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전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뢰 위반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더 극적입니다.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쏜 미사일을 '작은 무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주변에서 불안해 하지만 자신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 위반이며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는 아베 총리 면전에서 위반이 아니다,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을 깨지 않으려는 뜻이 명확하고 일관됩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이른바 톱다운 방식에 기대를 거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화물선 압류와 미사일 발사라는 양측의 이른바 실력행사를 통한 압박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6월 말 한미정상회담과 회담 준비 과정이 중요해 보입니다.

양측이 선을 넘지 않게 설득하고 협상 재개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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